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죽여버린다”…남극 장보고기지서 벌어진 흉기 위협 당시 상황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에서 월동 연구대원이 흉기로 동료 대원들을 위협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남극이라는 특수한 환경 탓에 사건 직후 곧바로 국내 이송이 어려웠지만 극지연구소는 국제 공조로 이송 수단을 확보해 해당 대원을 국내로 이송했다.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 자료 사진 / 해양수산부 제공, 뉴스1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오후 7시 20분께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에서 월동 연구대원 A 씨가 흉기를 들고 다른 대원들을 위협했다. 기지 책임자인 월동 대장 등은 즉시 A 씨를 다른 대원들과 분리했고, 다행히 인명 피해 없이 사건은 수습됐다.

JTBC ‘사건반장’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사건 당시 장보고과학기지 식당에서는 저녁 식사를 하던 대원들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급하게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제보자는 방송에서 “비상 무전이 울려 응급 상황인 줄 알고 내려가려 했는데 가해자가 칼을 들고 ‘다 죽여버린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대원들에게는 “방에 들어가 문을 잡고 절대 나오지 말라”는 안내가 내려졌다고 한다. 제보자는 “남극 특성상 문이 잠기지 않아 완전히 분리된 상황이 아니었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유튜브 'JTBC 사건반장' 방송 화면 캡쳐
유튜브 'JTBC 사건반장' 방송 화면 캡쳐

방송에서는 가해자가 사건 전 직접 흉기를 제작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제보자는 “당일 그라인더 소리가 들렸고 철판을 잘라 흉기를 만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극지연구소는 사건 직후 기지에 머무는 대원들의 안전을 고려해 A 씨의 비상 이송을 결정했다. 다만 당시 남극은 겨울에 접어든 시기라 항공기 운항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이에 연구소는 국제 공조를 통해 이송 수단을 확보했고 A 씨는 지난 7일 기지를 출발해 11일 국내에 도착했다.

현재 A 씨는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A 씨는 특정 대원들에 대한 불만을 품고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극지연구소는 사건 발생 직후 기지 체류 인원 전원을 대상으로 원격 화상 면담과 전문 심리 상담을 진행했다. 현재 장보고과학기지는 정상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보고과학기지는 남극 테라노바만 인근에 있는 우리나라 과학기지로, 세종과학기지에 이어 남극에 세워진 두 번째 상주 기지다. 월동 연구대원들은 혹한과 강풍, 제한된 교통 여건 속에서 장기간 외부와 떨어진 채 생활하며 기상·해양·빙하·생태 등 극지 연구와 기지 유지 업무를 함께 맡는다.

특히 남극의 겨울철에는 항공기 운항이 사실상 어려워 외부 이동이 제한되고 기지 안에서 공동생활을 이어가야 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번 사건은 이런 폐쇄적이고 고립된 환경에서 벌어진 흉기 위협 사건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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