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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조사망이 밥상 위 조미료로까지 뻗쳤다. 설탕과 밀가루, 전분당에 이어 이번엔 고추장과 된장, 간장 등 장류 시장 차례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은 전날 CJ제일제당과 대상, 샘표, 풀무원, 사조대림 등 식품업체 5곳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벌였다. 이들 업체가 장류를 프랜차이즈 본사 등 기업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가격을 사전에 조율하는 등 부당한 공동행위를 했는지가 조사 대상이다. 조사관들은 고추장과 간장, 된장 등 주요 장류 제품의 가격 결정 과정과 거래 조건을 확인하고, 담합 여부를 입증할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사는 일반 소비자용 소매 제품보다는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의 공급가격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로 CJ제일제당은 올해 들어 설탕과 밀가루, 전분·전분당에 이어 장류까지 잇달아 담합 사건의 조사·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공정위는 지난 2월 약 4년간 설탕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곳에 총 4083억1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지난 5월에는 대한제분과 CJ제일제당, 사조동아원, 삼양사, 대선제분, 삼화제분, 한탑 등 제분업체 7곳의 밀가루 가격·물량 담합을 적발하고 총 6710억4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어 7월에는 대상과 사조씨피케이, 삼양사, CJ제일제당이 전분·전분당의 기업 간 거래가격을 장기간 담합한 혐의로 총 7475억7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올해 발표된 세 건의 과징금만 합쳐도 1조8000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로, 식품업계 담합 제재로는 이례적으로 큰 액수다.
장류 시장의 담합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정위는 2011년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고추장 행사상품의 할인율을 약 30%로 맞춘 CJ제일제당과 대상에 각각 4억3400만원과 6억1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시 두 회사와 관련 임원들은 검찰에 고발됐다. 15년 만에 같은 시장이 다시 도마에 오른 셈이다.
이번 조사는 공정위가 올해 들어 민생 물가 안정을 명분으로 식료품 가격 담합 감시 수위를 꾸준히 높여온 흐름과 맞닿아 있다. 설탕과 밀가루, 전분당처럼 다른 식품의 원료로 쓰이는 기초 소재를 잇달아 겨냥한 데 이어, 이번에는 소비자가 매일 접하는 2차 가공식품인 장류로 감시망을 넓힌 모양새다. 프랜차이즈 등 기업 간 거래 시장을 조사 대상으로 삼은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최종 소비자가 마트에서 사는 소매가격보다, 외식업체 등에 공급하는 원가 단계에서부터 담합이 이뤄졌는지를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다만 이번 현장조사는 혐의 확인을 위한 초기 단계로, 실제 담합 여부와 제재 수준은 추가 조사와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개별 사건의 조사 여부와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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