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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 영상 창작자(틱톡커)를 살해하고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50대 남성이 항소심 재판을 하루 앞두고 구금 시설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살인 및 사체유기,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돼 경기 안양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A 씨가 이날 오전 2시 20분경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이를 발견한 교도소 직원들이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해 응급 조치를 취했으나 A 씨는 약 40분 뒤인 오전 3시경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피고인이 상소 심리 중에 사망함에 따라 진행 중이던 형사 소송은 관련 법령에 의거해 공소기각 결정으로 종결될 전망이다.
A 씨의 범행은 지난해 가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A 씨는 지난해 9월 11일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 인천 영종도 인근에서 20대 여성 B 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직후 B 씨의 시신을 차량에 실어 전북 무주군의 한 외딴 야산으로 이동해 암매장하고 은닉했다.
사건은 피해자 B 씨의 부모가 연락이 닿지 않는 딸에 대해 실종 신고를 접수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B씨 소유의 차량이 인천에서 출발해 전북 무주 방향으로 이동한 동선을 포착하고 집중 수색을 벌였다. 결국 경찰은 범행 이틀 뒤인 지난해 9월 13일 오전 5시경 시신이 묻힌 야산 현장에서 불과 50~100m 떨어진 곳에서 서성이고 있던 A 씨를 긴급 체포했다. 이후 검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같은 해 10월 13일 A 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조사 결과 두 사람의 관계는 지난해 5월경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A 씨는 B 씨에게 자신을 미디어 플랫폼 전문가로 소개하며 "틱톡 마케팅 생태계를 잘 알고 있으니 채널 구독자 수를 늘릴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접근했다. 이후 동업 및 공동 투자를 제안하며 인연을 맺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채널 기획 및 운영 방향성을 둘러싸고 지속적인 의견 대립이 발생했다. 사건 당일에도 두 사람은 인천에서 콘텐츠 촬영을 진행하던 도중 심한 말다툼을 벌였으며 A 씨는 순간적으로 분노를 이기지 못해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1심 판결에 대해 A 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고 검찰 측 역시 형량이 가볍다는 취지로 맞항소해 양측 모두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 오후 3시 20분 수원고등법원에서 항소심 첫 공판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피고인의 사망으로 인해 해당 재판은 사실상 정상적인 심리를 이뤄내지 못한 채 공소기각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형사 재판을 받던 피고인이 갑자기 사망하면, 진행 중이던 모든 사법 절차는 그 즉시 정지된다. 대한민국 형사소송법 제328조에 따르면 피고인이 숨진 경우 재판부는 결정으로 재판을 끝내는 '공소기각' 선고를 내려야 한다. 범죄에 대한 책임과 벌은 오직 범행을 저지른 당사자에게만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 입장에서는 처벌할 대상이 사라졌기 때문에 유죄인지 무죄인지 밝히는 추가 재판을 열 필요가 없다.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본다는 헌법상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피고인은 공식적인 범죄자 낙인이 찍히지 않은 상태로 재판을 마무리하게 된다.
형사 재판은 허무하게 멈추지만 피해자가 입은 고통이나 손해에 대한 민사 책임까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 유족은 숨진 피고인의 재산을 물려받은 상속인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서 위자료나 치료비 등을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보상을 받기까지는 많은 난관이 따른다. 피고인의 가족들이 고인이 남긴 빚과 배상 책임이 너무 많다며 법원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신청해 승인을 받으면 유족들이 민사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배상금을 받아낼 길이 막막해진다. 결국 재판 도중 피고인이 사망하면 피해자 가족은 가해자를 법적으로 단죄할 기회를 잃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보상을 받는 데도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와 달리 재판 도중 '피해자'가 사망하는 경우에는 재판 진행 방식이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 형사 재판은 피해자가 직접 벌이는 싸움이 아니라 검사가 국가를 대표해 가해자의 죄를 묻는 절차다. 따라서 피해자가 사망하더라도 재판이 멈추거나 취소되지 않으며 원래 일정대로 계속 진행된다. 재판부는 기존에 수집된 증거와 조서들을 바탕으로 피고인의 유무죄를 그대로 가린다. 다만, 피해자가 법정에 나와 가해자의 거짓 주장을 반박하고 억울함을 직접 호소할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에 재판부는 경찰과 검찰이 이전에 작성해 둔 진술서나 주변 사람들의 증언이 얼마나 믿을 만한지 더욱 까다롭게 검증해 판결을 내리게 된다.
특히 피해자의 의사가 처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벌하지 않는 죄)나 '친고죄'(피해자가 고소해야만 처벌하는 죄)의 경우 법적 해석이 중요해진다. 예컨대 단순 폭행이나 명예훼손 사건에서 피해자가 처벌 여부에 대한 명확한 뜻을 밝히지 못하고 숨진 경우, 유족들이 대리인 자격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서류를 대신 제출할 수 없다. 법원은 가해자를 처벌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권리는 피해자 본인만이 가진 고유한 권리이므로 가족에게 상속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은 피해자의 생전 의사가 없었다면 절차대로 피고인에 대한 처벌 과정을 계속 밀고 나간다.
반면 피해자가 살아있을 때 청구해 둔 민사상 손해배상 권리는 사라지지 않고 가족들에게 상속된다. 유족들은 법원에 신청해 소송을 이어받는 절차를 밟은 뒤 민사 재판을 계속 진행하면 된다. 형사 재판부 역시 피해자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남겨진 유족들이 겪게 된 슬픔과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면밀히 살핀다. 또한 유족들이 제출하는 엄벌 탄원서 등을 피고인의 형량을 정하는 데 아주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 무거운 처벌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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