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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난방비가 단 한 푼도 나오지 않은 아파트 가구가 최근 5년간 전국에서 약 100만 가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난방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경우가 가장 많았지만, 예방 가능한 계량기 고장과 일부 고의 훼손 사례도 적지 않아 관리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아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간 동절기(매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 동안 한 달 이상 난방비를 전혀 납부하지 않은 아파트 가구는 총 96만8064가구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1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19만5914가구, 2021년 17만1476가구, 2022년 22만7710가구, 2023년 17만7391가구, 2024년 19만5573가구가 각각 한 달 이상 난방비를 내지 않았다. 해마다 규모에 차이는 있지만, 매년 수십만 가구가 ‘난방비 0원’ 상태를 경험한 셈이다.
난방비 미납 사유를 유형별로 보면 실제로 난방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여기에 공가, 장기 출타, 계량기 고장, 고의 훼손 등이 뒤를 이었다. 2024년 기준으로는 난방비 0원 가구 19만5573가구 가운데 실제 미사용이 13만1528건, 공가가 3만641건, 장기 출타가 4824건, 계량기 고장이 2만3443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계량기 고장은 매년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문제다. 동절기가 시작되기 전 사전 점검만 제대로 이뤄져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음에도, 관리가 느슨한 단지에서는 고장이 방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토부 관계자는 “난방비가 0원으로 부과될 경우 보통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방문 확인을 진행한다”며 “고장이 확인되면 수리를 하고, 사용량이 확인되면 추가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조치한다”고 설명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고의 훼손 사례다. 공식 집계만 봐도 2020년 26건, 2021년 17건, 2022년 29건, 2023년 82건, 2024년 1건으로 나타났다. 숫자 자체는 많지 않지만, 단 한 세대의 고의 행위가 다른 세대의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국토부는 고의 훼손이 확인될 경우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시정 요구, 난방비 추징, 경찰 고발까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중앙난방과 지역난방 구조에 있다. 이 방식의 아파트는 단지 전체에 공급된 총 열량에서 각 세대 계량기에 찍힌 사용량을 제외한 나머지를 공동 난방비로 나눈다. 특정 세대의 계량기가 멈춰 사용량이 0으로 잡히면, 그 세대가 실제로 사용한 열량은 고스란히 다른 입주민들에게 분담된다. 지난해 발간된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는 중앙 및 지역난방 주거시설 비중은 전국의 17.1%에 달한다. 지역난방이 14.6%, 중앙난방이 2.5%다.

실제 사례도 적지 않다.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가 지난해 12월 난방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난방비가 0원으로 집계된 세대가 134곳으로, 전체의 약 5%에 달했다. 장기 부재나 빈집도 있었지만, 계량기 노후로 인한 기계적 결함과 고의적인 조작·훼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형평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관리비 고지서에는 세대 난방비와 공용 난방비가 구분돼 표시된다. 난방을 사용했는데 세대 난방비가 0원이라면 이를 인지하지 못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리가 귀찮거나 요금을 아끼려는 심리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말이 장기간 거주한 주민들 사이에서 나오는 이유다. 성실하게 요금을 납부해 온 입주민 입장에서는 자신의 관리비로 이웃집 난방을 대신 부담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난방비 0원 논란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실제 미사용이라는 합리적인 사유도 분명 존재하지만, 계량기 관리 부실과 고의 훼손 가능성이 상존하는 구조에서는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 동절기 시작 전 계량기 점검 의무화, 고의 훼손에 대한 처벌 기준 명확화, 중앙·지역난방 구조의 비용 배분 방식 개선 요구가 동시에 제기되는 배경이다. 숫자상 난방비 0원 뒤에 숨은 비용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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