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이 대통령 리브라 코인 사건, 판사가 종결…피의자 11명 중 신문받은 사람은 0명
법정 책상 위 판사봉과 강아지 문양 금빛 동전, 서류철과 휴대전화가 놓인 모습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아르헨티나 연방법원 마르셀로 마르티네스 데 조르지(Marcelo Martínez de Giorgi) 판사가 10월 23일(현지시각)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 여동생 카리나 밀레이를 겨냥한 리브라(LIBRA) 밈코인 형사 사건을 종결했다. 로이터는 법원 기록을 근거로 판사가 사기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결정은 밀레이 남매와 미국 사업가 헤이든 데이비스(Hayden Davis) 등 피의자 11명 전원에게 적용된다. 다만 결정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피해 투자자들이 소송 당사자 자격을 되찾으려는 이의 절차도 남아 있다.

판사가 든 근거: 대통령 지위만으로 사기는 아니다

판결문은 60쪽 분량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판사는 연방검사 에두아르도 타이아노(Eduardo Taiano)의 불기소 요청을 받아들였다. 근거 조항은 아르헨티나 형사소송법 336조 3항으로, 조사 대상 사건이 범죄를 구성하지 않을 때 적용된다. 11명 가운데 누구도 피의자로서 공식 신문을 받은 적이 없다.

판사는 밀레이의 대통령 지위가 X 게시물의 파급력을 키웠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로이터가 전한 판결문 표현으로는 출시에 “더 큰 영향력”을 줬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사정이 “그 자체로 사기 계획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적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판사는 최종적인 손익 배분만으로 사기를 추정해서는 안 된다고도 경고했다.

공직 남용 혐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언박스드 크립토(Unchained)가 번역한 판결문에 따르면 판사는 프로젝트와 연결된 공적 행위나 공적 자원 사용을 찾지 못했다. 카리나 밀레이에 대해서는 대통령 접근권을 대가로 돈을 받은 중개인 역할을 했다는 구체적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인포바이에(Infobae)는 수사팀이 사업 로비스트 마우리시오 노벨리(Mauricio Novelli)의 휴대전화에서 서명 없는 문서와 메모를 확보했지만 충분한 증거가 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휴대전화 화면의 하락 그래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습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99억 원이 아닌 9,900만 달러가 빠져나간 사건의 전말

사건의 출발점은 2025년 2월이다. 밀레이는 X에서 당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코인 리브라를 추천했다. 솔라나 기반 토큰인 리브라는 아르헨티나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민간 프로젝트로 소개됐고 게시물에는 웹사이트와 컨트랙트 주소가 담겼다. 코인데스크와 언박스드에 따르면 밀레이는 2월 14일 게시물을 올렸다. 시가총액은 그날 밤 45억 6,000만 달러까지 올랐다가 상장 11시간 안에 94% 넘게 빠졌다. 이 수치는 코인텔레그래프가 덱스스크리너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것으로 언박스드가 전했다.

밀레이는 게시물을 지우고 프로젝트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당시 “선의로 행동했다”며 정치적 경쟁자들이 상황을 이용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프로젝트의 세부 내용을 알지 못했고 알게 된 뒤에는 더 홍보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연구자들은 토큰 개발자와 연결된 지갑 8개가 약 9,900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마켓플레이스에서 인출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핀테크 협회는 당시 이 사건이 개발자가 투자금을 끌어모아 가격을 띄운 뒤 지분을 팔아치우는 ‘러그풀’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스로를 “출시 자문”이라고 소개한 데이비스는 폭락 뒤 1억 달러에 가까운 자산을 보유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위법 행위를 부인해 왔다.

미국에서도 먼저 기각…동결 자금은 이미 풀렸다

미국 뉴욕 연방법원에서도 별도의 투자자 집단소송이 먼저 마무리됐다. 제니퍼 로숀 판사는 9월 29일 메테오라와 전 최고경영자 벤저민 차우, 켈시어 측에 대한 소송 기각 신청을 받아들였다. 원고 오마르 헐록과 아누즈 메타의 수정 소장 재제출 요청도 허용하지 않았다.

기각 사유는 청구마다 달랐다. 켈시어 측에 대한 사기와 사기 공모 청구는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해 기각됐고 나머지 청구는 관할권 부족으로 기각됐다. 차우와 메테오라에 대한 청구는 소송 요건 미비로 기각됐다. 소장은 ‘재소 불가’ 조건으로 기각됐다.

자금 동결도 이미 풀린 상태였다. 로숀 판사는 2025년 5월 지갑 두 곳의 USDC를 동결했다. 언박스드는 서클이 5월에 5,700만 달러 상당의 USDC를 동결했다고 전했다.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판사는 같은 해 8월 피고들이 동결 기간 제한을 지켰다고 보고 5,760만 달러의 동결을 풀었다. 당시 투자자들은 1억 달러 이상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 해제는 토큰 구매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이 아니었다.

아직 확정 아니다…미완의 증거와 남은 이의 제기

언박스드는 결정이 확정된 뒤에야 기록을 보관 처리하도록 돼 있다고 전했다. 판사는 7월 3일 투자자 5명을 사적 원고 자격에서 제외했다. 연방 항소 재판부는 9월 4일 이를 유지했다. 이들은 9월 16일 연방형사파기법원에 복권을 요청했다. 언박스드는 결과나 추가 항소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인포바이에도 이 이의 절차가 계류 중이라고 보도했지만 이것이 종결 결정 자체가 뒤집혔다는 뜻은 아니다.

수사가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니었다. 이 사건을 다뤄온 라 나시온(La Nación)의 우고 알코나다 몬 기자는 일부 증거 수집 조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수사팀이 정식 라이선스 기술 도구를 갖추지 못해 블록체인 추적 일부도 끝내지 못했다. 관련 기업들의 답변도 부분적이었다. 팩트체크 매체 체케아도에 따르면 밀레이와 노벨리가 출시 즈음 연락한 것은 확인됐지만 통화 내용은 밝혀내지 못했다.

비판도 나왔다. 경제범죄 연구·예방센터의 페드로 비스카이 사무총장은 종결이 성급하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 단체는 소송에 법정 조언자(아미쿠스 큐리이)로 참여했다. 리브라를 조사한 하원 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막시밀리아노 페라로 의원은 피의자를 공식 신문하지 않은 점을 비판했다. 사법 관계자들이 조사를 방해했다고도 주장했으나 이는 정치적 반응으로, 판결이 확인한 사실은 아니다.

밀레이의 반격: “이제 누가 나에게 보상하나”

밀레이는 판결 직후 X에 입장문을 올렸다. 라 나시온에 따르면 그는 기자와 정치적 반대 세력이 수사를 이용해 자신의 정권을 흔들려 했다고 비난했다. “이제 누가 나에게 보상하느냐”고 물었고 토큰 출시 이후 1년 8개월 9일 동안 거짓말과 중상, 모욕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알코나다 몬 기자를 비롯해 카를로스 파그니, 파울리노 로드리게스(Paulino Rodríguez), 나탈리아 볼로신(Natalia Volosín), 루이스 노바레시오 등 5명을 실명으로 지목했다.

그는 라 나시온 그룹이 세금 문제로 정부를 압박하려 했다고도 주장했다. 크립토뉴스는 검토한 자료만으로는 이 주장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밀레이는 정치·언론의 압박에 맞선 사법부를 치켜세웠다. 인포바이에에 따르면 그는 아구스틴 라헤(Agustín Laje)가 이끄는 싱크탱크 파라 재단(Fundación Faro) 행사에서도 보상 요구를 되풀이했다. 제도적 경로로 자신을 몰아내려는 시도가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별도 성명으로 결정을 환영했다. 이프로페시오날에 따르면 성명은 선거가 있던 해에 밀레이의 이미지를 깎으려는 시도였다고 주장했다. 카리나 밀레이도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진실이 이겼다고 밝혔다. 대통령 고문 산티아고 카푸토도 결정을 환영하고 비판 세력이 사건을 이용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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