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격 성과급, 최저시급에도 영향?... 민주노총, 26.6% 인상 요구
2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직원들이 출입하고 있다. / 뉴스1

삼성전자 성과급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예상치 못한 곳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저임금 논의 테이블 위로 논란의 불씨가 옮겨붙은 모양새다.

지난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2차 전원회의에서. 회의에서 노동계는 삼성전자 사태를 노동시장 양극화의 상징으로 끌어올리며 대폭 인상을 요구했다. 경영계는 일부 대기업 사례를 전체 노동시장 현실로 일반화해선 안 된다며 맞섰다. 재적 위원 27명 중 25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가 사실상 본격화된 첫 자리였다. 1차 전원회의(4월 21일)가 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민주노총의 퇴장으로 사실상 파행에 그쳤기 때문이다.

올해 최저임금 논의는 인상 수준과 별개로 구조적 쟁점 두 가지가 동시에 얽혀 있다. 올해 최저임금 논의는 인상 수준 외에도 구조적 쟁점 두 가지가 동시에 걸려 있다. 하나는 배달 라이더·택배기사 같은 도급제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별도로 적용할지 여부다. 다른 하나는 숙박·음식점업 등 취약 업종에 한해 더 낮은 최저임금을 허용하는 업종별 구분 적용 문제다. 두 현안 모두 수년째 논의가 반복됐지만 매번 노사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올해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3월 31일 제출한 심의요청서에 도급제 노동자 관련 검토를 공식 명시하면서 처음으로 공식 안건이 됐다.

현재 적용 중인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 320원이다. 전년 대비 2.9% 오른 금액이다. 지난해 노사가 17년 만에 합의로 결정했지만, 노동계는 이 인상률이 1998년 김대중 정부 첫해(2.7% 인상) 이후 역대 정부 첫 심의 결과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 불만을 가져왔다. 최근 3년간 인상률은 1.7~2.9%에 머물렀다.

노동계는 회의에서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을 대폭 인상의 근거로 제시했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삼성 성과급 논란을 "노동시장 내 소득 격차를 드러낸 사회적 사건"으로 규정하며 최저임금의 재분배 기능 강화를 촉구했다. 도급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보호 범위 확대도 함께 요구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전문위원회에 비임금 노동자의 실태 생계비와 임금 실태 분석 자료조차 제출되지 않았다며 논의 준비 자체가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6.6% 오른 시간당 1만 3070원으로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3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연 1.75~2.9%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열 배 안팎의 수준이다. 한국노총은 7.3% 인상률을 예고한 상태다. 노사 양측의 공식 최초 요구안은 다음달 초 제시될 예정이다. 양대 노총이 협의해 단일안을 확정한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본사의 모습. / 뉴스1

경영계 강력하게 반발한다. 사용자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올해 1분기 전산업 생산은 전분기 대비 1.7% 증가했지만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1.3% 감소했다"며 최저임금 영향이 큰 업종의 부진을 수치로 제시했다. 류 전무는 이어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실질 최저임금이 이미 시간당 1만 2000원을 넘는다"며 업종별 구분 적용 논의에서 반드시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영계는 인상 수준과 적용 확대가 동시에 추진될 경우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종별 구분 적용은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줄곧 유지된 단일 체계를 깨는 문제다. 경영계는 숙박·음식점업, 택시 운송업, 편의점 등 인건비 비중이 높은 취약 업종만이라도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반면 노동계는 특정 업종에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저임금 일자리라는 낙인이 찍히고 제도의 근본 취지가 훼손된다며 반대한다. 지난해 심의에서 표결에 부쳐졌지만 반대 15표, 찬성 11표로 부결됐다.

도급제 근로자 적용 문제 역시 오랜 숙제다. 배달 라이더, 택배기사, 대리기사, 학습지 교사 등 시간이 아닌 건수나 성과에 따라 보수를 받는 이들이 해당된다. 현행법상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2024년과 2025년 심의에서도 노동계가 적용 확대를 요구했지만 두 차례 모두 무산됐다. 올해는 도입 논의의 근거가 될 연구용역 결과 공개 방식을 두고도 노사가 충돌했다. 노동자위원들은 연구자가 직접 위원회에 출석해 발제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사용자위원들은 결과를 비공개 회람하면 된다고 맞섰다.

이날 회의에서는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 결정 단위를 지난해와 동일하게 '시간급으로 정하되, 월 환산액(월 209시간 기준)을 함께 표시'하기로 의결했다. 도급제 적용 여부에 대한 본격 논의는 다음달 4일 제3차 전원회의에서 시작된다.

법정 심의 시한은 심의 요청일로부터 90일 이내인 다음달 29일이다. 다만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이 기한을 지킨 사례는 아홉 차례에 불과해 올해도 최종 결정은 오는 7월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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