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홍보대사였던 조수빈 “해체가 아니라 분쇄돼야 한다”
조수빈 전 KBS 아나운서 / 뉴스1

조수빈 전 KBS 아나운서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빚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를 향해 수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조 전 아나운서는 지난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관위의 무능과 안일한 행정을 지적하며 "(선관위는) 해체가 아니라 분쇄돼야 한다"고 비판을 가했다.

조 전 아나운서는 "이 중요한 시국에 휴가 갔다는 선관위 직원들"이라며 직무 유기 행태에 일침을 가했다.

이어 "몇 년 전에도 뉴스에 대대적으로 보도했는데 소도가 돼갔다"고 주장했다. 소도란 삼한 시대에 공권력이 미치지 않던 특별 구역인 성역을 의미한다.

헌법상 독립 기관이라는 고유의 지위를 방패 삼아 외부의 견제를 회피하며 참담한 관리 부실을 초래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특히 조 전 아나운서는 막대한 예산을 배정받아 사용하면서도 투표용지조차 제대로 구비하지 못한 방만한 예산 운용 체계를 질타했다. 조 전 아나운서는 "수천억 원 예산을 쓰면서 용지값이 없나"라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과거 선관위와 맺었던 각별한 인연을 언급하며 씁쓸함을 표했다. 조 전 아나운서는 "오래전에 선관위와 함께 3사 앵커 투표 독려 광고를 찍은 적이 있다. 좋은 분들을 만났고 좋은 추억이었지만 선관위는 해체가 아니라 분쇄돼야 한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실제로 2011년 조 전 아나운서는 한국방송공사 앵커로 맹활약할 당시 방송 3사 메인 앵커들과 함께 선관위 공명선거 홍보대사로 위촉돼 대국민 투표 참여 캠페인에 나선 이력이 있다. 선관위의 얼굴로 활동했던 당사자로서 기관의 몰락에 큰 실망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논란이 된 사태는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곳곳의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배부가 중단되는 등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은 사건이다. 선관위가 공식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총 1만 4288개 투표소 중 67개소에 투표용지를 긴급하게 추가 송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50개 투표소에서 추가로 송부된 투표용지가 유권자에게 교부돼 사용됐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단순 물품 부족을 넘어 정상적인 투표 절차가 일시 중지됐다가 재개된 투표소가 전국 총 22개소에 달한다는 점이다. 주권 행사를 위해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용지가 없다는 이유로 기약 없이 대기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다수 발생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지역을 분석해 보면 수도권 지역의 피해가 컸다. 서울이 35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다음으로는 부산과 경남 지역 8개, 대구 7개, 인천 6개, 울산 3개 순으로 투표용지 추가 송부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특정 지역에 혼란이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서울 송파구에서만 무려 15개 투표소에 용지가 추가 조달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실무의 기본인 구역별 수요 예측과 물류 배분 시스템이 특정 지역에서 마비됐음을 보여준다.

부실 관리 사태로 국민적 분노와 불신이 커지자 선관위 지휘부는 퇴진을 선택했다.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5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선관위 실무 행정을 총괄하는 허철훈 사무총장 역시 동일자에 사의를 표명하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수뇌부가 책임을 졌음에도 들끓는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선관위 사태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마련된 개표소 일대의 시민 항의 시위로 확산했다.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논란이 도화선이 돼 선거 관리 부실을 규탄하는 시민들이 결집했다. 당시 일부 시민들은 투표함이 개표소로 반출되는 과정을 막아서며 물리적으로 저항했다.

이후 시민들은 개표 작업이 진행되는 올림픽공원으로 이동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하는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선관위는 이전에도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 등으로 도덕적 해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폐쇄적인 문화를 고집해 온 선관위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