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미국 정부 지원 분디부교 에볼라 백신 개발 참여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정부 산하기관의 지원을 받는 분디부교형 에볼라바이러스 백신 개발·생산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백신 공정 확장과 대량생산을 맡는다.

프로젝트에는 비영리 바이오메디컬 연구기관인 국제에이즈백신추진본부(IAVI)와 힐레만 연구소가 함께한다. 미국 보건복지부(HHS) 산하 전략대비대응청(ASPR)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이 최대 9900만달러(약 1310억원)를 지원하며, 이 가운데 초기 지원금은 3600만달러(약 477억원)다.

지원금은 임상 1상을 포함한 임상·규제 활동, 대유행 대응용 백신 생산, 보건 안보를 위한 공급에 쓰인다. 변이 바이러스주에 대응하는 백신 개발도 함께 추진한다.

분디부교 바이러스는 에볼라바이러스의 한 종류다.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 등지에서 확산하고 있으며, 질병관리청 집계로는 이달 말까지 1만명 넘는 환자가 발생했고 그 가운데 48%가 숨졌다. 현재 이 바이러스에 특화된 백신이나 전용 치료제는 없다. 참여 기관들은 1회 접종으로 빠르게 면역을 형성하는 백신을 목표로 삼았다.

이번 에볼라 유행은 규모가 크다. 지난 25일 기준 콩고민주공화국의 누적 확진자는 1만60명, 사망자는 4887명으로 집계됐다. 역대 두 번째 규모의 에볼라 유행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분디부교 바이러스 감염증은 발열과 근육통으로 시작해 구토·설사와 장기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중증 감염병이다. 현지 분쟁 상황과 방역 불신이 겹치면서 2018~2020년 유행 때보다 초기 확산 속도가 빠르다는 분석도 나왔다.

SK바이오사이언스 송도 본사 전경. /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와 IDT의 협업은 올해 들어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유럽 집행위원회 산하 보건·디지털 집행기구(HaDEA)가 추진하는 차세대 독감 패치 백신 개발 과제에 IDT, 호주 백사스와 함께 선정됐다. 초기 지원 규모는 1290만 유로이며 상업화 단계까지 가면 최대 2억2500만 유로로 늘어난다.

3월에는 IDT가 MSD의 차세대 에볼라 백신 완제 생산 계약을 맺어 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거점 역할을 굳혔다. 6월에는 미국 CDC와 주사형 로타바이러스 백신 후보물질 라이선스 계약을 맺기도 했다.

실적에서도 IDT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난해 매출은 6514억원으로 전년 대비 144% 늘었는데, IDT 실적이 연결로 반영된 영향이 컸다. 회사는 올해 1월 인천 송도 글로벌 R&PD 센터로 본사와 연구소를 옮겼다. 3772억원을 들인 이 센터에는 연구에서 공정 개발까지 한곳에서 할 수 있는 파일럿 랩이 들어서 있다.

다만 백신 개발은 임상 결과와 규제 심사에 따라 일정이 바뀔 수 있다. 이번 BARDA 지원금도 확정된 초기 금액은 3600만달러이고, 나머지는 단계별 성과에 따라 집행되는 구조다.

역할은 기관별로 나뉜다. IAVI가 전체 프로그램을 총괄하며 임상 개발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규제기관 대응을 맡고, 힐레만 연구소는 초기 임상시험용 백신 생산과 기술 이전을 담당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생산 공정 확대와 대량생산을, 독일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 IDT 바이오로지카는 무균 충전부터 최종 제품까지 완제 공정을 수행한다.

IDT 바이오로지카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24년 지분 60%를 인수한 독일 백신·바이오의약품 생산기업이다. 올해 2분기에는 IDT의 생산량 증가와 원가 개선에 힘입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영업적자 폭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개발 플랫폼은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Q)를 받은 자이르 에볼라 백신과 같은 재조합 수포성 구내염 바이러스(rVSV) 기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머크(MSD), 힐레만 연구소,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등과 차세대 자이르 에볼라 백신 개발과 제조 공정 개선도 추진해 왔다.

이번 사업은 CEPI 지원으로 IAVI와 힐레만 연구소가 진행해 온 백신 개발을 보완·확대하는 성격이다. 마크 파인버그 IAVI 회장은 "BARDA 지원금은 백신 후보물질의 가능성과 파트너들의 역량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감염병 백신 포트폴리오도 넓히고 있다.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개발한 주사형 로타바이러스 백신 후보물질의 기술이전 계약도 맺었다. 회사는 다음 달 5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감염병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면 백신 개발과 생산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프로젝트 참여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IDT의 연계 역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성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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