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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논의 [TF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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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높은 직장에 다니는 28세, 29세 딸 둘이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딸들이 내세운 이유는 단 하나. "나쁜 사람 만나 고생하느니 결혼 안 하고 지금처럼 행복하게 사는 게 낫다.“
글쓴이는 15일 82쿡에 ‘자녀가 다 결혼을 안한다고 선언했어요’란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딸들에게 결혼정보회사 도움을 받아보자고 제안했다가 "펄쩍펄쩍 뛰는" 반응만 돌아왔다고 했다. ”아빠 같은 남자도 있지 않느냐“고 하자 딸들은 "아빠는 거의 기적에 가까운 남자라서 기대하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고 한다.
글쓴이의 속사정은 복잡했다. 딸들 걱정에 더해 지나온 삶 전체에 대한 회의가 뒤엉켜 있었다.
"고생고생하면서 이제 좀 자산도 많아지고 노후 걱정도 없어졌는데 자식이 걱정이네요. 이 많은 재산 있으면 뭐 하냐고요. 아이들 물려줘도 애들이 우리 죽고 늙으면 그 아이들은 누가 돌봐주나요. 재산은 어떻게 되고요."
미래 걱정에 매달려 살아온 삶에 대한 자책도 털어놨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이들 어릴 때 맘껏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킬 걸. 왜 그리 궁상을 다 떨며 살았는지 모르겠어요. 후회와 죄책감에 갑자기 많아진 재산에 극도의 허무감이 듭니다. 이 재산을 아이들 어릴 때 썼으면 아이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나았을 텐데."

허무감의 뿌리도 직접 밝혔다.
"제가 돈에 집착이 있어서 돈 쓰면 화가 나서 정말 생계에 꼭 필요한 돈만 지출하고 아이들과 남편을 단속했거든요.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재산도 많고 미래에 대한 걱정도 없는데 자식이 걱정이네요. 오히려 재산이 이 정도 없었으면 지금도 전전긍긍하며 살면서 허무감에 무너지는 마음은 없었을까요. 이 공허감, 허무감, 미래에 대한 기대 없음…. 어떻게 할까요."
네티즌들의 반응은 공감보다 따끔한 지적 쪽으로 기울었다.
"돈에만 집착하더니 이번엔 결혼에 집착하는 것으로 바뀌겠네요"라는 댓글이 많은 공감을 받았다. 한 댓글은 "연봉 높은 취업한 딸, 딸들도 인정하는 완벽한 남편, 쓸 곳 없어 슬플 만큼 많은 돈까지 갖췄는데 이제 딸들 결혼으로 완성하면 되겠다 싶죠? 아니요, 제일 중요한 하나가 빠져 있어요. 그게 뭔지 찾아가는 게 숙제입니다"라고 썼다.
글쓴이의 삶의 방식이 딸들의 비혼 결심에 영향을 줬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래 걱정 때문에 생계 이외에 아무것도 못 하는 삶을 보며 자란 두 딸에게 결혼이 얼마나 큰 무게감으로 느껴졌겠느냐. 딸들은 엄마의 모습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는 댓글에는 "펄쩍 뛰며 결혼 안 하겠다고 난리친 올해 마흔 된 딸 입장에서 매우 공감한다"는 동조 댓글이 달렸다. "엄마의 불안감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것"이라는 댓글도 있었다.
글쓴이의 걱정이 딸들이 아닌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말은 자녀 걱정이지만 실제로는 그동안 애쓰고 노력한 모든 것이 딸들의 비혼 선언으로 허무하게 돌변했다는 것이다. 자녀들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그런 자녀를 위해 고생한 내가 안됐다는 것"이라는 댓글이 호응을 얻었다.
딸들의 나이를 감안하면 걱정이 이르다는 반응도 많았다. "40대 노처녀도 아니고 스물여덟, 스물아홉인데 무슨 걱정이냐. 그냥 아직 어린 나이"라는 댓글을 비롯해 "짝이 나타나면 말려도 간다", "저도 그 나이에는 결혼 안 한다고 했는데 늦게 만나 결혼해서 아이 낳고 잘 살고 있다"는 경험담도 이어졌다.
"글쓴이가 원해서 재산을 늘리며 살아온 것이지 자식을 위해 살아왔다고 착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부모든 자식이든 결국 다 자기 삶을 사는 것"이라는 댓글도 올라왔다.
해당 사연을 두고 반응이 잇따르는 것은 단순히 한 가정의 이야기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20대 여성 미혼율은 93%에 이른다. 25~29세 미혼율은 2000년 55.6%에서 2024년 92.2%로 급등했으며, 여성 평균 초혼 연령은 같은 기간 26.5세에서 31.6세로 5.1세 높아졌다. 지난해 결혼인식조사에서는 20·30대 기혼 여성 중 39%가 "다시 태어나면 결혼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비혼의 주된 이유로는 집 마련 등 결혼비용 증가(55%)와 자녀 출산·양육에 대한 심리적 부담(44%)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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