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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사지 말라는 말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출시 열흘 만에 해외에서 화면 파손 사례가 잇따른 데다 유명 유튜버들의 내구성 테스트에서도 힌지와 화면이 버티지 못하면서다.

아이폰 듀오는 지난달 출시됐다. 미국 출고가는 1999달러, 국내 출고가는 256GB 모델 기준 329만원이다. 출시 직후 호주에서는 한 구매자가 화면을 20번도 펼치지 않았는데 약 여섯 시간 만에 내부 화면이 접히는 선을 따라 갈라졌다는 사례가 나왔다. 이 구매자는 힌지 안쪽에서 무언가 걸리는 느낌과 함께 파열음이 났다고 전했다. 외부 충격 흔적은 없었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네 번 정도 접었을 뿐인데 힌지가 뻑뻑해졌다. 힘을 주자 큰 소리가 났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외 IT 매체들은 이 현상에 '크랙게이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구독자 1000만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 '제리릭에브리싱'의 내구성 테스트 결과는 더 처참했다. 진행자 잭 넬슨이 먼지와 모래를 뿌리자 이물질이 힌지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아이폰 듀오는 끝까지 접히지 않았다. 아이폰 듀오는 자석으로 양쪽 화면을 붙여 닫는 구조인데 힌지에 낀 먼지 때문에 자석이 붙지 못한 것이다. 반대 방향으로 굽히자 내부 화면에 지워지지 않는 녹색 선이 생겼다. 이후 화면과 터치는 작동을 멈췄다. 넬은 “7년 전 1세대부터 폴더블폰을 테스트해 왔다. 대부분은 살아남았다”며 "아이폰 듀오는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테스트한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 시리즈에서는 이런 파손이 없었다고 했다. 아이폰 듀오는 IP68 등급의 방수·방진 인증을 내세우고 있다.
수리 전문 업체 아이픽스잇이 형광 분말을 넣고 접었다 펴는 실험을 한 결과도 비슷했다. 접착제로 밀봉된 전자회로 쪽은 막혔지만 먼지 일부가 힌지의 움직이는 부품까지 들어갔다. 아이픽스잇은 힌지 중앙 지지대가 제대로 내려가지 않으면 안쪽으로 휘는 화면에 압력이 몰려 파손될 수 있다는 가설을 내놨다. 정확한 파손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낙하 실험을 한 유튜브 채널 '폰버프'에서는 1.5m 높이에서 네 번 떨어뜨리자 내부 화면 왼쪽이 작동하지 않았다.
국내 테스트에서도 힌지는 물과 먼지를 막지 못했다. 유튜브 채널 '오목교 전자상가'가 시험 연구소에서 아이폰 듀오 512GB 모델의 방수·방진 성능을 시험했다. 그 결과 내부 디스플레이 가장자리와 힌지 안쪽에서 침수가 확인됐다. 힌지 양쪽에는 본체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방수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제작진은 "애초부터 힌지가 뚫리는 걸 전제로 만든 걸로 보인다"며 힌지 상태를 ‘옹달샘’과 ‘워터파크’라고 표현했다. 방진 시험 뒤 분해한 힌지 안쪽은 먼지로 가득했다. 기기는 정상 작동했지만 힌지 나사에 발린 윤활유에 먼지가 엉겨 붙어 접는 기능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커뮤니티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나온다. '아이폰 듀오는 전형적인 애플 1세대 제품입니다. 사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3일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 올라왔다. 발매일부터 아이폰 듀오를 쓰고 있다는 작성자는 힌지 구조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그는 "폴더블폰에 제일 중요한 힌지 부분 방진·방수가 아예 안 되는 구조"라며 "당장 양품을 받아서 잘 쓴다고 해도 언젠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설계"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기 기기는 양품이지만 전 세계 유튜버들이 분해하고 테스트한 결과를 보면 오래 쓸 수 있는 폰이 아니라는 생각만 든다고 했다. 결국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55만원을 내고 애플케어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문제도 지적했다. 작성자는 "지금까지 전 모델 아이폰을 쓰면서 이렇게 대놓고 UI 버그를 경험한 건 처음"이라며 "자기들 홍보와 달리 얼마나 준비 안 하고 급하게 냈는지 매일 실감한다"고 썼다. 이어 "다른 폴더블폰들이 8년간 정답지를 다 알려줬는데 기가 막히게 제일 중요한 부분만 피해서 만들었다"며 "반품할 수 있으면 반품하는 게 좋고 1세대는 거르는 게 제일 좋다"고 했다.
댓글에서는 방수 성능을 문제 삼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오목교 전자상가’의 시험 결과를 두고 "힌지는 아예 제외하고 메인보드만 방수·방진되는 구조"라며 "이걸 고객한테 공개하지 않고 그냥 IP68이라고 광고하는 건 사기 아닌가 싶다"고 했다. 작성자는 "물은 조심한다 치더라도 주머니에 넣고 빼고 하면 먼지는 계속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문제없더라도 1, 2년 차가 되면 시한폭탄일 것"이라고 했다.
애플의 과거 1세대 제품 논란을 떠올리는 반응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아이폰4를 처음 샀을 때가 떠오른다. 밴드게이트는 둘째 치고 떨어지면 바로 작살나는 유리몸이었다"고 썼다. 아이폰4는 2010년 출시 직후 특정 부위를 쥐면 수신 감도가 떨어지는 '안테나게이트'를 겪었다. 애플은 결국 무료 범퍼 케이스를 나눠 줬다. 2014년 아이폰6 플러스는 주머니에서 휘어지는 '벤드게이트'에 휩싸였다.
맥북 '나비식 키보드' 사례를 든 네티즌도 있었다. 그는 "나비식 키보드도 설계 결함인데 보증 연장, (같은 결함 있는 부품으로) 무상 교체를 해 주고 끝났다"며 "듀오도 보증을 연장해 주고 일정 기간 안에 입고되면 같은 부품으로 돌려막기 교체를 해 주고 끝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은 나비식 키보드 결함 집단소송에서 5000만달러를 내고 합의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접는 폰은 당연히 보험도 같이 가입해야 한다"며 "아이폰 가격은 정가에 애플케어 가격을 더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삼성전자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삼성전자 캐나다법인은 인스타그램에 아이폰 듀오의 화면 결함 위치를 가로지르는 밝은 선이 그려진 이미지를 올렸다. 문구는 "접는 건 우리에게 새로운 일이 아니다", "갤럭시 Z 폴드8로 갈아타라"였다.
클리앙의 한 네티즌은 "애플이 폴더블에 늦게 진입한 이유를 두고 ‘기술이 무르익어 화면 주름 없는 완벽한 제품이 준비되면 그때 나올 것’이라고 했던 팬보이들 뒤통수가 얼얼하겠다"고 했다. "다른 부품도 아닌 폴더블폰의 힌지에서 기계적인 이슈로 털리다니"라는 반응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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