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에 0~10점 ‘준비도 점수’ 도입, 첫 점수 보려면 7일 밤 차고 자야 한다
거실 탁자 앞에서 스마트워치를 찬 손목을 들어 올린 모습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애플워치에 하루 컨디션을 0점부터 10점까지 숫자로 보여주는 ‘준비도(Readiness) 점수’가 들어왔다. 수면의 질과 신체 활동, 바이탈(생체 신호) 추이를 합산해 오늘 운동을 얼마나 소화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기능이다. 스포츠 워치에서 인기를 끌던 회복 지표를 애플이 자사 워치에 가져온 셈이다. 다만 첫 점수를 보려면 조건이 있다. 호환 모델이 있어야 하고 워치를 차고 7일 밤을 자야 한다.

첫 점수까지 7일 밤, 호환 모델은 S11 칩 탑재 기기

톰스가이드(Tom's Guide)에 따르면 준비도 점수는 현재 애플의 최신 S11 칩을 탑재한 모델에서만 쓸 수 있다. 목록에 오른 기기는 애플워치 시리즈 12와 애플워치 울트라 4 두 종이다. 매체는 앞으로 다른 모델이 추가될 가능성도 열어뒀다.

설정 과정은 단순하다. 아이폰의 피트니스 앱에서 요약 탭으로 들어가 화면 오른쪽 위의 프로필 아이콘을 누른다. 이어 ‘건강 세부 정보’에서 나이와 몸무게, 키를 입력하면 된다. 일일 활동·바이탈·수면 추적도 켜져 있어야 하는데 기본값은 켜짐이다. 워치에서 각 앱을 열었을 때 최근 데이터가 보이면 정상이고, 꺼져 있으면 켜라는 안내가 뜬다.

핵심 조건은 착용 기간이다. 첫 점수를 만들려면 7일 연속으로 워치를 차고 자야 하고 하룻밤에 최소 4시간은 수면 기록이 잡혀야 한다. 낮에도 착용해야 활동 데이터가 정확해진다. 7일이 지나면 워치에 새로 생긴 준비도 앱에서 점수를 확인할 수 있다. 앱 아이콘은 분홍색과 초록색 눈금이 들어간 파란 원이다.

나무 탁자 위 스마트폰 옆에서 82점이 표시된 시계를 찬 손목 — AI 자료 이미지

네 구간으로 나뉘는 점수와 실시간 갱신

점수는 네 구간으로 나뉜다. 0~1점은 ‘회복(Recover)’, 2~4점은 ‘페이스 조절(Pace Yourself)’, 5~7점은 ‘준비됨(Ready)’, 8~10점은 ‘도전(Go for it)’이다. 숫자가 낮을수록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이고 높을수록 강도 높은 운동을 해도 된다는 뜻이다.

첫 점수가 나온 뒤에도 값은 고정되지 않는다. 톰스가이드는 점수가 하루 동안 계속 갱신된다고 설명했다. 운동과 움직임, 낮잠, 심박수가 모두 실시간 점수에 영향을 준다. 워치 홈 화면에는 준비도 점수 위젯도 올릴 수 있다. 새 시리 AI 위젯, 실시간 걸음 수 위젯과 나란히 배치할 수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울트라 4 리뷰에서 이 기능의 성격을 이렇게 짚었다. 준비도 앱은 활동과 바이탈, 수면을 살핀 뒤 격렬한 운동이나 스트레스가 많은 하루에서 몸이 제대로 회복됐는지 판단한다. 가디언은 점수와 함께 운동 준비 상태에 대한 조언이 제공되며, 레이스나 목표를 앞두고 훈련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건강 지표가 평소 기준선에서 벗어나면 점수에 반영된다는 설명도 사진 설명에 실렸다.

점수의 밑천은 센서 변화, 심박은 5분에서 5초 간격으로

가디언 리뷰에 따르면 준비도 점수를 뒷받침하는 것은 울트라 4 뒷면의 업그레이드된 센서다. 낮 동안 심박수를 5초마다 측정한다. 이전 세대 애플워치는 5분마다 측정했다. 심박 변이도도 이제 밤뿐 아니라 낮에도 잰다. 이 수치가 새 회복 지표로 들어간다. 센서가 놓인 뒷면 돔은 부채꼴 모양의 새 디자인으로 바뀌었고 움직임 중 신뢰도를 높였다고 한다.

바이탈 앱도 달라졌다. 원래 밤사이 수치를 보던 앱이 이제 낮에도 작동해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평가한다. 심박수와 HRV가 평소 기준선을 벗어나면 몸에 부담이 쌓였거나 아픈 징후일 수 있다고 알려준다. 가디언은 시리 모듈러 워치 페이스의 ‘톱 타임리’ 위젯도 의외로 유용했다고 적었다. 아침에는 바이탈을 가장 앞에 띄우고 일정이 있으면 캘린더를 보여준다. 타이머가 돌아가면 타이머를, 비가 오기 시작하면 날씨를 보여주는 식이다.

울트라 4는 S11 칩으로 여러 세대 만에 의미 있게 빨라진 첫 애플워치로 소개됐다. 본체와 화면, 색상, 디자인은 이전 버전과 같고 무게만 약 1g 늘었다. 가디언은 48시간짜리 사용 주기를 넘어 일반 사용 기준 배터리가 79시간까지 갔다고 밝혔다. 워치가 충전 없이 사흘째 낮까지 버텼다는 뜻이다. 이전 세대보다 일반 사용에서 약 6시간 길다.

충전 속도 2배, 하지만 핵심 AI 기능은 연말 대기

충전 속도도 올랐다. 자석식 충전기 출력이 이전 세대 5W에서 10W로 높아졌다. 가디언 테스트에서는 1시간 안에 82%, 90분 안에 100%까지 충전됐다. 대부분은 사흘에 한 번 충전하면 되고 저전력 모드를 쓰면 더 늘어난다. 다만 가디언은 주요 어드벤처 워치 경쟁 제품의 ‘일주일 이상’ 배터리와 비교하면 한참 뒤처진다고 지적했다.

가격은 영국 기준 749파운드(약 133만 원, 1파운드 1,773원 기준)부터다. 비교 대상으로 시리즈 12는 369파운드(약 65만 원)부터, SE 3는 219파운드(약 39만 원)다. 가민 피닉스 9는 860파운드(약 152만 원)부터로 소개됐다. 배터리는 완충 1,000회 이상 사용해도 최초 용량의 80% 이상을 유지하도록 설계됐고 교체비는 95파운드(약 17만 원)다. 파손 수리비는 539파운드(약 96만 원)이며 제품에는 재활용 소재가 45% 넘게 쓰였다.

울트라 4는 watchOS 27을 탑재했고 시리즈 9와 울트라 2 이후 모델까지 같은 운영체제를 쓴다. 새 시리와 개선된 AI 도구 일부는 지금 쓸 수 있다. 사운드 인식 접근성 기능과 빨라진 샤잠도 포함된다. 반면 가디언이 ‘판도를 바꿀 수도, 논란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한 오디오 인텔리전스 기능은 아직 꺼져 있다. 출시 시점은 ‘2026년 말’로 예고됐다.

시리 리캡은 하루 종일 대화를 받아 적어 AI 요약본으로 전달하는 기능이다. 오디오를 녹음하지 않고 전체 대본도 남기지 않으며 텍스트 요약만 보관한다. 라이브 되감기는 최근 15초 분량의 대화를 대본으로 보여줘 놓친 말을 확인하게 해준다. 톰스가이드 설명과 달리 가디언은 이 기능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울트라 4를 애플이 만든 최고의 스마트워치로 평가했다. 다만 올해 신제품군의 주요 기능이 아직 켜지지 않아 작년 모델과 기본적으로 같은 제품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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