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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과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16년 동안 이어온 의약품 판매 제휴를 헬스케어 전반의 협력으로 넓힌다. 유한양행은 30일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헬스케어 혁신과 국내 보건의료 생태계 발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두 회사의 협력은 2010년 고혈압 치료제 '트윈스타' 국내 공동판매에서 출발했다. 이후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와 '자디앙' 등 주요 치료제의 국내 공급과 판매로 범위를 넓혔고, 최근에는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에 머물던 협력을 뇌혈관질환 영역까지 확장했다.

이번 협약은 세 갈래 축으로 짜였다. 기존 사업 협력을 넘어선 헬스케어 혁신과 생태계 발전,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의 상호보완적 전문성을 결합한 환자 치료 혜택 확대, 지속가능한 보건의료 생태계 조성과 환자 가치 증진을 위한 공동 협력 기반 마련이다.
구체적인 협력 분야로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환자 지원 프로그램, 질환 인식 개선과 조기 진단 활동, 의학 교육과 과학적 교류, 환자 접근성 개선 등이 거론됐다. 판매 중심이던 관계를 환자 관리와 의학·과학 협력까지 아우르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치료 영역에서는 심혈관·신장·대사질환(CRM)이 중심에 선다. 양사는 이 분야를 비롯한 주요 영역에서 혁신 의약품 도입, 임상·의학·과학적 협력, 실사용 근거(RWE) 생성 등의 방안을 함께 찾기로 했다. 협력을 실제로 굴릴 조직으로는 공동 실무협의체를 꾸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유한양행이 축적해 온 연구개발 및 사업 역량과 국내 보건의료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국내 환자들의 치료 혜택 확대와 보건의료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나마리아 보이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대표는 "의약품 공급을 넘어 헬스케어 혁신과 보건의료 생태계 전반으로 협력의 지평을 넓히고 국내 환자와 사회에 지속가능한 가치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협약은 유한양행이 3분기 실적을 내놓은 직후 나왔다. 유한양행은 지난 28일 공시에서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043억원, 영업이익 33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0%, 영업이익은 50.8% 늘었다. 약품사업 매출은 3738억원으로 4.5% 증가했고, 프로바이오틱스를 중심으로 한 헬스케어 사업부 실적도 개선됐다.
베링거인겔하임 제품은 유한양행 약품사업의 한 축이다. 증권가에서는 자디앙과 트윈스타가 약가 인하 영향을 받았는데도 약품사업 매출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협약이 기존 제품 판매를 넘어 신규 품목 도입으로 이어질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시장 반응이 마냥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폐암 신약 '렉라자'의 해외 판매 로열티 유입 속도가 기대보다 더디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일부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낮췄고, 실적 발표 당일 주가는 3.4% 내렸다. 기존 사업의 수익성은 좋아졌지만 신약 성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유한양행으로서는 다국적 제약사와의 협력 폭을 넓혀 안정적인 도입 품목 매출을 지키는 동시에 연구개발 성과를 기다리는 구도다. 국내 제약사와 글로벌 제약사가 판매 대행을 넘어 임상과 디지털 헬스케어까지 함께 설계하는 사례가 늘어날지도 업계가 지켜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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