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지나면 끝난다더니...” 정부, ISA 계약기간·납입한도 현행 유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손질하려던 정부의 세제개편 방향이 당초 계획에서 크게 수정됐다.

일반 ISA의 가입기간을 최대 5년으로 제한하고 납입하지 않은 한도를 다음 해로 넘기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사라지면서 기존 가입자들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계좌를 운용할 수 있게 됐다. 청년층을 위한 금융상품도 선택지가 넓어졌다. 청년형 생산적금융 ISA와 청년미래적금은 당초 하나만 가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었지만, 최종안에서는 동시에 가입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재정경제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6년 세제개편안’ 정부안을 확정했다. 이번 수정으로 일반 ISA 가입자들이 가장 주목할 부분은 ‘5년 제한’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ISA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뜻한다. 쉽게 말하면 예금이나 적금,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주식 등 여러 금융상품을 하나의 계좌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든 자산관리 통장이다. 일반적인 금융상품과 달리 ISA에는 일정한 세금 혜택도 적용된다.

당초 정부는 새로운 생산적금융 ISA를 도입하는 대신 기존 일반 ISA의 운용 방식에 일부 변화를 주려 했다. 대표적인 내용이 계약기간을 최대 5년으로 제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장기간 돈을 굴리려는 가입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투자에서는 시간이 중요한 만큼 계약기간을 일률적으로 제한할 경우 장기 자산 형성을 원하는 사람들의 선택권이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결국 정부는 일반 ISA의 계약기간을 현행 방식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연간 2000만원 한도도 그대로…이월 가능

돈을 얼마나 넣을 수 있는지도 기존 제도가 유지된다.

일반 ISA의 납입한도는 연간 2000만원이다. 납입한도는 말 그대로 1년 동안 해당 계좌에 넣을 수 있는 금액의 상한선을 의미한다.

여기서 알아둬야 할 것이 ‘이월’이다. 올해 정해진 한도만큼 돈을 넣지 못했다고 해서 남은 한도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사용하지 않은 한도는 이후 연도로 넘겨 활용할 수 있다.

가령 올해 2000만원을 넣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500만원만 납입했다고 가정하면 사용하지 않은 1500만원이 남는다. 기존 제도에서는 이후 연도에 이 금액을 활용할 수 있다.

당초 정부안에서는 이런 납입한도 이월을 막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 방식이 적용되면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사람이나 당장 투자할 여유자금이 부족한 사람에게 불리할 수 있다. 사회초년생처럼 처음에는 소득이 적다가 직장 경력이 쌓이면서 투자 여력이 커지는 경우에는 특히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정부는 결국 이 부분도 기존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따라서 일반 ISA 가입자는 앞으로도 연간 2000만원의 납입한도를 기준으로 자금을 운용하면서 사용하지 않은 한도를 이후 연도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납입한도가 크다고 해서 반드시 한도까지 돈을 넣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소득과 생활비, 투자 목적에 맞춰 납입액을 결정하면 된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청년은 ‘투자냐 적금이냐’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청년층에게는 오히려 제도 변경의 의미가 더 크다.

정부는 당초 청년형 생산적금융 ISA와 청년미래적금 가운데 하나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두 상품은 목적부터 다르다.

ISA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활용해 투자할 수 있는 계좌다. 주식이나 ETF 등을 선택할 경우 자산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적금은 일정 금액을 정해진 기간 동안 납입하고 약정된 이자를 받는 금융상품이다. 투자상품과 비교하면 구조가 단순하고 자산 가격 변동에 직접 노출되는 정도가 낮다.

따라서 청년 입장에서는 두 상품을 놓고 하나를 포기해야 할 이유가 반드시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매달 50만원을 저축할 여력이 있는 청년이라면 일부는 적금으로 안정적으로 모으고 나머지는 장기 투자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나눌 수 있다.

하지만 당초 정부안대로라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이에 대해 청년의 자산 형성 방식을 정부가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13일 정부안에 대해 “청년들에게 투자와 적금 중 양자택일을 강요하게 된다”며 소득의 일부는 투자하고 일부는 저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최종안에서는 이 같은 지적을 반영해 청년형 생산적금융 ISA와 청년미래적금의 중복가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즉 가입요건을 충족하는 청년이라면 두 상품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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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는 ‘투자상품’이 아니라 ‘그릇’에 가깝다

ISA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한 가지 개념부터 이해하는 것이 좋다.

ISA 자체가 특정 주식이나 적금처럼 수익률이 정해진 하나의 금융상품은 아니다. 여러 금융상품을 담아 관리할 수 있는 계좌에 가깝다.

따라서 ISA에 가입했다고 자동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금융상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예금이나 적금을 담으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방식으로 운용할 수 있지만, 주식이나 ETF 등을 선택하면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대신 ISA의 중요한 장점 가운데 하나가 세금 측면의 혜택이다.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이 발생하면 일반적으로 일정한 세금이 발생할 수 있는데, ISA는 일정 요건에 따라 세제상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세제 혜택’이라는 말은 세금을 아예 내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정해진 기준에 따라 과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를 의미한다.

따라서 ISA에 가입할 때는 단순히 계좌를 개설하는 것보다 어떤 상품을 담을지, 어느 정도 기간 동안 돈을 묶어둘 수 있는지 등을 함께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개편안에서 일반 ISA의 계약기간 제한과 납입한도 이월 금지가 빠진 것도 이런 장기적인 자산관리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투자금액을 매년 일정하게 마련하기 어려운 사람은 납입한도 이월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자금 사정에 따라 투자 규모를 조절할 수 있다.

청년층 역시 적금과 투자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자산관리 전략을 짜기가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다만 정부안이 확정됐다고 해서 모든 세부 내용이 즉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세제개편안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내용이 조정될 수 있으며, 실제 적용 시점과 구체적인 요건은 관련 법률과 후속 절차를 확인해야 한다.

결국 이번 ISA 개편에서 가장 큰 변화는 ‘새로운 제도를 크게 만드는 것’보다 기존 가입자가 이용해온 일반 ISA의 운용 조건을 유지하고 청년층의 금융상품 선택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정부안이 수정됐다는 점이다.

ISA 가입을 고민하고 있다면 연간 한도 2000만원이라는 숫자만 볼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득과 지출, 투자 기간, 필요한 자금의 시점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주식이나 ETF 등 투자상품을 활용할 경우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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