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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하나를 통째로 3D로 지었다. 게임을 만드는가 하면 피아노를 연주하는 프로그램까지 뚝딱 내놨다. 오픈AI가 지난 3일(현지시각) 공개한 GPT-6 아스트라(Astra)를 두고 사용자들이 사흘 만에 벌인 일이다. 코드를 대신 짜주는 도구를 시험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아스트라가 만든 3D 공간, 실제로 굴러가는 게임, 악보를 읽어 연주하는 프로그램이 잇따라 X(옛 트위터)에 올라왔다. 출시와 동시에 전 세계 사용자들이 저마다 아스트라의 한계를 밀어붙이는 실험장이 펼쳐진 셈이다.

오픈AI는 아스트라를 "세계에서 가장 지능적이고 정렬된 모델"로 소개했다. 회사는 이 모델이 컴퓨터 조작과 웹 브라우징,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사이버보안, 과학, 전문 업무 전반에서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렉 브록먼 오픈AI 사장은 출시 브리핑에서 아스트라를 "세대적 도약"이라 표현하며 인공일반지능(AGI)의 도래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당 모델은 텍사스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에서 GPU 10만여 개를 동원한 오픈AI 사상 최대 규모의 학습을 거쳤다. 아스트라가 이전 모델과 갈라지는 가장 큰 지점은 컴퓨터를 직접 조작한다는 데 있다. 코드를 뱉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마우스와 키보드를 대신 움직여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결과를 확인한 뒤 스스로 고친다. 오픈AI에 따르면 아스트라는 프롬프트만으로 웹사이트와 웹앱, 게임을 만들어 브라우저에서 테스트까지 수행한다. 온라인 양식을 채우거나 고객관리(CRM) 기록을 갱신하고 일정을 정리하는 일도 직접 처리한다.
가장 눈길을 끈 분야는 3D 제작이었다. 투자자이자 전 하이퍼라이트 최고경영자(CEO)인 맷 슈머는 아스트라에 언리얼 엔진 작업을 맡긴 뒤 일주일간 돌렸다. 결과물은 뉴욕 맨해튼을 거리 단위로 재현한 가상 공간이었다. 슈머는 X에 공개한 영상과 함께 "아스트라가 이 맨해튼 세계를 일주일에 걸쳐 만들었다. 말 그대로 거리를 하나씩 짚어가며 완성도를 높였다"고 적었다. 그는 "프로젝트 규모를 감안하면 뉴욕 전체를 만드는 데는 몇 달이 걸릴 것"이라며 "아스트라를 이렇게 오래 작업시킬 방법을 찾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고 했다.
슈머의 또 다른 실험은 한층 기묘한 장면을 낳았다. 그는 아스트라에 생존형 가상 세계를 만들고 그 안의 캐릭터마다 별도의 모델을 붙이도록 한 뒤 밤새 작동시켰다. 다음 날 그는 거실에서 목소리가 들려 누군가 집에 침입한 줄 알았다고 했다. 알고 보니 가상 세계 속 캐릭터들이 서로 대화를 시작한 것이었다. 정적인 3D 화면을 만든 게 아니라 여러 AI 에이전트가 가상 환경 안에서 자율적으로 상호작용하도록 구성한 사례다.
애플 관련 콘텐츠를 다루는 맥스 와인바흐는 애플파크 사진을 아스트라에 입력하고 3D 모델링 프로그램 블렌더에서 재현하도록 했다. 그는 3일 X에 결과물을 공개하며 "터무니없을 만큼 잘 해냈다(absurd job)"고 평가했다. 사진 몇 장만 보고 3차원 공간에 건축물을 되살린 것이다.
집 사진 한 장으로 실내를 통째로 재구성한 실험도 나왔다. 톰 크르차는 아스트라에 집 사진 한 장을 주고 내부를 편집 가능한 3D 형상으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결과물에는 가전제품과 장난감 같은 내부 요소가 담겼고, 초당 60프레임으로 부드럽게 움직였다. 크르차는 "우리는 이미 정적인 모델의 시대를 한참 지났다. 이제 코드로 살아 있는 세계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후 아스트라와 자바스크립트 3D 라이브러리 '스리제이에스(Three.js)'를 결합해 3D 철도 시뮬레이션 게임까지 몇 번의 프롬프트로 만들어냈다. 도시와 분기점, 강, 다리, 연기가 구현됐고 3D와 등각 투영 시점을 오갈 수 있는 형태였다.
지도에서 한 지점을 찍는 것만으로 주변 일대를 3D로 되살린 실험도 등장했다. 피에트로 스키라노는 4일 X에 지도의 한 지점을 고른 뒤 그 주변을 아스트라로 3D 재현한 결과물을 올렸다. 중국 항저우를 통째로 웹브라우저 안에 옮겨놓은 사례도 나왔다. 개발자 수수는 5일 아스트라에 스리제이에스로 항저우와 주변 지역을 구현하도록 했다. 약 24분 뒤 나온 결과물에는 서호와 뇌봉탑, 첸장신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룽징 차밭, 시시습지가 담겼다.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브라우저에서 직접 둘러보고 주요 지점을 클릭하거나 낮과 밤을 전환할 수 있는 형태였다.
게임 제작에서는 속도가 두드러졌다. 전 애플 UX·UI 디자이너이자 AI 개발자인 안슈 치말라는 아스트라에 3D 게임을 한 번에 만들도록 요청해 약 45분 만에 결과물을 얻었다고 밝혔다. 공개된 영상에는 등각 투영 방식의 화면과 캐릭터, 배경이 구현돼 있었다. 그는 X에서 "아스트라는 3D 게임 제작에서 일종의 초(超)AGI 기계 신"이라며 "45분 만에 이걸 한 방에 만들어냈고, 내 사용량은 몇 퍼센트밖에 쓰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로 이번 출시 주말 동안 테스터들은 좀비 지하철 게임과 소닉 프로토타입, '퍼시픽 림' 스타일의 로봇 대전 게임 등 다양한 시제품을 쏟아냈다.
미술 작품을 걸어 다닐 수 있는 마을로 바꾼 실험도 있었다. 피터 고스테프는 아스트라에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여섯 점을 하나의 3D 마을로 합성하도록 했다. '별이 빛나는 밤'과 '침실', '밤의 카페 테라스'가 한 공간에 녹아든 이 마을은 1인칭 시점으로 돌아다닐 수 있었고, 서로 다른 그림에서 온 장면인데도 특유의 붓질과 색감이 일관되게 유지됐다.

음악에서도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의사이자 AI 실험자로 활동하는 데르야 우누트마즈는 5일 아스트라에 연주 가능한 가상 피아노를 만들고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6곡을 넣도록 요청했다. 작업은 약 11분 만에 끝났다. 결과물은 웹에서 직접 건반을 누르고 곡을 고를 수 있는 형태였다. 클래식 음악을 재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악보를 읽어 구조를 파악하는 능력은 벤치마크로도 확인됐다. 오픈AI가 공개한 현악사중주 악보 분석 평가(OpenScore String Quartets)에서 아스트라는 0.84를 기록했다. 직전 모델인 GPT-5.6 Sol은 0.19에 그쳤다.
수치로 봐도 이전 모델과의 격차가 뚜렷하다. 오픈AI의 컴퓨터 조작 평가 OSWorld 2.0에서 아스트라는 72.6%를 기록해 GPT-5.6 Sol(65.7%)을 앞섰다. 오픈AI가 제시한 시뮬레이션에서 과제당 소요 시간은 아스트라가 약 40분으로, GPT-5.6 Sol (약 75분)보다 47%가량 짧았다.
처음 접한 추상적 문제에서 스스로 규칙을 찾아내는 능력도 두드러졌다. 아스트라는 ARC-AGI-3 평가에서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62.7%를 기록했지만, 오픈AI의 별도 방식(Provider Adapter)을 적용하자 99.9%까지 올랐다. ARC Prize는 아스트라가 96%의 평가 단계에서 인간 참가자의 중앙값보다 적은 행동만으로 문제를 풀었다고 밝혔다. 낯선 환경에서 게임 규칙을 논리적 형태로 정리하고 상태를 추적하기 위한 자체 표기법까지 만들어 썼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수학과 과학에서도 높은 성능이 확인됐다. 연구 수준의 수학 문제를 평가하는 FrontierMath Tier 4에서 아스트라는 97.6%를 기록했다. GPT-5.6 Sol은 83.0%였다. 박사급 과학 문제인 GPQA Diamond에서도 아스트라는 96.0%를 기록했다.
사이버보안에서는 성능이 더 강력했다. 취약점 공격 평가인 ExploitBench에서 아스트라는 100%를 기록했다. 오픈AI는 아스트라가 테스트 과정에서 공개되지 않은 취약점을 찾아내고 이를 악용하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아스트라는 오픈AI의 안전 관리 체계인 '준비 프레임워크(Preparedness Framework)'에서 사이버보안 능력 '중대(Critical)' 등급을 받은 첫 모델이 됐다. 오픈AI는 이런 능력이 악용될 위험을 고려해, 일반에 공개된 모델은 개념증명 공격 코드 작성 같은 고난도 사이버 작업을 거부하도록 훈련했다. 지난 7월 허깅페이스 관련 사고 이후 안전장치를 보강하느라 출시를 미룬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다만 X에 올라온 반응이 찬사 일색인 것은 아니다. 글쓰기 능력에 대해서는 오히려 이전 모델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루이 프랑수아 부샤르가 공개한 자체 글쓰기 평가에서 아스트라는 1995점으로 11위에 머물렀다. GPT-5.6 Sol은 2156점으로 6위였다. 부샤르는 결과가 예상보다 실망스럽다고 했다. 실제로 AI 분석업체 아티피셜 애널리시스도 경제적으로 가치 있는 전문 업무를 평가하는 벤치마크에서 아스트라가 직전 모델보다 약 80점(Elo)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측정했다.
창의성 평가도 엇갈렸다. 정량적 포트폴리오 관리 분야 저자인 주세페 팔레올로고는 아스트라에 포트폴리오 분산에 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요청했지만, 결과에 뻔하거나 과장된 아이디어가 섞여 있었고 전형적인 AI 문체였다고 평가했다. AI 테스터 Mia AI Lab도 일부 작업에서는 최고의 모델일 수 있지만 창작 작업에는 맞지 않는다는 평을 내놨다.
공개 이후 6일까지 쏟아진 초기 사용기는 아스트라의 강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냈다. 3D 모델링과 게임 제작, 컴퓨터 조작, 복잡한 코딩처럼 결과물을 실제로 실행하고 검증할 수 있는 작업에서는 놀라운 결과가 잇따랐다. 반면 글쓰기와 창작처럼 정답을 객관적으로 가리기 어려운 영역에서는 이전 모델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함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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