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도곡동 타워팰리스 29층서 화재…주민 40여 명 자력 대피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밤사이 불이 났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모습 / 뉴스1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51분께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아파트 29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이 나자 주민 등 약 40명이 스스로 대피했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인력 67명과 차량 21대를 현장에 투입했다. 불은 출동 약 20분 만에 완전히 꺼졌다. 화재는 생활 쓰레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당국은 정확한 발화 원인과 재산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화재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진화됐지만, 고층 아파트 화재는 대피 방향과 판단이 늦어질 경우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연기가 계단실이나 복도, 승강기 주변으로 퍼지면 주민들이 순식간에 고립될 수 있어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고층 아파트 화재, 무조건 뛰쳐나가는 게 답은 아니다

아파트 화재 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불이 난 위치와 연기 유입 여부다. 자신의 집에서 불이 났고 현관을 통해 나갈 수 있다면, 젖은 수건 등으로 코와 입을 막고 낮은 자세로 이동해야 한다. 이때 현관문은 반드시 닫고 나와야 한다. 문을 열어둔 채 대피하면 연기와 불길이 복도와 계단으로 번져 이웃의 대피로를 막을 수 있다. 소방·재난 행동요령에서도 화재 장소를 벗어날 때 문을 닫고 대피하라고 안내한다.

반대로 다른 세대에서 불이 났고 자신의 집 안으로 연기나 불길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무리하게 밖으로 나가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 복도와 계단에 연기가 찬 상태에서 이동하면 질식 위험이 커진다. 이 경우 문틈을 젖은 수건이나 옷가지로 막고, 창문 쪽에서 119에 위치를 알리며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 출구가 없을 때는 연기 유입을 막고 구조를 기다리라는 행동요령도 제시돼 있다.

대피가 필요할 때 승강기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 화재가 발생하면 엘리베이터가 멈추거나 연기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층으로 내려갈 수 없을 정도로 연기가 확산됐다면 무리하게 진입하지 말고 피난안전구역, 옥상, 대피공간 등 건물 내 피난시설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 초고층 건물의 경우 피난안전구역을 활용한 대피가 중요하다는 안내도 있다.

연기 피하는 법이 생존을 가른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화재 현장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불길만이 아니다. 실제 대피 과정에서는 연기 흡입이 치명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연기가 보이면 서서 이동하지 말고 몸을 낮춰야 한다. 연기는 위쪽으로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바닥 가까운 곳의 공기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문을 열기 전에는 손등으로 문손잡이나 문 표면의 온도를 확인해야 한다. 문이 뜨겁다면 반대편에 불길이 있거나 고온의 연기가 찼을 가능성이 크다. 이때 문을 갑자기 열면 불길과 연기가 한꺼번에 밀려들 수 있다. 문이 뜨겁지 않더라도 천천히 열어 바깥 상황을 살핀 뒤 이동해야 한다.

대피 중에는 “불이야”라고 크게 외치고 화재경보 비상벨을 눌러 이웃에게 알려야 한다. 119 신고 시에는 아파트 이름, 동·호수, 불이 난 층, 연기 확산 여부, 대피하지 못한 인원 유무를 최대한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 건물 밖으로 나온 뒤에는 다시 안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대피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직접 구조를 시도하기보다 소방대원에게 마지막으로 확인된 위치를 알려야 한다.

생활 쓰레기·전기제품 관리가 화재 예방의 시작

이번 화재는 생활 쓰레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층 아파트에서는 사소한 부주의도 큰 사고로 번질 수 있다. 종이류, 비닐, 박스, 폐섬유 등 불이 붙기 쉬운 쓰레기는 전열기구나 콘센트 주변에 두지 않아야 한다. 담배꽁초, 향초, 음식물 조리 후 남은 열원도 완전히 꺼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전기제품 관리도 중요하다. 멀티탭에 여러 전열기구를 한꺼번에 꽂는 문어발식 사용은 피해야 한다. 오래된 콘센트, 손상된 전선, 과열되는 충전기나 배터리는 즉시 교체하는 것이 좋다. 외출 전에는 전기장판, 인덕션, 가스레인지, 헤어기기처럼 열을 내는 제품의 전원이 꺼져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가정용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 위치도 평소에 알아둬야 한다. 소화기는 현관이나 주방처럼 바로 꺼낼 수 있는 곳에 두는 것이 좋다. 다만 불길이 천장까지 번졌거나 연기가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이라면 직접 진화를 시도하기보다 즉시 대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고층 아파트 화재는 초기 몇 분의 판단이 피해 규모를 가른다. 불이 난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의 행동요령이 다를 수 있는 만큼, 각 가정은 평소 피난계단, 대피공간, 옥상 출입 가능 여부를 확인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화재가 발생한 뒤 대피로를 찾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평소의 점검과 작은 예방 습관이 가장 현실적인 안전장치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