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만 국민이냐”...불만 들끓자 서울시가 4050 위해 만든 '저축 제도'

서울시가 퇴직 후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소득이 끊기는 이른바 ‘소득 절벽’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 4050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장기간 저축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청년이 돈을 모으면 서울시가 같은 금액을 보태주는 ‘희망두배 청년통장’과 비슷한 방식으로, 중장년층의 저축액에 서울시가 일정 금액을 추가 적립하는 사업이다.

최근 ‘서울형 낀세대 연금’ 도입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27일 ‘서울시 주민생활안정 지원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16일까지 시민들의 의견을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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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정안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자산형성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는 기간을 크게 늘리는 것이다. 현재는 가구당 최대 3년 동안 월 30만원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개정안에서는 이를 최대 10년 동안 월 30만원 범위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쉽게 말하면 중장년층이 일정 금액을 꾸준히 저축하면 서울시가 여기에 지원금을 더해 장기간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현재 공개된 개정안에는 지원 기간을 늘리는 근거가 담긴 것이며, 실제로 어떤 중장년층에게 얼마를 지원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서울시가 참고한 모델은 현재 시행 중인 희망두배 청년통장이다. 이 사업은 근로 청년이 매달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서울시가 같은 금액을 추가로 적립해 목돈 마련을 돕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월 15만원을 2년 동안 저축하면 본인이 낸 돈 360만원에 서울시 지원금 360만원이 더해져 총 720만원을 마련할 수 있다. 3년 동안 저축하면 본인 저축액 540만원과 지원금 540만원을 합쳐 1080만원을 만들 수 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매칭 저축’ 방식을 중장년층에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년에게는 몇 년간 목돈을 마련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면, 4050세대는 은퇴 이후를 고려해 보다 긴 기간 동안 노후자금을 쌓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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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장년층에게는 청년층과 다른 소득 문제가 있다. 직장에서 퇴직하는 시점과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시점 사이에 소득이 줄어드는 기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흔히 말하는 ‘소득 절벽’은 퇴직 등으로 정기적인 근로소득이 크게 줄거나 끊겼지만 연금 등 안정적인 소득은 아직 충분히 발생하지 않는 시기를 뜻한다. 4050세대 입장에서는 직장을 그만둔 뒤에도 생활비와 주거비, 의료비 등은 계속 필요하지만 이전과 같은 월급을 받기는 어려워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국민연금 역시 가입했다고 해서 퇴직 직후부터 바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금 수급 연령은 출생연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실제 퇴직 시점과 국민연금 수령 시점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 공백을 장기간 저축으로 일부 보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번 사업이 곧바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서울시는 보건복지부와 사업 도입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새로 만들거나 변경할 경우 중앙정부와의 협의가 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지원 대상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4050세대’라고 해서 서울에 거주하는 모든 중장년층이 지원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사업이 확정될 경우 가입 연령, 근로 여부, 소득과 재산 기준 등이 별도로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가 한 달에 얼마를 매칭해줄지도 확정되지 않았다. 조례 시행규칙에는 최대 10년 동안 월 30만원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이것이 모든 가입자에게 매달 30만원을 지급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지급액은 향후 사업 설계와 예산 편성 등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지원 기간을 10년까지 늘릴 경우 기존 청년 대상 사업과 비교해 상당히 장기적인 자산형성 지원이 가능해진다는 점도 특징이다. 예컨대 향후 실제 사업에서 매달 30만원을 10년간 지원하는 방식이 확정된다면 서울시가 지원하는 금액만 단순 계산해도 최대 3600만원이다. 여기에 가입자가 자신의 돈을 함께 저축하게 된다. 다만 이는 현재 확정된 지급액이 아니라 조례상 가능한 지원 범위를 단순 계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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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중장년층을 별도로 겨냥한 배경에는 인구구조 변화도 있다.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퇴직 이후 생활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직장에 다니는 동안 마련한 자산과 공적연금만으로 은퇴 이후 생활비를 모두 충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장기간 자산을 형성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낀세대’라는 표현도 이런 상황을 가리킨다. 부모 세대에 대한 부양 부담과 자녀 세대에 대한 지원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는 4050세대가 자신의 노후까지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서울형 낀세대 연금 역시 이들의 노후 준비를 지원하는 정책으로 구상되고 있다.

다만 정책이 실제로 시행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절차가 남아 있다. 서울시는 현재 입법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와도 협의하고 있다. 이후 구체적인 사업 대상과 지원 규모를 정하고 필요한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단계에서 ‘서울시가 4050에게 매달 30만원을 10년간 지급한다’고 확정적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현재 확정적으로 확인되는 것은 서울시가 자산형성 지원금의 지원 가능 기간을 기존 최대 3년에서 최대 10년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 협의와 예산 편성 결과에 따라 실제 사업의 모습은 달라질 수 있다. 서울시가 청년층에 이어 중장년층까지 장기간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 경우, 퇴직과 국민연금 수령 사이의 소득 공백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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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지원은 많은데…중년이 ‘자산 불리기’에서 소외됐다고 느끼는 이유

4050세대가 자산 형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고 느끼는 데는 정책 대상의 차이가 영향을 미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자산형성 지원사업 상당수가 청년층을 주요 대상으로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서울시의 희망두배 청년통장은 근로 청년이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서울시가 같은 금액을 추가로 적립하는 방식이다. 청년층은 이처럼 본인이 저축한 돈에 공공 지원금이 더해지는 사업을 활용할 수 있지만,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같은 방식의 장기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사업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정책의 연령 기준도 4050세대가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과 관련이 있다. 청년 정책은 취업, 주거, 결혼, 자산 형성 등 생애 초기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중장년 정책은 일자리와 재취업, 고용 유지 등 ‘소득을 다시 얻는 문제’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 같은 중장년이라도 이미 주택을 보유했는지, 금융자산이 얼마나 있는지, 퇴직 이후 소득이 얼마나 줄어드는지에 따라 필요한 지원이 크게 달라지지만 자산 형성 자체를 직접 지원하는 제도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소득이 높아지는 시기와 자산을 가장 적극적으로 늘려야 하는 시기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도 중년층의 특징이다. 4050세대는 일반적으로 자녀 교육비와 주거비, 부모 부양 등 지출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도 가구주 연령대에 따라 자산과 부채, 소득 및 소비 구조가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중장년층은 자산 규모가 청년층보다 크더라도 그 자산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주택 등 실물자산에 자산이 집중돼 있다면 생활비나 노후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 별도의 현금 흐름을 마련해야 한다.

퇴직 위험 역시 중장년층의 자산 형성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근로소득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장기간 저축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것이다.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뒤 재취업하더라도 이전 직장과 동일한 수준의 소득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4050세대는 자산을 불리는 동시에 퇴직 이후 소득 감소까지 대비해야 한다.

청년층과 달리 중장년층에게는 ‘시간’이라는 중요한 자산도 부족하다. 20~30대는 장기간에 걸쳐 적립식 투자나 연금 등을 활용할 수 있지만, 50대에 접어들수록 은퇴까지 남은 기간이 짧아진다. 같은 금액을 저축하더라도 준비 기간이 짧으면 매달 마련해야 하는 금액이 커진다. 결국 중장년층은 자산을 늘리는 것과 동시에 이미 발생한 주거·교육·부양비를 감당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된다.

이 때문에 서울시가 검토하는 ‘서울형 낀세대 연금’은 기존 청년 중심 자산형성 지원의 대상을 중장년층으로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아직 지원 대상과 실제 지원액, 모집 규모 등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는 중장년층 모두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정책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중장년층의 장기적인 자산 형성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확대하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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