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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수출을 견인하는 반도체 산업의 폭발적 성장이 2026년 상반기 임금 지표를 3.1% 끌어올렸으나 산업별 임금 양극화는 극단으로 치달았다. 8월 수출액이 68.7% 급증하며 3개월 연속 900억 달러를 돌파한 성과는 전자·통신업 종사자들의 기록적인 특별급여 인상으로 직결됐다. 내수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업과 전기가스업,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실질 임금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며 통계적 착시 현상을 뚜렷하게 남겼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 설비투자 확대는 국내 주력 산업의 전례 없는 호황을 이끌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8월 한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8.7% 급증한 982억 5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6월 1020억 달러, 7월 990억 달러에 이어 역대 3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구글과 아마존 등 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용사인 하이퍼스케일러의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가 집중되면서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09.0% 폭증한 466억 5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고성능 D램(DDR5 16Gb) 고정가격이 46.5달러, 낸드플래시(NAND 128Gb)가 30.5달러로 상승하며 3개월 연속 반도체 수출 400억 달러 돌파를 뒷받침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2026년 상반기 규모 및 업종별 임금인상 현황 분석에 따르면 상용근로자(고용계약기간 1년 이상 또는 정규직)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431만 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기본급과 통상수당을 합친 정액급여는 월평균 371만 7000원으로 2.2% 상승에 그쳤다. 성과급을 포함한 특별급여는 월평균 60만 1000원으로 9.3% 급등해 2011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표준산업분류 C26에 해당하는 전자·통신업의 상반기 월평균 임금총액은 943만 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1% 치솟았다. 정액급여 인상률은 1.4%에 머물렀지만 특별급여가 256만 8000원에서 426만 4000원으로 66.0% 폭등했다. 전자·통신업 종사자는 37만 7000명으로 전체 상용근로자의 2.5% 수준이다. 이들 소수 인원이 수령한 특별급여 인상분 4만 2000원은 대한민국 전체 근로자 1인당 임금 인상액 13만 1000원 중 32.4%를 차지한다.

반도체 주도의 임금 상승분을 제외한 나머지 산업 생태계는 혹독한 비용 통제에 들어갔다. 전자·통신업을 제외한 전 업종의 평균 임금총액은 418만 7000원으로 인상률은 2.2%로 주저앉는다. 기업 규모별로 300인 이상 대기업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649만 7000원으로 4.8% 인상됐다.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381만 8000원으로 2.1% 상승했다. 대기업의 특별급여가 14.7% 급증한 반면 중소기업의 특별급여 인상률은 0.6%에 불과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246만 원에서 267만 9000원으로 확대됐다.
내수 부진에 직면한 업종들은 임금 감소라는 역성장을 기록했다. 전기·가스·증기·공기조절업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 하락했다. 건설업 임금은 0.7% 감소했고 부동산업과 광업 역시 0.6%씩 줄었다. 특히 건설업은 전체 산업 중 유일하게 기본급 격인 정액급여가 401만 7000원에서 400만 원으로 0.4% 깎였다. 광업 종사자들의 특별급여는 33만 7000원에서 15만 1000원으로 55.2% 폭락했다.
수출 기업이 끌어올린 화려한 통계 지표는 고용 시장의 양극화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8월 무역수지가 347억 5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19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내수 산업 근로자들의 임금 봉투는 얇아졌다. 특정 수출 품목에 편중된 임금 상승 구조는 전체 경제의 체감 경기를 반영하지 못한다. 통계적 성과 이면에 가려진 중소기업과 내수 업종의 지불 여력 악화 현상은 고용 시장의 심각한 불균형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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