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테슬라 합치면 비트코인 30,221개…상장사 6위, 합병은 아직 탐색 단계
로켓과 자동차가 그려진 벽면 앞에서 금화 더미를 바라보는 남성 — AI 자료 이미지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테슬라와의 합병 아이디어를 “좋은 생각”이라고 평가하자 두 회사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두 회사가 가진 비트코인을 합치면 30,221개로 기업 보유량 기준 상위권에 오른다. 같은 시기 비트코인 가격은 8만 4,000달러대로 올라섰다.

합치면 30,221 BTC…상장 비트코인 보유사 6위권

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6월 30일 기준 비트코인 18,712개를 보유하고 있다. 테슬라는 같은 날짜 기준 11,509 BTC를 갖고 있다. 두 회사의 분기 공시에 나온 수치다. 둘을 더하면 30,221 BTC가 된다.

코인텔레그래프는 합병 회사가 상장 비트코인 보유 기업 가운데 6위에 오를 것으로 전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불리시(Bullish)보다 많은 물량이다. 디크립트(Decrypt)도 합병 회사가 상위 소수 보유사에 들어가지만 마이클 세일러의 스트래티지(Strategy) 등 몇몇 기업에는 못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크립트는 30,221 BTC를 비트코인 가격 8만 3,000달러 안팎 기준으로 약 25억 달러(약 3조 3,000억 원, 1달러 1,327원 기준)로 계산했다. 두 회사가 채굴 기업이 아닌 만큼 비채굴 기업 보유량으로는 최상위권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두 회사의 합산 취득 원가는 약 10억 달러이고 코인당 평균 매수가는 3만 5,000달러 안팎이라는 계산이다.

사무실 유리 테이블 위 서류를 짚은 손과 비트코인 모양 금화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스페이스X 비트코인, IPO 서류로 처음 드러났다

두 회사 가운데 스페이스X 쪽이 더 인상적이다. 스페이스X의 18,712 BTC는 6월 상장(IPO)을 앞두고 제출한 증권신고서(S-1)가 나오기 전까지 사실상 시장에 보이지 않았다. 비상장사 안에서 수년간 조용히 쌓인 물량이 뒤늦게 확인된 셈이다. 블록체인 추적 업체들이 스페이스X 지갑으로 분류하던 물량의 두 배를 넘는다.

합병은 비트코인 자체에는 아무 영향을 주지 않는다. 두 회사 모두 매수나 매도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스페이스X가 마지막으로 코인을 움직인 것은 과거 몇 해 전이고 테슬라는 변동이 없다고 보고했다. 두 회사 모두 보유량을 그대로 유지해 왔다는 얘기다.

바뀌는 것은 지배구조와 회계다. 가장 눈여겨보는 기업 비트코인 물량 가운데 하나가 단일 상장 법인 아래로 들어가면 분기마다 공시 대상이 된다. 비트코인 하락 때 테슬라가 손실을 반영하게 만든 공정가치 회계도 그대로 적용된다.

머스크 “확정 아니다”…테슬라 주주 과반 찬성이 관문

머스크는 콜에서 합병 가능성을 낮춰 말하기도 했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합병이 확실하다고 가정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과장이라고 생각한다”는 취지였다. 두 회사가 주주 요청에 따라 독립 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꾸렸지만 거래 조건에는 합의하지 못했고 합의한다는 보장도 없다고 했다. 머스크 본인은 이해 상충 당사자여서 논의에 참여하지 않는다.

가장 큰 관문은 테슬라 주주 투표다. 머스크는 “테슬라 쪽에서는 투표한 주식이 아니라 전체 주주 주식의 50% 찬성이 필요하다”며 “달성하기 꽤 높은 허들”이라고 말했다. 합병이 성사되면 테슬라는 그록 개발사 스페이스XAI(옛 xAI)와 소셜미디어 X와 한 그룹이 된다. 스페이스X는 X를 2월에 인수했다.

머스크는 협력 분야로 초지능 소프트웨어 개발과 반도체 설계, 테라팹, 로봇공학을 꼽았다. 스타마인드 위성군을 활용한 궤도 물량 수송과 연결성도 거론했다. 합병 회사는 시가총액 약 3조 5,000억 달러의 기술 대기업이 될 전망이다. 다만 보유량 합산은 어디까지나 가정이며 거래는 탐색 단계에 머물러 있다.

비트코인 8만 4,000달러대…ETF 자금도 돌아왔다

비트코인 매거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수요일 뉴욕 오전 8만 4,588달러 가까이 올랐다. 이후 8만 4,461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24시간 기준 약 2%, 7일 기준 약 3% 상승한 수준이다. 스페이스X의 실적 호조와 머스크의 합병 발언이 위험자산 선호를 되살렸다는 설명이다.

스페이스X는 6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비트코인 매거진은 사상 최대 규모의 IPO라고 전했다. 3분기 매출 146억 달러가 시장 추정치를 크게 웃돌자 기술주가 올랐다. 비트코인은 과거 위험자산이나 나스닥과 함께 움직인 적이 많지만 올해는 금과 비슷하게 움직였다. 통화 가치 하락에 대비해 자산을 사들이는 이른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다시 뜨거워진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에도 자금이 돌아왔다. 코인글래스 자료로는 월요일과 화요일 블랙록·피델리티·그레이스케일 등의 펀드에 5억 4,900만 달러 넘는 돈이 새로 들어왔다. 8월에는 미 재무부가 정부 부채 환매 규모를 두 배 넘게 늘리겠다고 밝힌 뒤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최근 3년 사이 가장 좋은 분기 상승세를 보였고 8월 기준으로는 역대 세 번째로 좋은 달이었다.

다만 2025년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 6,080달러와 비교하면 아직 30% 넘게 낮다. 분석가들은 올해 대부분을 약세장으로 보낸 비트코인이 다시 강세장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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