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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이 완연한 주말. 수많은 여행객이 오가는 고속도로 휴게소 한복판에 멧돼지 한 마리가 불쑥 나타났다. 성체로 보이는 멧돼지는 먼저 맞춤 의상실 유리문을 향해 머리로 수차례 들이받았다. 진입에 실패하자 이번에는 여자 화장실로 방향을 틀어 유리문을 들이받기를 반복했다. 다행히 유리문이 버텨 내부 진입은 모두 막혔지만 수많은 방문객이 오가는 휴게소 한복판에서 벌어진 까닭에 자칫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지난 18일 서울양양고속도로 가평휴게소에서 성체로 추정되는 멧돼지 한 마리가 출몰해 건물 내 맞춤의상실과 여자화장실 입구 유리문을 잇따라 들이받는 장면이 영상에 포착됐다. 루리웹 등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멧돼지는 맞춤 의상실 유리문을 머리로 반복해서 들이받았으나 진입에 실패했고, 곧이어 여자화장실 앞으로 이동해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두 곳 모두 유리문이 파손되지 않아 내부 진입은 막혔다. 멧돼지는 시력이 나쁜 반면 청각과 후각이 매우 발달한 동물이다. 유리문에 반사된 상을 인식하지 못하고 돌진했거나 냄새 등에 이끌려 건물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
영상엔 2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멧돼지를 피하는 아찔한 모습,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채 성난 멧돼지 옆을 지난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의 경우 멧돼지가 방향을 트는 바람에 충돌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가평휴게소는 서울양양고속도로에서 경기도와 강원도 경계 근방에 위치한 대형 휴게소다. 주말과 휴가철에는 수도권과 강원도를 오가는 차량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곳이다. 서울 방향으로는 이 휴게소가 사실상 마지막 대형 휴게소인 탓에 특히 주말에는 인파가 붐빈다.

봄철이 되면 멧돼지 활동 반경이 급격히 넓어진다. 멧돼지 출몰에 가장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계절이 바로 봄철이다. 멧돼지의 교미기는 11월부터 1월 사이이고, 임신 기간은 120일 내외다. 새끼를 낳는 출산기와 이후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포유기가 봄철에 걸쳐 있기에 이 시기 어미 멧돼지의 공격성이 연중 가장 강해진다. 어미 멧돼지는 새끼 곁에 있을 때 외부의 위협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며,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공격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봄철 멧돼지 출몰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공격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겨울 동안 먹이가 부족했던 멧돼지들이 봄이 되면 먹이 활동을 왕성하게 재개하면서 서식지에서 더 넓은 범위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이처럼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서 도로변이나 휴게소, 등산로 입구처럼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장소에까지 멧돼지가 진입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야생동물은 임신 상태이거나 새끼와 함께 있을 때 가장 예민하다. 새끼 멧돼지가 귀엽다고 접근하거나 쓰다듬으려는 행위는 어미를 자극해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도심 확장으로 인한 서식지 단절도 멧돼지 출몰 빈번화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속적인 개발로 기존 산림 경계가 단절되고 먹이 자원이 줄어들면서 야생동물이 인접 생활권으로 진입하는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은 도심지 내 야생동물 출몰로 인한 안전사고와 질병 발생 예방을 위해 무인기와 무인 카메라, 포획·조사 등을 통해 도심 출몰 멧돼지의 휴식·이동 경로를 조사해왔다. 그 결과 멧돼지는 남향에 경사가 가파르고 관목이 울창한 지역을 주로 휴식 공간으로 삼고, 텃밭과 사찰 주변을 먹이활동 공간으로 선호하는 것이 확인됐다. 가평 일대는 북한강을 끼고 산지가 발달해 있어 멧돼지 서식 환경에 부합하는 지역이다.

멧돼지의 신체 능력은 외형에서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위협적이다. 행동권은 지형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4~8km에 달하고, 때로는 30km 이상을 이동하기도 한다. 헤엄을 잘 쳐 수 킬로미터의 강을 건너는 경우도 있다. 산에서 출발한 멧돼지가 도로를 넘어 휴게소까지 진입하는 것이 결코 이례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다. 멧돼지는 아래턱의 송곳니가 일생 동안 계속 자라 날카로운 엄니를 이루며, 위협을 받거나 흥분했을 때 이를 주요 공격 수단으로 사용한다. 성체 멧돼지는 100kg을 넘는 경우도 많다. 정면으로 부딪힐 경우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국 각지에서 멧돼지로 인한 인명 피해와 위협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2018년 1월 경북 예천군에서는 60대 남성이 멧돼지 공격으로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멧돼지 관련 출동은 연평균 3000건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봄철은 야외 활동 인구가 늘어나는 시기이자 멧돼지의 번식·포유기와 겹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야생 멧돼지와 마주쳤을 때의 행동 요령을 숙지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멧돼지를 발견했을 때는 소리를 지르거나 위협적인 행동으로 흥분시켜서는 안 된다. 등을 보이며 달아나는 행동도 금물이다. 뛰거나 큰 소리를 내면 멧돼지가 오히려 놀라 공격할 위험이 높아진다. 가장 가까운 나무나 바위, 시설물 뒤로 신속하고 조용하게 몸을 피하고, 멧돼지의 주의를 끌지 않으면서 다음 행동을 지켜봐야 한다. 안전한 장소로 대피한 뒤에는 119나 시·군·구 담당 기관에 즉시 신고하는 것이 최선이다.
봄철 가평을 비롯한 수도권·경기 북부 일대 산지 인근을 찾는 여행객과 등산객들은 멧돼지 출몰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휴게소나 캠핑장, 등산로 입구처럼 산림과 접한 공간에서는 음식물 냄새가 멧돼지를 유인할 수 있는 만큼 음식물 쓰레기 관리에도 유의해야 한다. 야간 시간대에는 멧돼지 출몰 빈도가 더욱 높아지는 만큼 혼자 이동할 경우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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