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만원 돌파한 삼성전자…10억 달러 쏟아부은 '비장의 카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6곳이 미국 신생 인공지능 인프라 전문 기업에 10억 달러 규모의 대형 투자를 단행하며 인공지능 인프라 생태계의 핵심 주체로 부상했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KKR이 설립한 AI 인프라 전문 기업 헬릭스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에 공동 투자를 확정하고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망을 아우르는 글로벌 거점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삼성전자 / 삼성전자

이번 투자는 부품 단순 공급자에 머무르지 않고 데이터센터 건립부터 전력망 공급, 설비 운용까지 이어지는 인프라 생태계 전반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2026년 6월 출범을 공식 발표한 헬릭스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개발과 운영, 기저 및 탄력 전원 발전 사업, 송배전 망 구축, 광통신망 네트워크 구성을 통합 제공하는 전문 인프라 기업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경영자 출신인 아담 셀립스키가 대표를 맡아 경영을 총괄하며 KKR의 전문 인프라 운용 인력 170여 명과 전력·데이터센터 분야 베테랑진이 대거 합류했다.

인공지능 서비스가 일상과 산업 전반으로 급격히 확산됨에 따라 방대한 연산을 처리할 데이터센터와 이를 가동할 전력 확보가 최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데이터센터가 첨단 연산의 핵심 생산기지라면 전력 인프라는 생산기지를 구동하는 필수 동력원으로 평가받는다. 헬릭스는 인공지능 인프라 확장의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꼽히는 전력 공급 병목(공정이나 흐름이 막혀 전체 진행이 둔화하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자체 발전 시설 투자와 함께 미국 대형 전력 회사 비스트라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헬릭스의 초기 창립 투자자 명단에는 삼성 관계사뿐만 아니라 세계적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미국 전력사 비스트라, 쿠웨이트 투자청(KIA) 등 글로벌 핵심 기업과 중동 국부펀드가 이름을 올렸다. 삼성그룹은 이러한 파트너십을 계기로 GPU 클라우드 서비스(고성능 그래픽 처리 장치를 연동해 대여해 주는 서비스), 소버린 AI(국가나 기업이 자국의 데이터와 주권을 지키며 자체 구축하는 인공지능), 코로케이션(데이터센터의 서버 공간과 서버용 인프라를 대여하는 서비스) 등 다양하게 진화하는 데이터센터 사업 모델 전반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 뉴스1

각 계열사의 고유 역량을 결합한 집단적 대응 체계도 가동된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최첨단 고성능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를 기민하게 공급해 글로벌 AI 연산 인프라 구축을 뒷받침한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2025년 인수한 데이터센터 공조 전문 자회사 플랙트그룹(데이터센터 공조 및 열 관리 전문 기업)의 기술력을 활용한다. 플랙트그룹은 공기 냉각 시스템부터 액체 냉각용 냉각분배장치(서버의 열을 액체로 직접 식혀주는 냉각 분배 장치)까지 다각화된 냉각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14개 생산기지와 65개국 공급망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증설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데이터센터 건립과 발전 시설 분야에서 설계·조달·시공(프로젝트의 기획부터 건설까지 일괄 수행하는 방식) 전문 역량을 발휘해 대규모 프로젝트 수행을 맡는다. 삼성SDS는 데이터센터 설계와 구축, 운용 사업을 비롯해 GPU 클라우드 서비스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국내 최고 수준의 전력사용효율(데이터센터 전체 전력 중 IT 장비가 실제로 사용하는 전력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 기술을 자체 데이터센터 및 국가 AI 컴퓨터 센터에 적용 중이다. 삼성SDI는 24시간 가동되는 서버 시스템에 필수적인 무정전전원장치(갑작스러운 정전 시 비상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와 배터리 백업 유닛(BBU, 데이터센터 전원 공급 중단 시 정전을 방지하는 보조 배터리 장치) 분야의 초고출력 배터리 공급망을 더욱 넓혀갈 계획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투자 자금 조달과 금융 자산 운용 측면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제공한다.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발표가 이뤄진 9월 29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00원(0.93%) 오른 272,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거래량은 22,584,550주를 기록했으며 시가총액은 1,593조 1,109억 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소진율은 46.52% 수준을 유지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견조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삼성그룹은 헬릭스 및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다각적 협력을 통해 단순 부품 공급사를 넘어 글로벌 인프라 생태계 구축을 직접 주도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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