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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베테랑 트레이더 피터 브랜트(Peter Brandt)가 전 세계 금융 기관과의 협력 증가에도 불구하고 리플(Ripple)사가 발행하는 암호화폐(가상화폐·코인) 엑스알피(XRP)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해당 자산이 금융 거래에서 유용하게 쓰인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유용성이 곧 투자를 위한 자산 가치 상승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특히 향후 시장에 풀릴 공급 물량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와 함께 비트코인(Bitcoin, BTC) 역시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미래에 등장할 양자 컴퓨팅 기술로 인해 암호화 기술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심각한 위험성을 경고했다.
향후 블록체인 기술이 성숙해짐에 따라 가치 저장 수단과 결제 수단의 경계가 점차 흐려질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브랜트는 최근 글로벌 금융 기관들과의 파트너십이 증가하는 상황이 XRP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 관점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는지에 대한 질문에 기존 입장을 완강하게 고수했다.
그는 해당 자산이 결제 시스템 등에서 가지는 실질적인 효용성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가 문제 삼는 핵심 쟁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장에 유통되는 자산의 총물량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해 아무도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브랜트는 "XRP의 공급량은 얼마인가 공급량이 확대될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이 자산과 관련해 시장 참여자들이 아직 알지 못하는 숨겨진 요소들이 존재한다고 꼬집었다. 발행 공급량이 무한정 늘어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 자산의 희소성이 떨어져 결국 투자 가치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브랜트의 주장은 암호화폐 시장의 가치 평가 과정에서 자주 간과되는 차이점에 집중돼 있다.
일상적인 거래 과정에서 매우 빠르고 유용하게 쓰인다는 사실 자체가 자동적으로 막대한 투자 가치 상승으로 변환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이 논리를 설명하기 위해 XRP를 전 세계 외환 거래에서 끊임없이 사용되는 기축 통화인 미국 달러화에 직접적으로 비유했다.
미국 달러는 실물 경제와 국제 거래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지만 그 누구도 단순히 거래에 많이 쓰인다는 이유만으로 달러 자체를 투기적인 투자 목적으로 대량 매입하지 않는다.
브랜트는 "단지 거래에 유용하다고 해서 자동으로 더 가치 있는 자산이 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라고 선을 그으며 결제 수단으로서의 쓰임새와 투자 자산으로서의 매력을 철저하게 분리해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정한 내재 가치는 시장이 해당 자산이 현재 고평가됐는지 혹은 저평가됐는지를 명확하게 식별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확립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XRP는 아직 시장에서 이러한 가치 평가 기준을 증명하지 못했다.
반면 브랜트의 분석 체계에서 비트코인은 이러한 가치 평가의 혼란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비트코인은 일상적인 결제를 위한 통화로 다른 수단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자산의 가치를 영구적으로 보존하는 수단으로 시장에 확고히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그는 "비트코인은 거래용 코인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비트코인에서 그런 문제를 겪지 않는다"라며 "두 가지를 분리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가치 저장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자산과 거래 목적이 강한 코인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브랜트는 비트코인 역시 장기적인 불확실성이나 잠재적인 기술적 위험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한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는 피델리티(Fidelity), 크라켄(Kraken), 코인베이스(Coinbase)와 같은 대형 암호화폐 수탁 전문 기관에 보관된 자금이나 개인의 지갑이 외부 세력에 의해 해킹당할 지엽적인 위험을 언급한 것이 아니다.
그는 비트코인의 보안을 지탱하는 기반이자 핵심 암호화 구조 자체가 무너질 수 있는 양자 컴퓨팅 기술의 발전을 진정한 미래 위협으로 지목했다.
양자 컴퓨팅은 현존하는 슈퍼컴퓨터의 암호 해독 능력을 기하급수적으로 뛰어넘는 차세대 미래 기술이다.
브랜트는 "양자 컴퓨팅으로 비트코인의 기본 구조를 한 번이라도 해킹한다면 비트코인이 아주 심하게 하락할 것이기 때문에 나는 비트코인에 대해 전 세계의 모든 것을 공매도하고 싶다"라고 경고했다.
공매도는 자산 가격 하락을 예상해 자산을 빌려 판 뒤 나중에 싼값에 되사서 갚아 막대한 이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이와 더불어 그는 미래의 블록체인 시스템이 진화해 나갈 방향성에 대한 기술적 아이디어도 함께 제시했다.
현재 완벽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활용되는 비트코인을 기반 자산으로 삼고 그 위에 빈번한 거래와 결제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별도의 거래 계층을 새롭게 구축하는 방식을 언급했다.
기술이 지속적으로 성숙해지고 시스템 인프라가 발전함에 따라 현재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굳건한 가치 저장 수단과 일상적인 거래용 코인, 그리고 그가 실체 없이 유행에만 의존한다고 지적하며 일명 속임수 코인이라고 부르는 자산들 사이의 엄격한 범주 구분이 결국 서서히 흐려지고 하나로 융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암호화폐 생태계가 단일한 목적이나 기능에 국한되지 않고 가치 보존의 안정성과 거래의 편리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다층적인 금융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진화해 나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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