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규제 필요 없다"…젠슨 황의 발언 AI 거물들 '정면충돌'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속도와 안전성 규제를 둘러싸고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의 시각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앤트로픽과 오픈AI 등 주요 연구진이 위험 대응을 위한 연구 속도 공동 조절을 제안했으나, 엔비디아와 메타는 시장 자율 통제와 공학적 해결책을 강조하며 맞서는 구도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15일 (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세일즈포스 연례 드림포스 행사에서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는 AI 안전 확보를 위한 3단계 접근법을 제시했다.

아모데이 CEO / 유튜브 'KBS News'

아모데이 CEO는 자동차 제조사의 결함 대응 방식을 예로 들며 내부 기록 점검을 통한 관행 개선, 업계 표준 정립, 국제 공조가 순차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연산 자원이 늘수록 AI 성능이 대폭 향상된다는 스케일링 법칙을 언급한 그는 과거 예측보다 발전 속도가 훨씬 빠르다고 진단했다. 현재 기술 수준을 동결하더라도 시장에 구현된 가치는 전체의 5에서 10퍼센트 수준에 불과하지만, 속도 조절 제안이 기술 자체를 정지시키자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무대에는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도 참여해 지난 10년간의 가파른 발전 속도를 지속해서 주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논쟁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가 지난 주말 AI 위험 대응을 위해 연구 속도를 공동으로 늦추자고 동조하면서 불붙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혔으나 반대 진영의 반발도 잇따랐다.

엔비디아 CEO / 유튜브 'KBS News'

같은 행사 무대에 오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연구 일시 정지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했다. 황 CEO는 안전이 속도와 상충하는 요소가 아니라 공학적 문제라고 반박했다. AI 역시 복잡한 연산 체계에 지나지 않으므로 올바른 시험 환경을 갖추고 안전성에 확신이 없을 때 제품 출시를 자제하면 된다는 취지다. 이미 시장의 통제력이 작동하고 있어 새로운 법률이나 규제가 불필요하며, 혁신과 안전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는 잘못된 양자택일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속도 조절을 주장한 오픈AI와 앤트로픽, 스페이스X의 주요 투자자이기도 하다.

메타 CEO / 유튜브 'Cleo Abram'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알렉산드로 왕 전 스케일 AI 총괄도 연구 속도 지연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저커버그 CEO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오작동이나 피해 발생 시 기업이 막대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되므로 안전을 확보할 충분한 상업적 유인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안전 정렬이 규제가 아닌 시장에서의 핵심 경쟁 우위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메타는 자사 AI 에이전트 뮤즈(Muse)의 출시를 수개월 미루면서도 타 기업에 동일한 연기를 요구하지 않았다. 외부 독립 전문가인 평가자 생태계의 확대를 주문했으나 평가자에게 더 많은 접근 권한을 부여하자는 앤트로픽의 제안에 대해서는 별도 언급을 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사 무대에서 젠슨 황 CEO를 돌발 지명한 뒤 AI 기술을 허풍(Hoax)이라 부르는 이례적인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정치적 언사와 무관하게 주요 기업들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 자원에 수천억 달러를 집행하고 있다. 통상 정책, 에너지 수급, 반도체 수출 통제 등 정부 규제와 안보 이슈가 복합적으로 얽힌 상황에서 AI 발전 속도를 둘러싼 정치권과 산업계의 시각차는 지속될 전망이다.

뉴욕 증시에서는 이 같은 정책 및 개발 논쟁 속에서도 관련 주요 종목들이 상승세를 유지했다. 15일 미국 장 마감 기준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57퍼센트(1.21달러) 오른 212.1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메타 주가 역시 전 거래일보다 0.70퍼센트(4.64달러) 상승한 670.24달러를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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