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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한 반도체 부품회사에서 신입 여직원을 추행하고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40대 남성 A씨가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6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구나영 판사) 심리로 결심 공판이 열렸다. 변호인은 "공소사실의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나, 강제추행과 폭행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강제추행 혐의의 행위는 거친 근무 환경 속 긴장을 풀어주려는 장난이었고 뒷무릎을 친 건 흔한 장난"이라고 주장했다. 또 "피고인은 동료들이 입을 모아 선처를 구하는 신망 두터운 기술자"라며 가족과 동료의 탄원을 고려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도 최후진술에서 "고인과 허물없이 지내면서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했고 경솔한 언행을 했다. 그것이 친근한 표현이라고 착각한 제 무지를 자책한다"며 "고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거나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을 대신해 유족에게 애도를 표하면서도 행위의 범죄성만큼은 끝까지 부정했다.
A씨는 2024년 5월, 갓 입사한 고 방유림(당시 26세)씨에게 "왜 목젖이 있냐"라고 말한 뒤 목 부위를 잡아 올리고 목덜미를 잡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자신의 앞무릎으로 방씨의 뒷무릎을 가격해 폭행한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신입 직원을 상대로 한 상습적 신체 접촉이었다.
방씨는 사건 직후 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고 민·형사상 고소를 진행했다.
그러나 신고 내용 중 일부만 괴롭힘으로 인정됐고, 직장 내 분리 조치도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 가해자와 사실상 같은 공간에서 근무를 이어가야 했던 방씨는 극심한 스트레스 끝에 2024년 12월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초기 수사에서 고소인이 사망하자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처분을 내렸다. 유족이 이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검찰이 재수사에 나섰고, 추가 증거를 확보해 작년 6월 A씨를 재판에 넘겼다.
법조계에서는 피해자 사망 이후에야 수사가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초기 대응 체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행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구조적 허점을 지적한다. 현재 근로기준법은 괴롭힘 신고 시 사용자가 조사와 분리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조치 이행 여부를 실질적으로 강제할 수단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직장 내 강제추행에 대해서는 피해자 보호 조치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피해가 지속·악화된다는 점도 이번 사건이 여실히 보여줬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년 및 취업제한 5년을 구형했다. 재판을 지켜보던 방씨의 어머니는 "피고인은 사건이 벌어지고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사과하지 않았다"며 "저게 무슨 반성이냐.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7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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