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영국 국왕에게 받은 한정판 위스키가 대통령기록관에 없는 이유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1월 21일(현지 시각)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입장하며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건희 여사, 왼쪽은 커밀라 왕비. /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찰스 3세 영국 국왕에게 선물로 수령한 위스키가 대통령기록관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전자신문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영국을 방문했을 당시 찰스 3세로부터 받은 한정판 위스키 라프로익 15년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대통령기록관 측은 해당 위스키가 현재 기록관 내부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대통령비서실과 경호처 역시 "보유·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하며 행방을 알 수 없음을 시사했다.

당시 찰스 3세는 윤 전 대통령과의 오찬 일정을 화기애애하게 마친 직후 해당 위스키를 직접 전달했다.

라프로익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대표적인 스카치위스키 제품으로 평소 찰스 3세가 무척 즐겨 마시는 술로 널리 알려져 있다.

찰스 3세는 2008년 자신의 60세 생일을 성대하게 기념해 해당 증류소를 직접 방문했을 때 선물로 받은 귀한 한정판 제품을 윤 전 대통령에게 건넸다.

현행법상 대통령이 임기 중에 타국으로부터 받은 모든 선물은 대통령기록물로 엄격하게 지정돼 국가의 관리 아래 놓인다.

따라서 타 국가 정상이나 정부로부터 받은 선물 역시 예외 없이 원칙적으로는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기록관으로 의무 이관해야만 한다.

다만 대통령기록관의 자체적인 내부 지침을 자세히 살펴보면 주류나 식품처럼 영구적인 보존이 까다롭다고 판단되는 품목은 이관 제외 대상으로 예외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명확한 예외 조항이 마련돼 있지 않아 상위법과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설령 이 예외 지침을 현실적으로 인정한다고 치더라도 장기간 보관이 충분히 가능한 특성을 지닌 주류를 단순히 영구 보존이 어렵다고 섣불리 단정 지을 수 있느냐는 핵심 쟁점이 여전히 꼬리표처럼 남는다.

대통령기록관의 한 관계자는 전자신문에 "과거 대통령실이 해당 물품을 대통령기록관에 이관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생산 기관(대통령실)에서 주는 대로 이관을 받는다. 이관을 해야 우리가 받을 수 있다"면서 "19대 (대통령) 당시 (법안) 개정을 추진하다 여러 어려움으로 법이 개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구기록으로 책정되면 영구 보존해야 하는데 액체는 휘발성이 있어서 날아간다"며 "이러한 물리적 문제 때문에 주류를 보관하기 무척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라프로익 15년 위스키는 스코틀랜드 아일라 섬에서 생산되는 매우 독특하고 강렬한 향을 지닌 싱글 몰트위스키 중 하나다.

찰스 3세는 왕세자 시절부터 이 위스키의 열렬한 팬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증류소에 영국 왕실 조달 허가증인 로열 워런트를 직접 수여했을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2008년 그의 60세 생일을 기념해 증류소 측이 특별히 병입한 이 한정판 위스키는 전 세계 위스키 수집가들 사이에서도 엄청난 가치를 지닌 희귀품으로 평가받는다.

찰스 3세가 이처럼 본인에게 깊은 의미가 담긴 위스키를 윤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은 양국 간의 각별한 동맹 관계와 정상 간의 개인적인 친밀도를 동시에 강조하기 위한 외교적 배려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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