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챗GPT, 월가 신입 애널리스트 업무 정조준…모건스탠리·에버코어 설계 참여
오픈AI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오픈AI가 월가 투자은행의 신입 애널리스트·어소시에이트가 맡아온 업무를 정조준한 새 제품을 내놨다. 9월 10일(현지시각) 공개한 ‘챗GPT 포 파이낸셜 서비스(ChatGPT for Financial Services)’는 기업 리서치와 재무 데이터 분석, 투자은행가들이 의존하는 프레젠테이션 자료까지 만들어내는 기능을 갖췄다. 오픈AI 제품 부문 부사장 닉 터리는 브리핑에서 “우리는 챗GPT가 애널리스트처럼 리서치하고, 애널리스트처럼 결론을 뒷받침하도록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에버코어와 함께 만든 맞춤형 챗GPT

새 제품은 오픈AI의 기업용 상품 ‘챗GPT 워크(ChatGPT Work)’를 금융업 맞춤형으로 다듬은 버전이다. 터리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와 에버코어가 ‘설계 파트너’로 참여했다. 두 회사는 투자은행 업무와 주식 리서치 영역에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접근과 고품질 결과물 제작을 핵심 난제로 꼽았고, 이 의견이 향후 사후학습(post-training)과 제품 업데이트, 업종별 확장 방향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오픈AI는 설명했다.

제품에는 오픈AI가 내놓은 최신 모델 GPT-6 아스트라(GPT-6 Astra)가 탑재됐다. 터리는 브리핑에서 실제 시연을 통해 인수합병(M&A) 후보 기업을 분석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챗GPT가 업계 표준 데이터 소스에서 재무 수치를 끌어오고, 은행이 정해둔 서식 가이드에 맞춰 파워포인트 자료를 완성하는 방식이었다.

터리는 “보기 좋은 슬라이드를 만드는 건 쉽지만, 실제로 말이 되는 슬라이드를 만드는 건 훨씬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까지 오려면 챗GPT가 관련 비교기업(peer)을 골라내야 했고, 가격 정보를 스프레드시트로 옮겨야 했고, 차트를 데이터와 대조해야 했고, 매도세와 반등의 이유를 설명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왜 신입 뱅커의 자리를 겨냥했나 / AI 생성 이미지

왜 신입 뱅커의 자리를 겨냥했나

투자은행 업계는 수십 년간 대학 졸업 직후 채용한 애널리스트와 어소시에이트에게 딜 리서치와 피치북 제작을 맡겨왔다. 이번 제품은 바로 그 영역에 오픈AI가 발을 들이는 모양새다. 방대한 재무 데이터를 뒤져 기업 개요를 정리하고, 투자설명 자료를 만드는 신입 사원의 반복 업무가 자동화 대상으로 떠오른 셈이다.

오픈AI는 최근 1년간 기업 고객 확보에 힘을 쏟아왔다. 최고재무책임자 사라 프리아는 8월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기업용 사업 매출이 소비자용 챗GPT 매출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소비자용 챗GPT는 2022년 출시 이후 빠르게 성장한 사업이었던 만큼, 기업용 매출의 역전은 오픈AI의 사업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터리는 금융서비스 외에도 “여러 업종”을 겨냥한 맞춤형 솔루션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오픈AI가 기업용 시장에서 업종별 특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재무 데이터·보안 기능은 어떻게 구성됐나

챗GPT 포 파이낸셜 서비스는 실적 발표 대본, 재무제표, 기업 펀더멘털, 비상장기업 정보를 다루는 프리미엄 데이터셋을 기본 탑재했다. 데이터 제공사는 달루파, 피치북, LSEG 뉴스, 크런치베이스다. 오픈AI가 이 데이터를 직접 호스팅하고 색인화해 별도 계약이나 연동 설정 없이도 낮은 지연시간과 특정 표·문단 단위의 인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한 예시로 조정 EBITDA(상각전영업이익) 산출 과정을 검증하는 작업을 들 수 있다. 뱅커가 조정 근거가 되는 주석과 조정 내역을 살피고, 제외된 비용을 검토한 뒤 밸류에이션에 어떻게 반영할지 판단하는 흐름을 챗GPT가 지원한다. 기존에 S&P 캐피털 IQ, LSEG, MSCI, 다우존스 팩티바, 무디스를 구독 중인 기관은 공용 로그인과 권한 통합 기능도 제공받는다.

데이터사이트, 박스, 프레킨, 인탑트 등 50개 이상의 커넥터도 연동됐다. 보안 측면에서는 챗GPT 엔터프라이즈의 SAML 기반 싱글사인온, SCIM 프로비저닝, 역할 기반 접근 제어, 설정 가능한 데이터 보존 기간, 컴플라이언스 로그 내보내기 기능이 그대로 적용됐다. 오픈AI는 기업 데이터가 저장·전송 과정에서 암호화되며 기본적으로 모델 학습에는 쓰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관리자는 엑셀·워드·파워포인트 템플릿을 게시해 밸류에이션 모델과 리서치 노트, 피치북이 회사 서식을 그대로 따르도록 설정할 수 있다.

앤트로픽과의 경쟁, 그리고 남은 과제

오픈AI는 기업용 시장에서 앤트로픽, 구글 등과 경쟁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앞서 월가를 겨냥한 자체 제품 ‘클로드 포 파이낸셜 서비스’를 지난해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오픈AI의 발표는 두 회사가 같은 산업군을 놓고 맞선 두 번째 라운드에 해당한다.

챗GPT 포 파이낸셜 서비스는 적격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제공되며, 이용을 원하는 기업은 오픈AI 영업팀이나 담당 계정팀에 문의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 제품이 신입 뱅커의 업무량을 얼마나 줄여줄지, 혹은 채용 규모 자체에 영향을 줄지가 관전 대상이 될 전망이다. 오픈AI는 업계 관측대로 대규모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기업용 제품군 확대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