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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당시 본투표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이어 사전투표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8일 JTBC 단독보도에 따르면 특히 서울 서초구의 한 사전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가 바닥나 선거관리위원회가 퀵서비스를 통해 용지를 긴급 수송하는 초유의 상황까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투표는 유권자가 신분증을 제시하면 현장에서 투표용지를 즉시 인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인쇄기에 사용하는 롤 형태의 용지가 충분히 확보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사전투표 마지막 날 오후 3시경 서울 서초구의 한 투표소에서 해당 용지가 부족해지기 시작했다.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투표사무원들은 남아 있는 자투리 용지를 활용해 인쇄를 이어가며 버텨보려 했지만 결국 한계에 도달했다. 일부 인쇄기는 용지가 완전히 소진되면서 작동이 중단됐고, 투표를 위해 기다리던 유권자들은 예상치 못한 대기 시간을 감수해야 했다.
당시 현장에서 근무했던 공무원은 인쇄기에 남아 있는 용지를 모아 사용했지만 결국 부족해졌다고 설명했다. 인쇄가 중단되는 과정에서 유권자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상황도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투표소 관계자들은 인근 투표소에 연락해 남는 용지를 지원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변 상황도 여유롭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오후 4시 15분께 서초구 선관위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고, 약 8분 뒤 선관위 사무실에서 오토바이 퀵서비스가 출발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긴 이동 시간이 또 다른 변수로 작용했다. 선관위 사무실과 투표소 사이 거리는 약 7km 정도였지만 도심 교통 상황 때문에 퀵서비스 기사가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50분 이상이 걸렸다. 결과적으로 투표 마감 시간을 불과 45분 남겨둔 시점에야 추가 용지가 도착했다.
더욱 논란이 된 부분은 운반 방식이었다. 추가 투표용지는 선관위 로고가 찍힌 종이가방에 담겨 퀵서비스 기사에 의해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의 핵심 물품인 투표용지가 일반 퀵서비스를 통해 운반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리 체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현장 공무원들은 용지뿐 아니라 인쇄용 잉크도 빠듯하게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과거 여러 차례 선거 업무를 수행했지만 투표용지를 퀵서비스로 전달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밝혔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중앙선관위가 정한 기준에 따라 기본 예상 수량에 10%를 추가해 용지를 배부했다고 설명했다. 즉 규정상 정해진 기준은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실제 투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수요 예측 실패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전투표 제도는 선거일에 투표하기 어려운 유권자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2013년부터 전국 단위로 도입됐다. 사전투표의 가장 큰 특징은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관계없이 전국 어느 사전투표소에서나 투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미리 모든 지역의 투표용지를 인쇄해 배포하는 방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부산 시민이 서울에서 사전투표를 할 수도 있고, 서울 시민이 제주에서 투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권자의 신분을 확인한 뒤 해당 선거구의 투표용지를 즉시 출력하는 현장 인쇄 시스템이 운영된다.
이 제도는 투표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이번처럼 인쇄용 용지나 잉크 등의 소모품이 부족할 경우 투표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는 구조적 약점도 드러냈다.

선거관리기관은 유권자가 원활하게 투표할 수 있도록 필요한 투표용지와 장비를 충분히 확보할 책임이 있다. 만약 관리 부실로 인해 유권자가 정상적으로 투표하지 못하거나 상당한 불편을 겪었다면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투표용지가 일시적으로 부족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선거 결과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정도로 참정권 침해가 발생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현재 국민의힘은 본투표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일부 지역 선거를 대상으로 선거소청을 제기하기로 한 상태다. 여기에 사전투표 단계에서도 용지 부족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선관위의 선거 관리 능력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사전투표는 최근 선거에서 전체 투표자의 절반 가까이가 참여할 정도로 비중이 커진 제도다. 본투표뿐 아니라 사전투표 현장에서도 용지가 부족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선거 운영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관위가 향후 어떤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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