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혔던 중국 AI 칩 수출 재개…'엔비디아' 주가 더 오를까?

중국 정부가 미·중 무역 갈등 여파로 중단했던 미국 엔비디아의 신형 인공지능(AI) 반도체 구매를 자국 기술 기업에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대중국 수출 통제로 수축했던 엔비디아의 현지 사업 재개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확장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젠슨 황 / 뉴스1

미국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를 포함한 자국 주요 기술 기업에 엔비디아의 신형 그래픽처리장치인 'RTX 프로 5500'의 구매 희망 수량과 구체적인 사용 용도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당국은 일부 기업에 해당 신형 칩 구매를 승인할 의향이 있음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바이트댄스는 내부적으로 약 100만 개 규모의 칩 주문을 검토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RTX 프로 5500은 차세대 블랙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제작된 전문가용 연산 장치다. 기업의 AI 추론과 생성형 AI 작업, 3D 설계 및 시뮬레이션을 처리하는 데 특화됐다. 메모리 사양은 84기가바이트(GB) 용량의 GDDR7(그래픽 및 AI 연산에 최적화된 고속 메모리)을 탑재해 대규모 AI 모델과 데이터셋 처리 능력을 강화했다.

지난해 출시된 상위 모델 RTX 프로 6000과 비교하면 메모리 용량이 14기가바이트(GB) 줄어들었으며 최대 소비전력은 600와트(W) 수준이다. 내부에는 5세대 텐서코어(AI 연산 전용 코어)와 4세대 레이트레이싱코어(빛과 조명을 실시간 계산하는 코어)가 구현됐다. 중국 현지 판매 금액은 개당 8만 5000위안에서 9만 위안(약 1700만~1817만 원) 선으로 책정됐으며 중국 기업들은 해당 반도체를 서버 탑재용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오는 12월 말부터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분기당 약 50만 개의 칩을 출하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현지 고객사들에 9월 30일까지 주문을 마쳐야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이번 구매 허용 움직임은 미·중 양국 정부의 규제 장벽으로 1년 이상 침체됐던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이 반전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고 H200 등 일부 구형 칩 위주로 판매를 허가해 왔다. 중국 정부 역시 자국산 반도체 우선 사용 지침을 내려 엔비디아 칩의 대량 도입을 사실상 봉쇄했다.

중국 당국이 엔비디아 칩 구매 허용으로 방향을 전환한 핵심 원인으로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지 AI 서비스 확장 속도를 자국산 반도체 생산 능력이 뒷받침하지 못하는 공급 부족 현상이 꼽힌다. 고성능 AI 서버 구축이 시급한 중국 빅테크들의 요구가 당국의 승인 검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엔비디아 / 엔비디아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한 지정학적 기류 변화도 배경에 존재한다. 미·중 정상회담 국빈 만찬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젠슨 황 CEO가 헤드테이블에 동석하며 양국 간 기술 협력 가능성이 시사됐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는 국가안보 문제이므로 정상회담 협상 의제에서 제외한다고 선언하는 등 미국 측도 회담과 별개로 실용적 태도를 보였다. 시진핑 주석 또한 AI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AI 시장 복귀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자본시장의 반응도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 주가는 뉴욕증시 거래에서 전일 대비 1.68% 상승한 228.86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시가총액 5조 5,155억 달러(약 7,499조 원)를 달성했다. 투자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은 28.91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4.13배를 기록하며 성장 기대감을 반영했다. 엔비디아의 대중국 출하 재개는 국내 반도체 제조 기업에도 실적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엔비디아 칩에 탑재되는 차세대 메모리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급 물량 증가가 기대된다. KB증권 등 국내 증권업계에 의하면 엔비디아는 RTX 프로 5500 생산량 확대를 위해 삼성전자를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에 GDDR7 공급 확대를 공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구매 희망 수량 보고 지시가 최종 승인 및 즉각적인 출하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허용 물량과 최종 승인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 재무부와 상무부가 RTX 프로 5500 제품에 대해 추가적인 수출 통제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향후 미·중 당국의 공식 행보와 물량 계약 체결 추이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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