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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구글이 각각 스테이블코인·블록체인·토큰화 금융 전문가를 겨냥한 채용 공고를 냈다. 애플은 애플페이 조직에 스테이블코인 경력을 우대 조건으로 내걸었고, 구글은 홍콩에 웹3 전담 아키텍트 자리를 열었다. 두 회사 모두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을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빅테크가 디지털자산 결제 인프라에 대한 내부 전문성을 빠르게 쌓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애플은 8월 26일(현지시각) 미국 내 “애플페이 파이낸셜 프로덕트(Product) 전략 리드(Apple Pay Financial Product Strategy Lead)” 채용 공고를 올렸다. 근무지는 쿠퍼티노 또는 뉴욕이며, 소비자 신용카드와 개인 간 송금, 저장형 결제를 담당하는 애플카드·애플캐시 조직 소속이다.
공고는 컨설팅·투자은행·기업전략·전략금융 분야에서 최소 6년 경력을 요구했고, 소비자 결제 모델과 국제 결제 시스템, 금융 모델링 경험을 핵심 자격으로 제시했다.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금,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는 우대 조건으로 별도 명시됐다. 미국 기준 기본급은 14만9,700달러에서 28만 달러(약 2억1천만원에서 3억9천만원, 1달러 1,387원 기준)로, 자격과 경력, 근무지에 따라 달라진다.
애플은 인력이 제품·사업개발·데이터사이언스 팀과 협업해 신규 상품과 파트너십을 평가하고 지갑·결제·커머스 전반의 사업 방향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고 자체에는 구체적인 블록체인 상품이나 스테이블코인 연동 계획이 적혀 있지 않다. 애플의 기존 금융 서비스는 여전히 전통적 결제망 위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애플페이 공식 자료도 카드·가맹점·개인 간 송금·디지털 월렛 결제만을 다룬다.

구글의 채용은 성격이 다르다. 회사는 홍콩에서 “인더스트리 프린시펄 아키텍트, 웹3(Industry Principal Architect, Web3)”를 뽑아 아시아태평양 지역 구글클라우드 고객사와 파트너의 웹3 프로젝트를 지원하게 한다. 자격 요건은 시스템 아키텍처·분산 시스템·클라우드 인프라 10년 경력에, 프로덕션급 웹3 시스템·블록체인 프로토콜·스마트컨트랙트 생태계 경력 최소 4년을 더한 수준이다.
우대 조건에는 실물자산(RWA) 토큰화, 스테이블코인 레일, 토큰화 예금, 규제 금융기관 대상 디지털자산 수탁 아키텍처가 명시됐다. 다자간 컴퓨테이션(MPC), 하드웨어 보안 모듈(HSM), 트랜잭션 서명 아키텍처, 기밀 컴퓨팅 경험도 함께 요구된다. 이 인력은 블록체인 재단, 기관 거래소, 커스터디언, 금융기관 등을 상대로 밸리데이터 운영, 블록체인 인덱싱, 키 관리 설계를 자문하는 역할을 맡는다.
컴플레이언스 업무도 포함된다. 구글은 해당 인력이 홍콩금융관리국(HKMA)과 증권선물위원회 등 지역 규제에 맞춰 고객사에 가상자산 리스크·보안·컴플레이언스 아키텍처를 조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이 역할이 고객과 자사 제품·엔지니어링 조직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며, 반복적으로 나오는 인프라 수요를 파악해 구글의 웹3 제품 로드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 모두 공고를 통해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두 공고 모두 전략·인프라·아키텍처·고객 대응 업무를 다루고 있을 뿐, 향후 상품 출시 여부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구글은 이미 토큰화 결제와 블록체인 관련 인프라를 상당 부분 구축해 놓은 상태다. 구글클라우드의 유니버설 레저는 금융기관이 토큰화 자산과 상업은행 화폐의 디지털 표현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관리형 분산원장 서비스로, 조직이 토큰을 발행·전송·소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2026년 업데이트된 자사 문서에 설명돼 있다. 여기에 스테이블코인과 암호화폐 결제를 위한 에이전트 결제 프로토콜도 운영 중이다.
애플 쪽은 기존 결제 사업의 구조 변화도 함께 진행 중이다. 애플은 1월 애플카드의 새 발급사가 체이스로 바뀐다고 발표했고, 전환 작업에는 약 24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기간 결제망은 계속 마스터카드가 맡는다. 애플페이 채용 공고는 이런 기존 카드·결제 사업 구조 안에서 디지털자산 경험을 “더 넓은 금융상품 전략의 일부”로 요구하고 있는 셈이라, 당장 크립토 결제 상품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구글이 홍콩을 택한 배경에는 규제 환경도 있다. 홍콩은 2025년 8월 스테이블코인 조례를 시행해 법정화폐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현지 인가를 받아야 하도록 했다. 구글의 채용 공고가 HKMA·SFC 규제 대응 업무를 명시한 것도 이런 제도적 맥락과 맞물려 있다.
빅테크의 이런 채용 움직임은 스테이블코인·토큰화 인프라를 둘러싼 인재 경쟁이 크립토 전문 기업의 영역을 넘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도 하나금융그룹이 아부다비글로벌마켓, 한화자산운용과 손잡고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송금 인프라 협력에 나선 사례가 있었던 만큼, 전통 금융·빅테크를 아우른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경쟁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번지는 흐름으로 보인다.
애플과 구글의 채용 공고는 각각 하나의 직무 기술서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 담긴 요구 역량은 스테이블코인·토큰화 예금·디지털자산 커스터디 같은 용어로 채워져 있다. 두 회사가 실제 상품으로 이어질 결정을 내렸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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