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이 해냈다…단종·엄흥도 실제 기록 담은 '이 유물' 최초 공개한다

"노산군(魯山君·단종)이 해를 입었을 때 아무도 거두어 돌보지 않았었는데, 그 고을 아전 엄흥도가 곧바로 가 곡하고, 관곽을 준비해 염하여 장사를 치렀으니…"(현종실록 1669년 기록 중)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을 타고 엄흥도 관련 고문서가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 배급 쇼박스)가 지난 15일 누적 관객 1320만 명을 돌파했다. / 연합뉴스

18일 국립중앙도서관은 1733년 병조에서 엄흥도의 후손에게 내린 '완문'(完文)을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서울 서초구 도서관 본관 1층 열린마당에서 열리는 특별전 '고문헌으로 보는 단종과 엄흥도'에서 전문 최초 공개한다고 밝혔다.

완문은 가로 205㎝, 세로 37.4㎝ 크기의 문서다. 영조(재위 1724~1776)의 명에 따라 엄흥도의 6대손 엄철업 등에게 군역과 잡역을 면제할 것을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도서관 측은 "국가가 엄흥도의 충절을 어떻게 기억하고, 그의 후손을 대우했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사료"라고 설명했다. 이 완문은 2019년 영월엄씨 충의공계 광순문 종친회로부터 기탁받아 보관해온 것으로, 이번 전시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1733년 발급한 '완문'(完文) 부분 /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전시에는 완문 외에도 관련 고문헌 6종이 함께 소개된다. 조선왕조실록 영인본을 통해 단종이 유배에 이르는 실제 역사적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이광수(1892~1950)가 집필한 역사 장편소설 '단종애사'의 1930년대 필사본과 1935년 인쇄본도 나란히 전시돼, 당시 대중에게 각인된 단종의 이미지를 살필 기회를 제공한다. 엄흥도의 행적을 집대성한 '증참판엄공실기'와 '충의공실기' 등 주요 문헌도 함께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13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의 열기가 실제 기록 유산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는 지난달 4일 개봉해 개봉 31일 만인 지난 6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어 지난 15일에는 1320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국내 개봉작 흥행 순위 10위에 올랐다.

'왕사남'은 2024년 '파묘', '범죄도시4' 이후 2년 만에 탄생한 천만 영화이자, 2020년대 비시리즈물 중 가장 빠른 천만 돌파라는 기록을 갖게 됐다.

흥행에 힘입어 단종의 유배지 강원 영월 청령포를 찾는 관광객도 급증하는 등 영화의 파급력이 오프라인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현혜원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과장은 "이번 전시가 영화를 통해 시작된 역사적 관심이 실제 기록 유산인 고문헌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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