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다음 달 ‘에이전트 프로필’ 도입…AI가 대신 산 물건을 고객 구매와 분리한다
월마트 매장에서 상품을 담은 카트를 미는 여성과 앞쪽 전자 단말기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월마트(Walmart)가 소비자 대신 AI 에이전트가 물건을 사 주는 길을 공식화한다. 에이전트는 스스로 판단하고 목표를 추구하는 AI 프로그램을 뜻한다. 월마트는 수요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내고 ‘에이전트 프로필(Agent Profiles)’을 다음 달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 기능을 쓰면 고객은 월마트와 샘스클럽(Sam's Club) 앱에서 자신이 고른 AI 앱을 연결해 쇼핑을 맡길 수 있다. 월마트는 “명확한 권한, 통제, 보호 장치”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고객이 지출 한도를 정하거나 구매 때마다 승인하도록 설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계정 공유 방식에서 ‘전용 프로필’로

월마트에 따르면 이미 일부 고객은 AI 에이전트에 자신의 계정 접근 권한을 주고 쇼핑을 맡기고 있다. 문제는 이 경우 고객이 직접 한 구매와 에이전트가 한 구매를 구분할 수 없다는 점이다. 월마트는 이런 불투명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에이전트 프로필을 내놓았다.

새 기능을 쓰면 고객은 에이전트마다 별도의 승인된 프로필을 만들 수 있다. 고객 계정 안에서 각 에이전트와 그 구매 내역이 고객 본인의 구매와 분리돼 표시된다. 미디어포스트(MediaPost)는 이 프로필을 신용카드에 가족을 추가 카드 소지자로 등록하는 것에 비유한 월마트의 설명을 전했다. 계정 주인이 한도를 정하고 사용 내역을 확인하는 구조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차이도 있다. 에이전트는 고객이 설정한 권한과 지출 한도 안에서 자기 프로필로 쇼핑한다. 고객은 언제든 이를 끌 수 있다.

식료품 매장 통로에서 장바구니 위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모습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첫 쇼핑 시도 때 자동 생성…승인 방식은 두 가지

월마트가 공개한 절차는 4단계로 정리된다. 쇼핑 요청은 고객이 고른 외부 AI 도우미나 비서 앱에서 시작된다. 에이전트가 월마트나 샘스클럽에서 고객 대신 처음 쇼핑을 시도하면 ‘월마트 에이전트 게이트웨이(Walmart Agent Gateway)’가 전용 에이전트 프로필을 자동으로 만든다. 프로필은 인증 정보와 연락처를 정리한 디지털 요약본이다.

구매 승인 방식은 두 가지 중 고를 수 있다. 하나는 구매마다 고객의 승인을 받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고객이 정한 한도 안에서 에이전트가 알아서 사는 방식이다. 한도 예시로는 50달러, 100달러, 200달러가 제시됐다. 이 금액은 어디까지나 예시이며 고정된 구간이 아니다.

월마트는 에이전트 게이트웨이도 함께 내놓는다. 에이전트가 웹 브라우저로 월마트 사이트를 돌아다니는 대신 프로토콜 방식으로 직접 쇼핑하게 해 효율을 높이는 도구다. 관련 보도 중 하나는 이 프로토콜을 ‘Model Text Protocol’로 표기했다. 에이전트 개발사를 위한 별도 페이지도 월마트닷컴에 마련됐다. 에이전트를 만드는 업체는 이 페이지에서 게이트웨이 접근을 신청할 수 있다. 미디어포스트는 월마트가 에이전트 쇼핑을 위한 이용약관도 함께 마련했다고 전했다.

스파키·알렉사 경쟁 속 연말 쇼핑철 겨냥

유통업계에서는 AI를 소비자 쇼핑 경험에 끼워 넣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아칸소 온라인(Arkansas Online)은 월마트의 ‘스파키’와 아마존의 알렉사를 사례로 들었다. 월마트의 조치는 이 흐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외부 AI 앱이 직접 월마트에서 구매하도록 문을 여는 성격이다.

전미소매협회가 앞서 3월 발표한 연구는 AI 에이전트가 소매업을 두 갈래로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나는 생산성을 높이고 통찰을 제공하는 내부 활용이다. 다른 하나는 고객을 대신해 쇼핑하고 구매하는 외부 활용이다. 보고서는 “기회와 위험이 전례 없이 크다”며 “결단력 있게 움직이는 소매업체는 수년간 이어질 우위를 쌓을 수 있다”고 짚었다. 반대로 머뭇거리는 곳은 뒤처지거나 AI 기반 위협에 대비하지 못한 채 침해를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기도 연말 쇼핑철과 맞물린다. 미디어포스트는 에이전트 프로필이 연휴 성수기가 다가오는 시점에 출시된다고 전했다. 어도비는 올해 미국 소비자의 온라인 지출이 2751억 달러로 6.7% 늘 것으로 추정했다. 사이버먼데이는 하루 150억 달러 넘게 쓰는 가장 큰 온라인 쇼핑일로 남고, 블랙프라이데이는 129억 달러로 9.2% 늘며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어도비는 소비자가 AI 도구와 소셜 인플루언서를 통해 할인과 제품 정보를 찾는 흐름이 강해질 것이라고 봤다.

“경쟁 우위는 단기전일 수 있다”

월마트는 게시글에서 “에이전트로 쇼핑하는 것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며 그럴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이를 선택한 고객에게는 처음부터 명확한 통제와 보호 장치를 넣어 가장 신뢰받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전면 도입이 아니라 선택 사항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아칸소대 샘 M. 월튼 경영대학의 제이콥 예이츠는 목요일 이메일 답변에서 편의성이 소비자 채택의 가장 큰 동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AI·분석 담당 교육 조교수이자 월튼 AI 펠로다. 예이츠는 “AI 에이전트는 가격과 평점, 리뷰 등 개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에 맞춰 상품을 비교해 쇼핑을 쉽게 만들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예이츠는 우위가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대화 안에서 바로 쇼핑하게 하면 월마트가 경쟁 우위를 얻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더 많은 소매업체가 이런 플랫폼에 들어오고 소비자가 업체 간 비교를 할 수 있게 되면 가격·상품 구색·편의성 같은 전통적 경쟁 요소가 다시 중요해진다고 설명했다.

월마트의 기술 중심 행보는 이미 이어져 왔다. 아칸소 온라인에 따르면 월마트는 지난해 12월 주식 상장처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으로 옮겼다. 공급망 관리부터 고객 경험까지 AI와 자동화를 폭넓게 접목하는 ‘기술 중심 소매업체’로의 전환을 보여 준 조치였다. 미디어포스트는 월마트가 2003년 초 무선주파수식별 기술을 일찍 도입한 소매업체 중 하나라고 짚었다. 에이전트 프로필의 정확한 출시일은 보도에서 확인되지 않았고, 월마트는 다음 달 중 선보인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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