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부터 의무화됐는데… 아직 환자 절반이 모른다는 ‘이 제도’

2023년 9월 이후 수술실 CCTV 설치와 운영이 의무화된 가운데, 국민의 절반은 제도 자체를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수술실에 CCTV가 설치돼 있다. / 뉴스1

7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 이내 전신마취나 수면마취로 수술받은 경험이 있는 만 20세 이상 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수술실 CCTV 제도를 아는 사람은 49.5%에 그쳤다.

수술실 CCTV를 촬영한 경우도 18.5%에 불과했다. 이는 국민 10명 중 2명인 셈이다. CCTV 촬영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로는 '안내받지 못해서'(33.5%), '제도를 몰라서'(28.1%) 등의 순으로 많았다.

반면 환자가 CCTV 촬영한 이유로는 '의료사고·과실 대비'라는 응답이 74.6%로 가장 많았다. CCTV 촬영 후에는 '안심이 됐다'는 응답이 84.9%로 매우 높았다.

그러나 의료진은 수술실 CCTV 설치를 반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도의 등 국내 의료기관에서 수술실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의료진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이 근무하는 기관의 수술실 CCTV 설치율은 93%에 달했다.

다만 72%의 의료진은 CCTV가 환자와 의료진 간 신뢰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부정적일 것'으로 답했다.

이들은 제도 운용 방식에 대해서 '수술실 CCTV보다 다른 방법으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41.0%)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현재처럼 환자 요청 시에만 촬영'(24.0%), 'CCTV 불필요·신뢰 관계가 더 중요'(21.0%) 순으로 나타났다.

또 효율적인 제도 운영을 위해 가장 시급한 지원 사항은 '의료진 법적 책임 범위의 명확한 명시'(40.0%)’가 가장 많았다.

한편 의료기간 CCTV 운영은 단순한 시설관리 수단을 넘어, 개인정보보호법ㆍ의료법ㆍ형법이 교차 적용되는 복합적인 규제 영역이다. 특히 병원은 수술실뿐만 아니라 진료구역, 회복실, 탈의 공간, 직원 전용 구역 등 다양한 공간이 혼재돼 있어 설치ㆍ운영ㆍ열람ㆍ보관 전 단계에서 법적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CCTV 설치 단계에서는 공개 장소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특히 환복 및 탈의가 이뤄지는 공간은 높은 수준의 보호가 요구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병원 회복실에 설치된 CCTV가 실제로는 환자 탈의 공간으로 사용된 사례에서 과태료 및 시정명령을 부과한 바 있다.

이는 공간의 명칭이 아니라 실제 이용 방식이 법적 판단 기준이 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즉 회복실, 준비실과 같이 형식상 중립적인 공간이라 하더라도 환자가 사적 행위를 하는 구조라면 사실상 탈의 공간으로 평가돼 CCTV 설치 자체가 위법으로 판단될 수 있다.

영상의 보관 및 삭제 역시 중요한 법적 쟁점이다. 의료기관은 영상 보관 기간, 삭제 기준, 백업 절차 등을 사전에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또 분쟁 발생 시 임의 삭제나 훼손이 이뤄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일반 CCTV와 달리 수술실 CCTV는 의료법상 별도의 규율을 받는다. 수술실 CCTV는 보호자의 요청을 전제로 촬영이 이뤄지며, 응급수술 등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 촬영을 거부할 수 있다. 또 촬영된 영상 열람은 수사 및 재판 또는 의료분쟁조정 절차 등 법이 정한 경우로 엄격히 제한된다. 따라서 병원은 수술실과 일반 진료구역 CCTV를 구분해 별도의 운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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