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내일(31일)부터 모든 열차 정상화…'서소문고 사고 현장 복구 완료'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고가 붕괴 사고로 멈춰 섰던 철도 운행이 닷새 만에 정상 궤도에 오른다. 사고 현장 복구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서울역과 신촌역 사이를 지나는 열차 운행 제한도 해제되고 오는 31일 첫차부터 KTX와 일반열차 등 모든 열차가 사고 이전 수준으로 정상 운행된다.

코레일 열차 자료사진. / 뉴스1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지난 26일 발생한 서소문고가 사고 현장의 복구 작업을 완전히 완료하고 내달 31일 첫차부터 전 열차를 사고 이전의 계획된 일정대로 정상 운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코레일은 전면 정상화에 앞서 30일 첫차부터 그동안 안전상의 이유로 통행이 중단됐던 서울~신촌 간 선로를 우선 개통했다. 이 선로 개통을 통해 행신역과 서울역, 용산역 사이를 오가던 KTX 열차 운행이 재개됐다. 또한 사고 여파로 종착역이 청량리역으로 단축돼 운행해 왔던 강릉선 및 중앙선 KTX-이음 열차도 서울역까지 들어오는 원래의 시종착 운행 방식을 회복했다.

열차 운행 탄력 조정 및 분산 정비

사고 직후부터 복구 완료 시점까지 코레일은 이용객들의 혼란과 대기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철도 운행 계획을 유동적으로 조정해 대처했다. KTX의 경우 운행 노선에 포함된 전 역사에 임시로 정차하도록 조치해 열차 간 운행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했다. 이 조치로 인해 불가피한 열차 지연이 일부 발생하긴 했으나 중간역 통제나 갑작스러운 운행 중단으로 인해 승객들이 겪을 수 있는 극심한 단절과 불편을 예방했다. 일반열차는 수도권 전철과의 연계 및 환승이 쉬운 천안역과 수원역까지만 노선을 제한해 운행하는 한편, 대규모 정비 기지가 위치해 차량 관리가 용이한 대전역을 중심으로 반복 회차 운행을 실시해 한정된 열차 자원의 운용 효율을 극대화했다.

아울러 전체적인 운행 중단 열차 대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전, 부산, 광주 등 전국 주요 거점에 위치한 차량기지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KTX와 ITX-새마을, 무궁화호 열차의 정비 업무를 분산해 시행했다. 특히 평소에 상주 정비 인력이 배치되지 않아 집중 정비가 불가능했던 광명주박기지에는 KTX고양차량기지 소속 기술지원 인력 500여 명을 긴급 파견했다.

이에 따라 하루 평균 130여 명에 달하는 정비 인력이 현장에 상주하며 비상 유지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현장에 투입된 기술진은 제동장치와 출입문 제어 시스템, 객실 내 설비 등 전반적인 안전 부품을 정밀 검사했고, 급수 및 오물 수거 등 열차 운행에 필수적인 일상 정비까지 동시에 진행해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열차의 쾌적함과 안전성을 확보했다.

선제적 복구 작업과 안전성 점검

코레일 열차를 이용하는 사람들. / 뉴스1

코레일은 사고가 접수된 지난 26일 즉시 김태승 사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지역사고수습본부를 꾸리고 수습 작업에 착수했다. 당시 코레일 수습본부는 고가 잔해물을 안전하게 들어 올리고 철거하는 과정에 상당한 시간과 정밀한 작업이 요구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철거가 완전히 끝나기만을 기다리지 않고, 철거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사고 현장 인근의 전차선 위치를 조정하고 인접 선로의 안전 상태를 미리 점검하는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병행식 복구 계획 덕분에 잔해물 철거 작업이 종료된 직후 지체 없이 철도 주요 시설물의 본격적인 물리적 복구 작업에 돌입할 수 있었다.

이번 복구 작업에는 이동식 크레인, 굴삭기, 전선 가설을 위한 전철 모터카 등 특수 복구 장비 14대와 총 115명의 전문 복구 인력이 집중 투입됐다. 주야간 밤샘 작업을 거치며 당초 수립했던 일정보다 복구 작업을 대폭 앞당겨 마칠 수 있었다. 이처럼 선로의 물리적 복구를 조기에 완료한 덕분에, 실제 열차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지 검증하는 시운전과 종합적인 철도 시설물 안전성 검증 단계에 더 많은 시간을 배정해 보다 꼼꼼한 검사를 거칠 수 있었다.

김태승 코레일 사장은 신속하고 안전하게 현장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지원해 준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유관 기관들에 사의를 표했다. 또한 불가피한 긴급 조치로 발생한 열차 운행 감축과 지연 속에서도 코레일의 안내를 신뢰하고 인내해 준 국민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철저한 예방 점검과 상시 안전 관리를 통해 한층 더 안전하고 편리한 철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소문고가 붕괴 사고 발생

앞서 이번 열차 통제 및 비상 복구 사태를 촉발한 원인은 지난 26일 오후 2시 32분경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의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장에서 일어난 콘크리트 상판 및 대형 거더 붕괴 사고다. 철거 공사가 한창이던 상부 구조물 일부분과 콘크리트 파편이 갑자기 아래로 무너지며 밑에서 작업을 벌이던 인부들과 차량을 덮쳤다. 이 참사로 현장 근로자와 보행자를 포함해 총 3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3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심각한 인명 피해가 빚어졌다. 사상자 6명 가운데 5명은 현장 공사 관계자들이었으며 1명은 길을 지나던 일반 행인으로 파악됐다.

지난 27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사고현장 수습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스1-박지혜 기자

비극적인 사고의 직접적인 시발점은 당일 새벽 슬라브를 절단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2.9cm 수준의 미세한 단차 침하 현상이었다. 현장 관계자들은 정밀 안전진단을 수행하기 위해 오후 2시를 기해 철거 작업을 일시 정지하고 구조물 지탱용 보인 ‘거더’ 내부 공간으로 들어갔으나 진입 직후 균형을 잃은 거더 구조물이 도미노처럼 무너지며 참사로 이어졌다.

현장에서 수습된 사망자 2명은 50대와 60대 연령의 작업 관련 남성이었으며 건물 잔해 속에서 추가로 구조된 50대 남성 1명은 발견 당시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에 급히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부상을 입은 30대, 40대, 50대 피해자들은 허리, 머리, 갈비뼈 등에 골절 등의 상해를 입어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사고 현장에 머무르던 전체 인력 12명 중 시공사 및 서울시 소속 등을 포함한 나머지 6명은 붕괴 징후를 감지하고 신속하게 현장을 빠져나와 화를 피했다.

사고 신고가 접수된 후 소방당국은 오후 2시 49분을 기해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를 비상 소집하는 ‘대응 1단계’를 긴급 발령했다. 인명 구조를 위해 소방대원 등 대처 인력 62명과 특수 차량을 포함한 장비 16대가 대거 현장에 투입됐고 경찰 역시 30여 명의 정밀 통제 인력을 배치해 낙하물에 의한 2차 충돌 피해를 예방하고자 반경 도로 통행을 전면 차단했다. 현장에서 구조 및 잔해 청소 작업이 긴박하게 전개되면서 고가차도 아래를 지나던 서울역과 신촌역 구간 철도 운행 역시 일시에 통제됐다. 이로 인해 열차 이용객들의 상당한 통행 불편이 야기됐으며 코레일 측은 운행 중단 경고와 함께 타 교통망으로 우회해 줄 것을 시민들에게 다급히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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