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몸값 한 달 새 4배 뛴 인스팅트에 투자…Suno까지 AI 접점 넓힌다
창가 사무실 책상에서 투자 안내판과 현금 다발을 두고 악수하는 모습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네이버가 미국 AI 비서 스타트업 인스팅트(Instinct)와 AI 음악 생성 기업 Suno에 투자한 사실이 알려졌다. 인스팅트는 메타의 뮤즈(Muse)와 경쟁하는 서비스로 부상한 곳이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AI가 쇼핑·예약·창작 등 일상 전반으로 파고드는 가운데 네이버가 차세대 이용자 접점이 될 해외 AI 기업에 선제적으로 발을 걸치고 있다.

네이버의 미국 투자 조직인 네이버벤처스(Naver Ventures)가 이번 투자를 맡았다. 인스팅트의 기업가치는 9월 말 기준 100억 달러(약 13조 3,100억 원, 1달러 1,331원 기준)로 평가된다. 8월 25억 달러에서 한 달 만에 4배로 뛴 수치다.

인스팅트 시리즈B에 합류…세 주 만에 2억 5,000만 달러

2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벤처스는 8월 말 인스팅트의 시리즈B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이 라운드는 벤처캐피털 인덱스벤처스(Index Ventures)와 벤치마크(Benchmark)가 공동으로 이끌었고 2억 5,000만 달러가 모였다. 네이버가 투입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인스팅트는 8월 초 시리즈A에서 7,5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시리즈B는 그로부터 3주 뒤에 성사됐다. 투자 라운드 두 개가 한 달도 되지 않는 간격으로 이어진 셈이다.

인스팅트는 지난해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됐다. 개인용 AI 비서를 만드는 회사로 문자나 음성 명령만으로 항공권 예약, 식료품 주문, 구독 해지 같은 작업을 처리한다. 초대를 받은 사람만 쓸 수 있는 방식인데도 9월 중순 기준 이용자가 10만 명을 넘었다.

몸값은 빠르게 뛰었다. 인스팅트의 기업가치는 8월 25억 달러에서 9월 말 100억 달러로 4배가 됐다. 메타의 뮤즈와 맞붙는 경쟁자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음악 작업실에서 노트북 파형을 확인하며 건반을 연주하는 모습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간접 투자한 Suno…이용자 1억 명·연 반복 매출 3억 달러

네이버벤처스는 Suno의 시리즈D에도 참여했다. 5월에 진행된 이 라운드에는 미국 벤처캐피털 펀드를 거쳐 간접적으로 투자했다. 인스팅트와 달리 펀드를 통한 방식이라는 점이 다르다.

Suno는 가사나 장르 같은 프롬프트(AI에 내리는 지시문)만 입력하면 보컬과 반주를 갖춘 완성곡을 만들어 주는 AI 서비스다. 2월 기준 누적 이용자는 1억 명이었고 유료 구독자는 200만 명이었다. 올해 연간 반복 매출(ARR)은 3억 달러에 이르렀다.

기술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한 AI 음악 생성 기업의 대표 사례라는 평가가 소스에 담겼다. 구독 모델로 매출이 쌓이고 있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되는 곳이다.

포털의 핵심 기능을 건드리는 AI 비서

네이버가 두 회사와 관계를 넓히는 이유는 AI가 전통적인 인터넷 플랫폼의 역할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검색 결과를 훑고 쇼핑 사이트에서 상품을 고르는 대신 전 과정을 AI 비서에 맡기면 어떻게 될까. 이용자와 거래를 잇는 주도권이 포털에서 AI 서비스로 넘어갈 수 있다.

콘텐츠 영역도 마찬가지다. AI는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네이버의 핵심 사업이 검색·쇼핑·콘텐츠라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성장 기회이면서 기존 사업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이다.

시장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츠는 세계 서비스형 AI 시장이 2024년 127억 달러에서 2034년 1,787억 달러로 약 14배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11개사로 넓힌 네이버벤처스 포트폴리오

네이버는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고 검색·쇼핑 서비스를 고도화하면서 해외 유망 기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외부 투자로 새로운 사업 모델의 단서를 찾겠다는 접근이다. 그 중심에 있는 조직이 네이버벤처스다.

네이버벤처스는 작년 6월 설립됐다. 약 1년 반 만에 포트폴리오를 11개사로 늘렸다. 인스팅트와 Suno 같은 소비자 대상 서비스뿐 아니라 기업용 AI 에이전트(스스로 여러 단계의 업무를 수행하는 AI) 개발사 인차지와 네토미가 들어 있다. AI 모델 기업 앤트로픽과 AI 반도체 기업 포지트론AI에도 투자했다.

AI 인프라부터 최종 이용자용 서비스까지 폭넓게 걸쳐 있는 구성이다. 네이버가 어느 한 지점에 집중하기보다 여러 층에 분산해 베팅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를 대표할 서비스가 결국 어떤 형태가 될지 아직 불분명하기 때문에 외부 투자를 통해 네이버의 선택지를 넓히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은 인스팅트 건처럼 세부 조건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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