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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내 공약 예산도 안 담겠다"…'재정 비상'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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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아파트와 빌라 등 주거용 부동산이 경매시장으로 넘어가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이미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던 강제경매가 올해 들어서도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8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수준에 육박했다. 여기에 금융기관이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신청하는 임의경매까지 늘면서 부동산 경매시장에 매물이 쌓이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8일까지 전국에서 신청된 아파트·빌라 등 강제경매 건수는 1만306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5%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신청된 강제경매 건수의 약 97%에 해당한다.
지난해 연간 강제경매 건수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많았다. 그런데 올해는 불과 8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물량이 발생하면서 연간 기준으로 다시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커졌다.
강제경매는 채권자가 법원의 판결이나 지급명령 등 집행권원을 바탕으로 채무자의 부동산을 강제로 매각해 채권을 회수하는 절차다. 집주인이 빚을 갚지 못하면서 채권자가 법원에 경매를 신청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대출을 갚지 못해 금융기관이 신청하는 임의경매도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신청된 임의경매 건수는 1만8050건으로 1년 전보다 12% 가까이 늘었다. 강제경매와 임의경매를 합치면 올해 들어 총 3만1118건의 경매 신청이 이뤄졌다.
이미 2024년 한 해 전체 합산 신청 건수를 넘어선 수준이다.

주택 경매가 급증한 배경으로는 먼저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사태의 후유증을 꼽을 수 있다.
깡통전세는 주택 가격이나 실제 거래가격이 전세보증금과 주택담보대출 등을 합친 금액보다 낮거나 비슷해 집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세입자가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기 어려운 주택을 일컫는다.
특히 2022년 이후 집값이 하락하고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격차가 좁아지는 과정에서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이 늘었다. 전세사기 사건까지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임차인의 피해가 사회적 문제로 확대됐다.
문제는 전세사기와 깡통전세의 여파가 집값이 회복된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세 계약이 끝났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임차권등기를 하고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거나, 보증기관 등이 집주인을 상대로 채권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해당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이어질 수 있다.
경매 절차가 시작됐다고 해서 해당 주택이 곧바로 낙찰되는 것도 아니다. 경매에 나온 주택의 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높거나 권리관계가 복잡하면 유찰이 반복될 수 있다.
유찰될 경우 통상 다음 경매에서는 최저매각가격이 낮아진다. 이에 따라 집주인이나 채권자가 회수할 수 있는 금액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임의경매 증가에는 금융비용 부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크게 오른 뒤 대출을 보유한 가계와 다주택자의 이자 부담이 커졌고, 특히 부동산을 여러 채 보유하면서 임대수익으로 대출이자를 충당하던 경우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대출 만기가 돌아왔을 때 기존 조건 그대로 연장하기 어려워지는 것도 변수다. 금융기관이 대출자의 상환 능력과 담보가치 등을 다시 평가하면서 만기 연장이 제한되거나 추가 상환을 요구할 경우 자금 여력이 부족한 차주는 부동산을 처분해야 할 수 있다.
하지만 매매시장에서 원하는 가격에 집을 팔지 못하면 결국 경매라는 강제적인 처분 절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금리가 높았던 시기에 대출을 크게 받아 주택을 매입했거나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여러 채를 매입한 경우에는 집값 하락과 금융비용 증가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경매시장에 물건이 늘어나는 속도만큼 이를 받아줄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서도 낙찰률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제시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6월과 7월 두 달 연속 40%를 밑돌았다.
낙찰률은 경매에 나온 물건 가운데 실제로 낙찰된 물건의 비율이다. 낙찰률이 40%라는 것은 경매에 나온 아파트 10채 가운데 4채 정도만 낙찰되고 나머지는 낙찰자를 찾지 못했다는 의미다.
경매시장에서는 시세보다 싸게 주택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모든 경매 물건이 저렴한 것은 아니다. 선순위 임차인, 근저당권, 가압류 등 권리관계를 따져야 하고 임차보증금 인수 여부에 따라 실제 투자금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또 경매 낙찰자는 잔금을 정해진 기간 안에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 조달 능력도 필요하다. 대출 규제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예상했던 것보다 자금 마련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경매 물건이 늘어난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거래가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

경매 물건이 급증하는 현상이 곧바로 전국적인 집값 폭락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부동산시장은 지역별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서울과 일부 수도권 인기 지역에서는 매매가격이 상승하거나 거래가 회복되는 반면 지방이나 일부 비선호 지역에서는 거래가 위축되고 미분양과 경매 물건이 함께 늘어나는 등 서로 다른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경매 신청 건수가 증가했다는 통계만으로 전국 집값의 향방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경매 물건이 장기간 누적될 경우 해당 지역의 주택 공급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유형의 주택이 반복적으로 경매에 나오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가 늘어나 주변 주택의 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된 지역에서는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임차인이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소비 여력이 줄어들고, 집주인의 채무 문제가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이 경매에 넘어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 가운데 하나가 세입자다.
전세 세입자는 계약 당시 확정일자를 받고 전입신고를 했는지, 실제로 해당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지 등에 따라 보증금 회수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선순위 근저당권이나 다른 임차인의 보증금 등 권리관계도 확인해야 한다.
경매가 시작됐다는 이유만으로 보증금을 모두 잃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했다고 해서 모든 상황에서 즉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경매 통지를 받은 세입자는 등기부등본과 법원의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서 등을 확인하고 자신의 배당순위와 보증금 회수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
이번 경매 증가세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집값이 떨어져 경매가 늘었다’고 보기에는 전세사기 후유증과 대출 부담, 만기 도래, 금융 규제 등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제경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임의경매까지 늘고 있다는 점은 주택시장 내부에 여전히 상환 부담을 견디지 못하는 차주가 적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경매 신청 건수 자체보다 실제 낙찰률과 낙찰가율, 유찰 횟수, 지역별 경매 물건의 성격이다. 경매 물건이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소화되는지에 따라 이번 증가세가 일시적인 조정인지, 부동산시장에 장기적인 부담으로 이어질지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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