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버스 기사 숨졌는데…버스 세워 '대참사 막은 승객', 직업이 역시

14일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달 18일 서해안고속도로 화물차 바퀴 이탈 사고 당시 버스를 갓길에 세워 추가 피해를 막은 승객 문도균(42) 씨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한 AI 이미지

당시 사고는 오후 3시 54분께 경기 평택시 포승분기점 부근에서 발생했다. 70대 A씨가 몰던 4.5톤 화물차의 바퀴가 진로 변경 중 이탈해 중앙분리대를 넘었고, 반대 차로를 달리던 시외버스 운전석 앞 유리를 강타했다.

이에 50대 운전기사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당초 운전기사가 부상 중에도 버스를 갓길로 안전하게 세운 것으로 알려졌으나, 버스 내부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실제로는 승객 문씨가 제동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조수석 쪽 4열에 앉아 있던 문씨는 기사가 쓰러지자 즉시 운전석으로 달려갔다. 문씨는 "나도 모르게 운전석 하단에 쪼그리고 들어가서 한 손은 브레이크 페달을 눌렀고 나머지 한 손은 운전대를 잡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여성 승객 한 명에게 우측 차로 상황을 살펴달라고 요청하며 버스를 서서히 갓길로 유도했다. 이내 그는 가드레일에 차체를 맞대며 차량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버스가 인근 SUV 차량을 가볍게 충격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탑승객 7명은 모두 큰 부상 없이 구조됐다.

실제 사고가 난 버스 / 연합뉴스-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화물차 운전자 A씨는 경찰 조사에서 "3차로에서 4차로로 진로 변경을 하다가 갑자기 '덜컹'하는 소리가 났다"며 "바퀴가 빠진 사실을 인지했으나 사고가 난 줄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고속도로 CCTV와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표창장 수여받은 문도균 씨 / 연합뉴스연-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사고 현장의 영웅 문씨는 제조업체의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안전관리를 업으로 삼고 있어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화물차 운전을 하시는 아버지께서 항상 2차 사고의 위험성에 대해 조언해 주신 것도 이번 사고 대처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시 승객들의 비명이 들리는 순간 몸이 먼저 움직였다"며, "누구라도 그 상황이었다면 저처럼 행동했을 것인데, 이렇게 큰 격려를 해주시니 영광스럽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황창선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수여식에서 "본인의 안위보다 타인의 생명을 먼저 생각한 문씨의 행동은 진정한 의인의 모습"이라며, "시민과 함께하는 치안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일깨워준 사례"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상) 혐의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상) 혐의는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일으켜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했을 때 적용되는 혐의이다.

본래 업무상과실치사상죄는 형법에 규정되어 있으나, 자동차 운전의 일상성을 고려해 이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피해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해당 특례법이 우선 적용된다.

일반적인 과실 사고의 경우, 운전자가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거나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했다면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돼 형사 처벌을 면할 수 있다.

그러나 소위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사고이거나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은 경우는 보험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뺑소니나 음주 측정 거부와 같은 특수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사망 사고(치사)의 경우,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와 별개로 정식 기소되어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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