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까지 땄던 '국가대표' 선수, 감독과 갈등으로 극단적 선택

청각장애인 선수들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데플림픽(Deaflympics) 메달리스트 출신 고 이다솜 선수가 지난 17일 향년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유족이 소속팀 감독과의 갈등이 사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현재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수사하고 있으며, 유가족은 감독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MBN 단독보도에 따르면 이다솜 선수와 충남도청 태권도팀 감독 A씨의 갈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A씨는 이다솜 선수를 포함한 충남도청 청각장애인 태권도 선수 3명의 2026년도 국가대표 선발전 참가 신청을 누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감독은 선수들에게 해당 문제가 자신의 실수가 아닌 것처럼 진술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사안은 대한장애인체육계 내부 징계 절차로 이어졌고, 충남장애인태권도협회는 A씨에게 자격정지 5년의 징계를 내렸다. 다만 해당 징계는 상급 기관 심의가 진행되는 동안 확정되지 않았고, A씨는 계속 감독직을 유지했다.

유족은 이 과정에서 선수들이 지속적인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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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진술서 작성 요구" 유족 주장

유족 측이 특히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사망 직전까지 이어졌다는 면담과 진술서 작성 요구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A씨는 이다솜 선수를 감독실로 불러 국가대표 선발전 불참이 본인의 의사였다는 취지의 동의서 작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녹취 내용에는 감독이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며 도움을 요청하는 대화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감독이 자신의 노트북 화면을 보여주며 해당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도록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다솜 선수가 이 과정에서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말하고 있다.

어머니 안순덕 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딸이 생전 "너무 힘들다",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사망 전날에도 감독과 약 20~30분간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독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

논란이 커지자 A씨는 언론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A씨는 선수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는 의혹에 대해 "현재 조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며 "관련 절차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사망 경위 전반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며, 유족 측은 향후 감독을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감독의 행위와 선수의 사망 사이에 법적 인과관계가 확인된 상태는 아니며, 관련 의혹 역시 수사와 조사 결과를 통해 사실관계가 가려져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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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플림픽 메달리스트였던 이다솜 선수

이다솜 선수는 국내 청각장애인 태권도계를 대표하는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아 왔다.

청각장애인 국제 종합 스포츠대회인 데플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며 이름을 알렸고, 국가대표 선수로도 활약했다. 데플림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인정하는 국제 종합대회로, 4년마다 개최된다.

청각장애 선수들은 경기 중 음성 신호 대신 시각 신호에 의존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 태권도 역시 일반 선수들과 같은 기술 훈련을 수행하지만 경기 운영과 의사소통 과정에서는 별도의 적응과 노력이 요구된다.

장애인 스포츠계에서는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 기회 자체가 선수 경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참가 신청 누락 문제는 선수들에게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받아들여진다. 국가대표 선발 여부에 따라 국제대회 출전 기회는 물론 향후 선수 생활 전반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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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과 정서적 학대, 법적으로는 어떻게 보나

이번 사건과 관련해 유족은 감독의 지속적인 압박과 정서적 학대를 주장하고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사용자 또는 직장 내 지위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실제 법적 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행위와 피해 정도, 반복성, 업무 관련성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된다. 특히 사망 사건과 연관될 경우에는 단순한 갈등을 넘어 상당한 수준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

현재 유족은 감독의 반복적인 압박이 선수에게 심각한 정신적 부담을 안겼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사실관계와 법적 책임 여부는 향후 경찰 수사와 관계 기관 조사 결과를 통해 판단될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선수의 안타까운 죽음을 넘어 장애인 체육계의 선수 보호 시스템과 지도자 권한 문제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고 있다. 특히 국가대표를 꿈꾸는 선수들이 지도자와의 관계 속에서 어떤 보호 장치를 갖고 있는지, 또 갈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중재하고 해결할 수 있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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