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커칠 시위 벌인 동덕여대생 11명 재판행... "과잉기소다" 강력 반발
동덕여자대학교 학생들이 2025년 12월 9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정문 앞에서 제5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중앙운영위원회 주최 '공학전환에 대한 8000 동덕인 총투표 결과 전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당시 2025 학생총투표에는 전체 성원 6873명 중 3466명이 참여해 전체 투표인 중 85.7%가 공학전환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 뉴스1

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 시위에 참여한 학생 11명이 재판에 넘겨지자 재학생들이 검찰의 과잉기소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동덕여대 재학생연합(재학생연합)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재학생·졸업생·교지편집위원회·기소된 학생의 어머니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를 열었다고 뉴스1이 12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재학생연합은 "대학본부의 고소 취하와 처벌불원서 제출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학생 11명에 대해 업무방해·퇴거불응·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를 강행했다"고 규탄했다.

이어 "조원영 동덕여대 이사장 일가의 횡령과 족벌 경영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멈춰 섰다"며 "피의자의 사회적 지위와 권력에 따라 수사가 편파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소된 학생의 어머니 A씨는 "2024년 11월 동덕여대 공학 전환 사태 이후 딸의 삶이 완전히 무너졌다"며 "학교는 학생들을 보호하기는커녕 과장된 내용을 언론에 전달하며 오히려 학생들을 공격 대상으로 내몰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교 측의 고소 취하와 처벌불원서 제출 소식에 잠시 안도했지만, 딸이 본관 점거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결국 재판에 서게 됐다"며 "이 사회에는 내가 기대한 최소한의 정의조차 존재하지 않았다"고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

동덕여자대학교 정문. / 뉴스1

재학생연합은 대학 본부에 학생들에 대한 탄압 중단, 학내 언론·동아리 제재 중단,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 보장, 책임 있는 설명과 소통, 공학 전환 중단 등을 요구했다.

검찰이 기소한 학생들은 2024년 11월 11일부터 12월 3일까지 공학 전환 추진에 반대해 본관을 점거하고 래커칠 시위를 벌여 학교 재물을 손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이번 시위가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고 고발 등이 유효하다며 수사를 이어갔고, 지난해 6월 24일 학생 등 22명을 업무방해·퇴거불응·재물손괴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북부지검은 송치된 학생 중 11명을 업무방해·공동퇴거불응·공동감금·재물손괴 등 혐의로 지난달 25일 불구속 기소했다.

동덕여대 사태는 학교 측이 여자대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촉발됐다. 학교 측은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공학 전환을 추진했으나, 재학생들은 여대의 정체성과 교육 환경이 근본적으로 훼손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학생들은 학교 측이 공학 전환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재학생과의 충분한 논의나 동의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여대가 단순히 성별을 분리한 교육 공간이 아니라,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배우고 활동할 수 있는 고유한 교육 환경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공학 전환이 이뤄질 경우 이 같은 환경이 사라지고 여학생들의 교육 기회와 권리가 실질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집단적 저항으로 이어졌다.

학생들의 반발은 조직적인 시위로 번졌다. 재학생들은 학교 본관을 점거하고 건물 외벽 등에 래커칠을 하는 방식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수 주간 이어진 시위 과정에서 학교 측은 시위 참여 학생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후 수사와 기소로 이어지면서 사태는 법적 분쟁으로 확대됐다. 학교 측이 뒤늦게 고소를 취하하고 처벌불원서를 제출했지만 검찰이 기소를 강행하면서 재학생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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