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나라에 난리 났는데…안민석 입에서 나온 '황당한 말'
이하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 / 뉴스1

6·3 지방선거 경기도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개표 오류와 투표 중단 사태를 두고, 안민석 당선인이 "몇십 표 가지고 호들갑 떨 일 아니다”고 발언해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투표용지 부족으로 국민의 참정권이 침해됐다는 지적이 전국을 뒤흔드는 상황에서, 정작 당선인이 선거의 핵심 가치인 유권자 한 표의 의미를 지나치게 가볍게 여긴 것 아니냐는 것이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부실 선거 논란과 관련해 사실 규명을 촉구해 온 임태희 경기교육감이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 소청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 효력에 이의가 있는 교육감 후보자는 당선인 결정일부터 14일 이내에 중앙선관위에 소청할 수 있고, 선관위는 60일 이내에 소청 인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소청이 인용되면 해당 선거는 무효가 되며, 기각 시에는 신청인이 대법원에 다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앞서 경기도선거관위원회는 지선이 치러진 지 8일 만인 지난 11일에야 "경기도 내 47개 선관위별 개표록에 대한 사실관계 부합 여부를 확인한 결과, 성남시중원구선관위와 경기 광주시선관위에서의 개표 과정에서 경기도교육감 선거 개표 결과에 착오 입력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성남 금광2동 제3투표소에서는 개표 결과를 개표상황표에 입력하는 과정에서 임 교육감과 안 당선인의 득표수가 뒤바뀌어 입력됐다. 광주 초월읍 제2투표소에서는 개표 사무원이 투표지분류기에 9투표소의 용지를 넣으면서 2투표소로 입력해 1282표가 담긴 9투표소 결과가 2투표소와 9투표소에 중복 반영되고, 1706표가 담긴 2투표소 결과는 반영되지 못하는 오류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당초 공개됐던 경기교육감 선거 결과는 △임태희 317만8132표(47.18%)·안민석 355만7171표(52.81%)에서 △임태희 317만8364표(47.18%)·안민석 355만7356표(52.81%)로 정정됐다. 교육감 선거 전체 투표자 수도 기존 673만5303명에서 673만5720명으로 변경됐다.

더 큰 문제는 이 오류를 선관위가 스스로 밝힌 것이 아니라, 언론의 취재와 보도가 이어진 뒤에야 뒤늦게 공개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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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안 당선인은 같은 날 출입기자단 공동 인터뷰에서 "뭐 몇십 표 그걸 가지고 이렇게 호들갑 떨 일은 아닌 거 같다"며 "실무적인 오류에 대해서는 선관위가 해명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표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유권자의 한 표가 정확하게 반영됐는지와 선거 절차의 신뢰성이라는 점에서 해당 발언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11일째 이어진 지난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부정선거 재선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스1

지선에서 서울 등 다수 지역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헌법상 권리인 참정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으로 전국이 들끓고 있다. 중앙선관위 청사 앞에서는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밤샘 집회가 이어졌고, 경찰은 선관위 사무실 등 7곳을 압수수색했다. 법조계에서도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유권자가 있다면 헌법소원이나 국가배상청구소송에서 선관위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런 분위기와 비교하면 안 당선인의 발언은 더 도드라진다. 다른 지역에서는 투표용지 한 장이 부족해 유권자가 발길을 돌린 사실까지 헌법 가치 훼손으로 다뤄지는 상황인데, 정작 자신의 당락과 직결된 개표 오류는 '몇십 표'로 의미를 축소했다는 것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보수와 진보 매체를 가리지 않고 비판이 쏟아진 전국적 이슈였다. 일부 지역구에서는 부족분이 수백 장에 달해 정해진 투표 마감 시각을 넘기고도 대기자가 줄을 서는 일이 벌어졌고, 이를 두고 전국 각지에서 규탄 집회와 대학생 시국선언까지 잇따랐다.

더욱이 임 교육감 측이 문제 삼는 부분은 패배 불복이 아니라 개표 결과 입력 오류와 일부 지역 투표 중단 등 선거 절차상 하자다. 중앙선관위 역시 선거 소청이 접수되면 사실관계를 조사해 인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를 "호들갑"으로 치부하는 태도는 선거 과정의 문제 제기 자체를 가볍게 보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을 확인하는 과정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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