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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주요 대기업 오너 일가 200여 명이 그룹사 지분을 대거 매매하거나 증여받은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약 5조 원에 달하는 계열사 주식을 확보하며 순취득 규모 1위를 기록했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명예 관장의 지분 처분 물량을 집중적으로 넘겨받은 영향이며, HD현대와 일진글로벌을 비롯한 주요 그룹에서도 승계와 지배력 안정을 겨냥한 수천억 원대 지분 이전이 동시에 전개됐다.

기업 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6년 지정 공시대상기업집단 오너 일가 중 지분 변동이 확인된 222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연간 주식 순취득 규모는 4조 9524억 원으로 집계됐다. 조사는 지난 22일까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내역을 바탕으로 진행됐으며, 거래 단가가 기재되지 않은 건은 변동일 종가를, 연내 완료 예정인 거래는 공시 금액 또는 공시일 종가를 적용했다.
이재용 회장의 지분 취득은 홍라희 전 명예관장과의 거래에 집중됐다. 이 회장은 1월 2일 홍 전 관장으로부터 삼성물산 지분 180만 8577주(당시 종가 기준 4431억 원)를 증여받으며 포문을 열었다. 이달 들어서는 홍 전 관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 766만 7100주를 1조 9206억 원에 장외 매수했다. 다음 달 12일에는 삼성전자 주식 1115만 8000주(공시일 종가 기준 2조 5887억 원)를 추가 증여받는다. 증여와 장외매수를 병행해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대폭 강화하는 구조다.
2위는 정기선 HD현대 회장이다. 정 회장은 올해 5978억 원(취득 기준 5987억 원 상당) 규모의 계열사 주식을 확보했다. 지난달 3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으로부터 HD현대 보통주 280만 주를 증여받은 것이 핵심이다. 이동섭 일진글로벌 회장은 4741억 원을 투입해 친족들이 들고 있던 일진 지분 25.0%를 지난달 30일 사들이며 3위에 올랐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3841억 원, 정경선 현대해상 부사장은 2412억 원어치의 지분을 사들여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분 처분 부문에서는 홍라희 전 관장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홍 전 관장의 주식 매각 및 증여 규모는 총 8조 600억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61.4%인 4조 9524억 원 규모의 주식이 장남인 이재용 회장에게 귀속됐거나 이전될 예정이다. 상속세 납부와 세대교체를 병행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자금 마련 목적으로 연내 9440억 원 규모의 SK㈜ 지분을 처분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성년자 오너 일가로의 조기 증여도 두드러졌다. 조사 대상 가운데 20세 미만 오너 일가 30명이 취득한 주식 총액은 574억 8000만 원이다. 미성년 취득액 1위는 2023년생 구건모(3세) 군이다. 구동휘 LS MnM 대표의 아들이자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의 손자인 구 군은 올해 총 145억 2000만 원어치의 주식을 취득했다. E1 주식 약 6억 원어치를 직접 매입한 데 이어 조부인 구 의장으로부터 약 139억 원 규모의 주식을 증여받았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 조재현(2012년생·14세) 군은 총 133억 원을 기록해 미성년 2위에 자리했다. 갤럭시아에셋매니지먼트 유상신주(기업이 자금을 확충하기 위해 새로 발행하는 주식) 130억 원어치와 갤럭시아에스엠 지분 약 3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의 아들 정연선(2011년생·15세) 군은 KCC글라스 주식 86억 8000만 원어치를 장내 매수해 3위를 기록했다.
재계의 대규모 주식 거래는 상속세 재원 마련, 지배구조 개편, 책임경영 강화라는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그룹별 지분 이전 방식과 세대 간 이동 경로가 공시를 통해 투명하게 드러나면서 향후 경영권 승계 구도와 계열 분리 작업 역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편 28일 유가증권시장(KRX) 장 마감 기준 주요 관련 종목의 종가는 삼성전자가 전 거래일 대비 2만 원(9.01%) 상승한 24만 2000원, SK하이닉스가 15만 원(11.19%) 오른 149만 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HD현대는 8900원(6.53%) 오른 14만 5100원, 효성은 5800원(4.83%) 상승한 12만 6000원, LS는 6500원(3.01%) 상승한 22만 2500원, KCC글라스는 200원(0.93%) 오른 2만 1800원을 기록했다. 넷마블은 전 거래일 대비 100원(0.30%) 내린 3만 35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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