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비판 자막 삭제하라…" 이은우 전 KTV 원장, 징역 5년 구형

계엄을 비판하는 정치인 발언 자막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에게 내란 특검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 / 뉴스1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원장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은 이 전 원장이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방송편집팀장 추모씨에게 "정치인 발언, 정당, 국회, 사법부 관련 뉴스는 KTV 방송 기조와 다르니까 다 빼라. 대통령 얘기, 포고령 같은 것만 팩트 위주로 넣어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담당 프리랜서 자막 요원 지모씨가 이를 거부하며 자막을 계속 송출하자, 이 전 원장은 방송보도부장 박모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삭제를 재차 지시했고, 결국 일부 자막이 화면에서 사라졌다.

특검팀은 "국민이 충격과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피고인의 범행은 국민 혼란을 가중했을 뿐 아니라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전하고 동조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방송 편성 책임자이자 국가공무원으로서 공정하고 균형적인 정보를 제공할 책무를 저버렸다는 것이다.

이 전 원장 측은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KTV 특성을 고려하면 방송법상 공정성 기준 적용이 완화돼야 하고, 설령 위법으로 인정된다 해도 형사처벌을 가할 수준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 전 원장도 최후진술에서 KTV는 권력을 견제·비판하는 일반 언론이 아니라 오직 정부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존재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국가기관이라고 했다. 정치 공방을 여과 없이 방송하는 것이 오히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선고는 다음 달 26일 진행된다.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 / 뉴스1

한편, 12·3 비상계엄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7분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선포한 것으로, 1979년 이후 45년 만의 비상계엄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명분을 내세웠다. 포고령을 통해 국회와 정당의 정치활동 일체를 금지하고, 언론·출판을 계엄사령부 통제 아래 두는 내용도 담겼다.

계엄군은 국회의사당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무장 병력을 투입해 점거를 시도했다. 그러나 국회는 계엄 선포 약 2시간 40분 만인 12월 4일 새벽 1시 1분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했고, 윤 전 대통령은 같은 날 오전 4시 30분 계엄 해제를 선포했다.

이후 법원은 12·3 비상계엄을 내란에 해당하는 친위 쿠데타로 인정했고, 헌법재판소는 2025년 4월 4일 재판관 8인 전원 일치로 윤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재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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