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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항공청(FAA)이 항공 업계의 고질적인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파격적인 채용 전략을 꺼내 들었다. 비디오 게임 이용자들을 차세대 항공교통관제사(ATC) 후보군으로 지목하고 대대적인 채용 캠페인에 돌입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홍보 이벤트를 넘어 오는 2028년까지 신규 관제사 8,900명을 현장에 배치하겠다는 FAA의 중장기 인력 확보 계획의 핵심 과제로 평가받는다.

뉴욕포스트와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FAA는 게임 이용자들이 평소 가상 환경에서 훈련해온 능력이 실제 항공 관제 업무와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멀티태스킹 능력, 초 단위로 변하는 상황에서의 신속한 판단력, 그리고 복잡하게 얽힌 정보를 한눈에 처리하는 역량이 관제 업무의 핵심 역량과 일치한다는 판단이다.
FAA는 이번 캠페인을 위해 미국 교통부(DOT)와 협력하여 제작한 영상을 전면에 내세웠다. 영상은 게임과 항공 관제의 유사성을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이 직무가 가상 세계가 아닌 수많은 승객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고위험 직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다. 화면 속의 움직임은 게임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단 한 번의 실수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원자들에게 강한 책임감을 요구하는 모양새다.
파격적인 보수 체계도 이번 채용의 큰 유인책이다. FAA는 항공교통관제사로 입사해 3년 차에 접어들 경우 평균 연봉이 15만 5,000달러(한화 약 2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학력 제한의 철폐다. 4년제 대학 학위가 필수 요건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함으로써, 특정 학벌보다는 실질적인 상황 대처 능력과 감각을 가진 인재를 우선적으로 선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현재 미국 항공교통 관제 시스템은 구조적 인력난으로 인해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FAA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현재 현역으로 활동 중인 관제사는 약 1만 1,000명이며, 교육 과정을 밟고 있는 인력은 4,000명 수준이다. 하지만 급증하는 항공 수요와 은퇴 인력을 고려하면 이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뉴욕 라과디아 공항 등 주요 거점 공항에서 관제 실수와 관련된 아찔한 사고들이 잇따르면서, 인력 부족이 항공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 점도 FAA가 채용에 속도를 내는 배경이 됐다.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은 이번 채용 캠페인에 대해 "항공 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관제사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채용 방식 역시 시대의 변화에 맞게 적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FAA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비디오 게임 경험이 풍부한 지원자들이 오클라호마시티의 FAA 아카데미에서 진행되는 엄격한 관제사 교육 과정을 통과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차원 공간에서 비행기의 고도와 속도, 간격을 실시간으로 시각화해야 하는 관제 업무의 특성이 비행 시뮬레이션이나 전략 게임의 메커니즘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FAA는 지난 1년 동안 역대 최대 규모의 신규 교육생을 선발하며 인력 확충에 전력을 다해왔다. 올해는 여기서 더 나아가 게임 이용자 층으로 채용 저변을 넓힘으로써 관제탑의 빈자리를 채우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는 기술적 숙련도뿐만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의 특성을 국가 안전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통합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FAA의 시도가 다른 고위험 직종의 채용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 학위보다는 실제 직무 수행에 필요한 인지 능력과 경험을 우선시하는 실용주의적 채용 기조가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FAA는 이번 대규모 채용을 통해 관제사들의 과도한 업무 부담을 줄이고, 나아가 미국 전역의 항공 안전 지수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8,900명의 신규 관제사가 현장에 안착하는 2028년까지, FAA는 게임기를 내려놓은 청년들이 실제 관제탑의 마이크를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과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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