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묻지마 살해' 피의자, 사이코패스 여부 내일(11일) 발표

광주에서 귀가하던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하고, 이를 돕던 남고생에게 중상을 입힌 피의자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결과가 조만간 공개될 전망이다.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 모 씨(24)가 지난 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 뉴스1

광주 광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24세 장모 씨를 대상으로 진행한 반사회적 인격장애, 이른바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결과가 오는 11일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TV는 경찰이 해당 검사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 결과 총점 40점 가운데 20점을 넘으면 통상 사이코패스로 분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이번 검사 결과와 함께 장 씨의 범행 동기, 사전 계획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장 씨는 여전히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진술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장 씨의 사건 전후 행적과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을 분석 중이다.

또 범행 하루 전인 지난 4일, 장 씨의 동료였던 외국인 여성이 경북지역 경찰서에 제출한 고소장과 관련한 조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 고소 내용이 범행 동기나 심리 상태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 씨는 지난 5일 0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길거리에서 17세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하고, 현장에서 피해자를 도우려던 남고생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광주경찰청은 지난 8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장 씨의 이름과 나이, 머그샷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장 씨가 즉시 공개에 동의하지 않아, 경찰은 관련 법률에 따라 5일 이상의 유예기간을 둔 뒤 오는 14일부터 광주경찰청 홈페이지에 신상정보를 공개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사건 당시 피해 여고생을 도우려다 흉기 공격을 당한 고교생 A 군의 인터뷰도 공개됐다. 10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A 군과 가족은 인터뷰 요청을 받고 며칠 동안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이후 A 군은 심각한 신체적 부상은 물론 정신적 충격까지 겪고 있는 상태다.

매체에 따르면 A 군은 범인의 얼굴이 반복적으로 떠오르고, 낯선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기만 해도 몸이 굳는 등 PTSD, 외상 후 스트레스 증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전북대학교병원에서 긴급 수술을 받은 뒤 목숨을 건졌고, 현재는 광주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A 군은 사건 당일인 지난 5일 0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서 비명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6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 인근 피습 현장에 추모 국화꽃이 놓여있다 / 뉴스1

그는 “처음에는 멀리서 연인끼리 싸우는 줄 알았다. 곧이어 ‘살려달라’는 비명이 들렸다. 비명소리에 그냥 몸이 먼저 움직였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A 군은 일면식도 없던 여고생 B 양이 흉기 피습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뒤 구조에 나섰다. 그는 “피해학생이 저를 보고 119를 불러달라고 했다. 119를 누르려고 휴대전화를 꺼내 내려다본 순간 흉기가 눈앞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후 장 씨는 A 군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A 군은 한 손에는 119 신고를 위해 꺼낸 휴대전화를 쥐고 있었고, 다른 한 손으로 흉기를 막으려다 손등이 크게 찢어졌다.

장 씨는 이어 A 군의 목 부위를 두 차례 찔렀다. A 군은 휴대전화를 쥔 오른손으로 범인을 밀쳤고, 장 씨가 잠시 멈칫한 틈을 타 현장을 벗어났다.

A 군은 의식이 흐려질 정도로 많은 피를 흘리면서도 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전화로 “사람이 칼에 찔렸다. 도움을 요청해달라”고 외쳤다.

당시 사건 현장에는 차량 한 대가 지나갔지만, A 군은 그 차량이 신고를 해줄 수도 있고, 범인과 공범일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털어놨다. 지인의 신고로 B 양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A 군 역시 긴급 봉합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 전북대병원으로 옮겨졌다.

A 군은 인터뷰 도중 숨진 여고생 이야기가 나오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작은 목소리로 “그 학생이 살았어야 했는데…안타깝고 또 안타깝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서 A 군은 당시 자신의 선택을 되짚기도 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무작정 뛰어들기보다는 먼저 신고하고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대응했다면…”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같은 상황이 오면 또 몸이 움직일 것 같다”며 “이유도 없이 여고생을 살해한 범인을 크게 처벌해야 한다. 최고로 무거운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시교육청은 광산구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A 군에 대한 의사상자 신청과 ‘자랑스러운 광주학생상’ 수여 절차 등을 검토 중이다. 또 보상금, 의료급여, 교육보호 등 지원 방안도 안내할 예정이다.

경찰 수사는 장 씨의 진술 신빙성과 범행의 계획성 여부를 밝히는 데 집중되고 있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결과까지 더해지면, 이번 사건의 범행 동기와 피의자의 심리적 특성에 대한 수사 방향도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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