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촬영으로 유명 벚꽃길 진입 막혀... 1년 기다린 관광객 분노 폭발
벚꽃길 막아선 촬영팀 / 연합뉴스, SNS, 유튜브 'TJB 뉴스'

전국적인 벚꽃 명소로 떠오른 부산의 개금문화벚꽃길이 최근 드라마 촬영으로 인해 통행이 제한되면서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큰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저녁 시간부터 새벽까지 이곳에서 넷플릭스(Netflix) 드라마 시리즈 촬영이 진행됐다.

특히 2일 오후 6시 30분부터는 주요 지점인 데크길 약 20m 구간이 완전히 막혔으며, 이로 인해 벚꽃을 감상하려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개금문화벚꽃길은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지만 오래된 마을의 풍경과 분홍빛 벚꽃이 어우러져 일본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장소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화제가 됐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손꼽히는 벚꽃 성지로 자리를 잡았으나, 벚꽃이 가장 아름답게 피어난 시기에 주요 구간이 통제되자 관광객들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통제된 구역은 사진 촬영을 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로 알려져 있으며 촬영을 위해 야간 조명마저 꺼지면서 관광객들의 원성은 더욱 높아졌다.

현장에서는 촬영 장비와 차량들이 좁은 골목길을 미리 점령하고 있어 통행 방해가 이어졌다.

서울에서 이곳을 방문한 한 시민은 "누군가는 벚꽃이 활짝 핀 이 길을 1년 동안 기다려 왔을 것인데 특정 드라마 제작사가 장소를 독점하고 촬영을 진행하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좁은 공간에 벚꽃을 보러 온 사람들과 드라마 촬영 현장을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뒤엉켜 안전사고가 일어날까 봐 매우 우려됐다. 유명한 관광지에서 굳이 사람이 많은 저녁 시간에 촬영을 강행했어야 했는지 의문이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SNS 상에서도 제작사 관계자들의 지나친 통제와 제한 때문에 즐거워야 할 벚꽃 여행을 망쳤다는 글들이 잇따랐다. 시민들은 누구나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공공장소인 벚꽃길을 제작사가 무슨 권리로 막아서는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촬영 사실에 대한 사전 안내가 매우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벚꽃길 입구에 걸린 현수막 하나가 안내의 전부였으며 통제 시간에 대한 정보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아 촬영이 이미 끝난 3일까지도 촬영이 계속된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혼선이 빚어졌다.

이번 사태를 통해 드라마나 영화 촬영 시 도로와 인도 점용에 대한 허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구조적인 문제도 드러났다.

제작사와 부산 지역의 촬영을 지원하는 부산영상위원회는 차가 다니는 도로가 아니라는 이유로 별도의 도로 점용허가를 받지 않았다. 대신 부산진구청과 경찰 측에 협조 요청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촬영을 허가할 때 지역 홍보 효과만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뿐 정작 주민이나 관광객이 겪게 될 실질적인 불편이나 안전사고 위험에 대해서는 세밀하게 검토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부산영상위원회 관계자는 "차도를 통제하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지자체와 경찰에 협조 요청만 하고 별도의 허가 절차는 거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촬영 주변 지역을 통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며 날씨가 좋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몰리는 바람에 일부 관광객들이 불편을 느낀 것 같다"고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촬영용 조명 차량이 소방차 전용 도로 앞에 주차되는 등 안전과 직결된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제작 편의만을 앞세운 무책임한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일각에서는 1년을 기다려 온 시민들의 소중한 휴식권이 제작사의 편의와 지자체의 홍보 욕심에 의해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평가와 공공 자산을 활용한 상업적 촬영이 시민들의 기본권을 어느 정도까지 제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명확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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