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연루됐던 군인들 중 23명, 결국 징계에 '불복'하고 내린 결정

12·3 불법계엄 사태에 연루돼 중징계 처분을 받은 군 장성 다수가 국방부 징계위원회 결정에 불복하며 집단 항고에 나서면서, 군 내부 책임 규명과 사법 절차가 장기화 국면에 들어섰다.

8일 경향신문이 단독 보도한 내용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계엄 연루로 중징계를 받은 군 장성 등 31명 가운데 23명이 국방부 징계위 결정에 불복해 항고를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인사법상 항고는 징계권자의 처분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는 공식 절차로, 징계 수위의 적절성을 다시 심사받는 단계다. 나머지 8명 가운데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1명만 항고를 포기했고, 7명은 항고 여부를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계엄군의 국회 진입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받았다고 밝힌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왼쪽)과 곽종근 특전사령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전 계엄사령관) 등이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있다. 2014년 찍힌 사진. / 뉴스1

특히 2차 계엄 준비 의혹과 관련된 이른바 ‘계엄버스’ 구성 및 탑승에 관여한 육군 장성들의 항고가 집중됐다. 계엄버스 탑승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고현석 전 육군본부 참모차장은 파면 처분에 불복해 항고했고, 계엄버스에 직접 탑승했던 김상환 전 육군본부 법무실장 역시 강등 처분에 항고했다. 계엄버스에 탑승해 정직 처분을 받은 장성 9명 전원도 항고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계엄사령부 편성과 운영에 관여해 징계를 받은 인사들도 대부분 불복 의사를 밝혔다. 계엄 당시 계엄사령부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던 이재식 전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차장을 비롯해 김흥준 전 육군 정책실장, 조종래 전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 등 파면 처분을 받은 인사들이 모두 항고를 제기했다. 이들은 계엄 실행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중징계를 받았으나, 절차와 판단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형사 재판까지 받고 있는 고위 장성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지난달 중하순 파면 처분에 불복해 항고했다. 계엄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봉쇄 계획에 가담한 의혹을 받는 고동희 전 정보사 계획처장과 김봉규 전 정보사 중앙신문단장, 정성욱 전 정보사 100여단 2사업단장 역시 파면 처분 직후 항고 절차를 밟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던 날 새벽 무장 계엄군이 국회를 나서고 있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190명 중 찬성 190명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 뉴스1

현재까지 항고를 포기한 인사는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한 명뿐이다. 곽 전 사령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에서의 증언 내용 등이 참작돼 파면보다 한 단계 낮은 해임 처분을 받았으며,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최근 파면 처분을 받은 김현태 전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과 김대우 전 방첩사 수사단장, 이상현 전 특전사 제1공수여단장 등 7명은 항고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항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군인사법에 따르면 징계권자가 국방부 장관일 경우 항고를 심사하기 위한 항고심사위원회를 국방부에 둘 수 있다. 이번 계엄 연루자 징계를 국방부가 주관해온 만큼 항고 심사 역시 국방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8일 기준으로 항고를 제기한 23명에 대한 구체적인 심사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군 안팎에서는 항고 이후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군 간부 출신 변호사는 항고를 통해 징계 수위가 일부 조정될 가능성은 있지만 무혐의로 뒤집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다만 항고 단계에서 감경 처분을 받게 되면 이후 행정소송에서 절차적·법적 다툼을 이어가는 데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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