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선관위 앞에서 벌어진 일…‘광고천재’가 꺼낸 풍자 포스터

'광고천재'로 불리는 공익광고 전문가 이제석 씨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정면으로 겨냥한 기습 퍼포먼스를 벌였다. 선관위의 대표 홍보 문구를 비튼 현수막과 풍자 포스터를 내걸며 선거 관리 부실 논란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이제석씨가 펼쳐든 '당신의 소중한 0표' 포스터 / 이제석 광고연구소 제공, 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제석 광고연구소 대표인 이제석 씨는 11일 오전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 씨가 가장 먼저 내건 문구는 선관위의 대표 캐치프레이즈인 '민주주의 꽃은 선거입니다'를 비튼 '민주주의 꽃은 매진입니다'였다. 투표용지가 부족해 일부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은 상황을 상품 품절에 빗대 비꼰 표현이다.

"당신의 소중한 1표" 대신 "당신의 소중한 0표"

이 씨는 현수막과 함께 또 다른 풍자 포스터도 공개했다. 포스터에는 '당신의 소중한 0표'라는 문구가 적힌 투표함이 등장한다. 일반적으로 선거 홍보에 사용되는 '당신의 소중한 1표'라는 표현을 뒤집은 것이다.

포스터 속 손은 투표함을 향해 뻗어 있지만 정작 손에는 아무것도 들려 있지 않다. 원래 있어야 할 투표용지가 사라진 모습으로, 최근 논란이 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이 씨는 해당 포스터를 직접 들고 선관위 앞에서 공개하며 자신의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이제석 씨가 선관위 앞에 내건 '민주주의 꽃은 매진입니다' 현수막. / 이제석 광고연구소 제공, 연합뉴스

선관위 즉각 제지…현수막 철거

보도에 따르면 중앙선관위 관계자들은 현장을 확인한 뒤 즉시 퍼포먼스를 제지했고, 설치된 현수막도 곧바로 철거했다.

그러나 이제석 씨는 현장 퍼포먼스만으로 끝내지 않을 계획이다. 공개한 포스터를 온라인에 무료로 배포하겠다고 밝혔으며 실제 출력물은 중앙선관위에 우편으로 별도 발송할 예정이다.

여기에 청년 광고인들을 대상으로 이번 사태를 풍자하는 '선관위 홍보 포스터 공모전'도 열겠다고 밝혔다. 공모전에서 선정된 최우수 작품 역시 중앙선관위에 전달할 계획이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투표지가 없었다"

이 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작업을 기획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투표는 국민적 시스템의 근간에 대한 신뢰"라며 "어느 순간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치듯 투표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황당함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포스터를 재능기부 형식으로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투표 행위 자체보다 선거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이를 광고 언어로 풍자했다는 설명이다.

민주주의 꽃은 매진입니다
민주주의 꽃은 매진입니다' 현수막 거는 이제석 대표 / 이제석 광고연구소 제공, 연합뉴스

'광고천재' 이제석, 또다시 사회 풍자 나서

이제석 씨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공익광고를 선보이며 '광고천재'라는 별칭을 얻은 인물이다. 사회 문제와 공공 이슈를 직관적인 이미지와 짧은 문구로 표현하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왔으며, 이번에도 선거 관리 논란을 소재로 강한 풍자 메시지를 던졌다.

이번 퍼포먼스는 최근 제기된 투표용지 부족 논란을 둘러싸고 선거 행정에 대한 책임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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