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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로 기름값과 공급 불안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차량 운행을 제한하는 ‘5부제’ 카드까지 검토에 들어갔다.

지난 17일 이재명 대통령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 5부제 등 차량 운행 제한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에너지 절약 노력을 범사회적으로 확산해야 한다며 필요할 경우 자동차 5부제나 10부제 등 수요 억제 대책을 조기에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미국과 이란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 유가 상승과 공급 차질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정부도 즉각 검토에 착수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차량 부제를 시행할 경우 적용 범위와 시기, 강도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관계 부처와의 협의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검토는 단순한 절약 권고 수준을 넘어 실제 차량 운행 제한까지 염두에 둔 대응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중동 상황이 예상보다 확대되고 있다며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고려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으로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국내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가 불안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추가 원유 공급선 확보와 함께 에너지 소비 자체를 줄이는 방안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차량 부제는 번호판 끝자리에 따라 특정 요일이나 날짜에 차량 운행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에너지 소비를 빠르게 줄일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으로 꼽히지만 국민 불편이 큰 만큼 실제 시행 여부는 상황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차량 부제는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근거해 시행할 수 있다. 해당 법은 에너지 수급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하거나 우려될 경우 정부가 차량 등 에너지 사용 기자재의 사용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민간까지 포함한 강제 시행은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국 단위로 민간 차량 운행이 제한된 사례는 1991년 걸프전 당시 약 두 달간 시행된 10부제가 사실상 마지막이다. 당시에는 자동차관리법에 근거해 강제 조치가 이뤄졌다.
이후에도 1997년 외환위기 당시 2부제 도입이 논의됐지만 실제 시행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2006년 고유가 시기에는 공공부문 중심의 요일제가 운영되는 데 그쳤다.

정부로서도 과태료 등 실질적인 제재를 도입하는 데 부담이 크다는 점도 변수다. 불편은 크지만 에너지 절감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제기된다.
현재도 공공기관에서는 승용차 요일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아도 주차 제한 정도의 제재만 있어 강제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민간까지 확대할 경우 장거리 출퇴근 차량이나 임산부 차량 등 다양한 예외를 둘 수밖에 있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이번 검토는 즉각 시행을 전제로 한 조치라기보다 중동 상황 장기화에 대비한 대응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에너지 수급에 큰 차질이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단계별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에너지 대책과 함께 추가 대응도 주문했다.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 추가 원유 공급선을 확보하고 필요할 경우 석유 제품 수출 통제와 원전 가동 확대 등 비상 대책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취약계층과 수출기업 지원을 위한 이른바 ‘전쟁 추경’의 신속한 편성과 집행도 강조했다.
정부는 중동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에너지 수급 안정과 민생 충격 완화를 위한 대응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차량 부제 도입 여부도 향후 국제 정세와 에너지 수급 상황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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