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3세'와 결혼한 일반인 여성...알고 보니 아빠가 '유명인'

농심 오너가 3세인 신상열 부사장이 판사 출신 문유석 작가의 딸과 결혼식을 올렸다.

신상열 농심 부사장은 13일 오후 6시 서울 장충동 서울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SK텔레콤에 재직 중인 신부 문모 씨와 결혼했다.

양가 가족과 친지, 지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결혼식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사장의 결혼 소식과 함께 농심 오너가의 3세 경영인인 그의 이력과 신부의 부친인 문유석 작가의 경력에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신 부사장은 1993년생으로 올해 30대 초반이다. 농심 창업주인 고 신춘호 회장의 손자이며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이다. 신춘호 회장은 1965년 롯데공업을 설립한 뒤 1978년 회사 이름을 농심으로 변경하며 식품업계 기반을 다진 인물이다. 신 부사장은 농심의 창업주 일가에서 성장해 일찍부터 경영 수업을 받아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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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부사장은 곧바로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한 것은 아니다. 2015년부터 2년 동안 농심 인턴사원으로 근무하면서 회사 실무를 경험했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해 컬럼비아대학교 산업공학과에 진학했고 2019년 졸업했다. 산업공학은 생산과 물류, 품질, 데이터 분석 등 기업의 운영 효율성을 다루는 학문으로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농심의 사업과도 연관성이 있는 전공이다.

컬럼비아대 졸업 이후인 2019년에는 농심 경영기획실에 입사했다. 오너가 후계자가 회사에 합류한 뒤 현장과 주요 부서를 경험하는 방식으로 경영 수업을 시작한 것이다. 신 부사장은 이후 구매 업무를 담당하는 상무와 미래사업실 상무를 거쳤다.

구매 업무는 농심과 같은 식품 제조기업에서 원재료와 부자재 등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역할과 연결된다. 농심은 라면과 스낵, 음료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밀가루와 감자, 팜유를 비롯한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등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 미래사업 분야에서는 기존 식품 사업 외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업무 등을 담당해왔다.

신상열 농심 부사장 / 농심 제공

신 부사장은 2024년 11월 전무로 승진했고 약 두 달 뒤인 올해 1월 부사장으로 다시 승진했다. 인턴사원으로 회사 생활을 시작한 뒤 상무와 전무를 거쳐 부사장까지 올라온 경력이다. 짧은 기간 안에 주요 직급을 거치면서 농심의 차세대 경영인으로서 역할이 커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농심 오너가의 경영 구도에서 신 부사장이 차지하는 위치도 관심을 받는다. 신동원 회장은 신춘호 회장의 장남으로 2021년 농심 회장에 취임했다. 신 회장은 농심의 해외 사업과 신사업 확대 등을 이끌고 있으며, 신 부사장은 차세대 경영진으로서 회사 주요 업무를 경험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이번 결혼으로 알려진 신부 문모 씨는 SK텔레콤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문 씨는 인공지능 전환(AX) 관련 부서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X는 인공지능 기술을 기업 업무와 서비스 전반에 적용해 업무 방식과 사업 구조를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SK텔레콤 역시 통신을 넘어 AI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관련 인력과 조직을 강화해왔다.

문 씨의 부친은 판사 출신 작가 문유석 씨다. 문 작가는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사법시험을 거쳐 사법연수원 26기를 수료했다. 1997년 서울지방법원 판사로 임용된 이후 법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서울고등법원 판사를 비롯해 광주지방법원 부장판사,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오랜 기간 재판 업무를 맡으면서 법정에서 접한 사건과 법관 조직에 대한 생각을 글로 풀어내기 시작했고, 법조계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름을 알렸다.

문 작가가 대중적으로 알려진 계기 가운데 하나는 에세이집이다. 2014년 출간한 '판사유감'에서는 판사라는 직업과 법원의 내부 모습, 재판 과정에서 법관이 마주하는 고민 등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냈다. 이듬해 출간한 '개인주의자 선언' 역시 개인의 선택과 사회적 관계, 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담아내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문유석 작가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법조인 출신이라는 경력은 이후 문 작가의 작품 세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016년 발표한 장편소설 '미스 함무라비'는 법원을 배경으로 판사들이 재판을 진행하며 겪는 갈등과 고민을 다룬 작품이다. 실제 법관 생활을 경험한 작가가 법정과 판사들의 모습을 소설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미스 함무라비'는 이후 JTBC 드라마로 제작돼 방송되면서 원작을 넘어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법정에서 벌어지는 사건뿐 아니라 판사들이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과 사법 시스템의 문제를 함께 다루면서 문 작가의 대표적인 법정물로 자리 잡았다.

문 작가는 2021년에는 법정물 '악마판사'를 선보였다. 작품은 가상의 디스토피아적 사회를 배경으로 정의와 사법제도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렸다. 이후 2023년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비질란테'에서는 크리에이터로 참여하며 영상 콘텐츠 영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문유석 작가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지난해 12월에는 tvN 드라마 '프로보노'로 다시 법정물을 선보였다. '프로보노'는 문 작가가 '미스 함무라비'와 '악마판사'에 이어 선보인 세 번째 법정물이다. 문 작가는 작품 공개 당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도 출연해 판사로 일했던 경험과 법정물을 집필하게 된 배경 등을 이야기했다.

문 작가는 법관으로 근무하던 시절부터 형벌과 사법제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왔다. 과거 법관 토론 게시판에 살인죄 형량과 관련한 글을 올린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한 사람을 살해한 경우 당시 평균적인 형량이 12~13년 정도였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오래된 형량 기준에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당시에는 평균 수명이 지금보다 짧았던 시기에 만들어진 기준이 이어지고 있으며, 보수적인 법원 조직 특성상 선배 법관들의 판결이 후배 법관에게 반복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취지의 견해를 밝혔다.

문 작가는 국민의 법 감정과 정의의 관점에서 살인죄에 대한 형량 기준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한 사람을 살해한 경우 최소 20년에서 형량이 시작되고 범행이 더욱 흉악하다면 30년이나 50년까지 높아질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는 문 작가가 법관 경험을 바탕으로 형사사법제도에 대해 밝혀온 견해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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