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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역에서 일명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본격적으로 출몰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극에 달하고 있다. 급기야 온라인에는 발생 지역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러브버그 지도'까지 등장했다. 러브버그의 활동이 오는 24일 최성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는 포집기 설치와 친환경 방제제 살포 등 대응 수위를 한층 높이며 총력전에 나섰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러브버그 성충의 주요 발생 기간은 이달 15~29일로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는 오는 24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브버그는 독성이 없고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 않아 생태계 전반에서는 익충으로 분류되지만 짧은 기간에 수없이 많은 개체가 대량으로 출몰하는 데다 사람에게 무차별적으로 달라붙는 특성이 있어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는 대표적인 '불쾌 곤충'으로 꼽힌다. 실제 서울시가 지난해 실시한 시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무려 90.7%가 러브버그에 대해 '혐오감을 느낀다'고 답했을 만큼 시민들이 체감하는 불쾌감은 상당한 수준이다.
러브버그가 수도권 곳곳을 점령하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발생 지역을 공유하는 '러브버그 지도' 서비스가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지도는 이용자가 러브버그를 목격한 장소를 직접 제보하면 실시간으로 출몰 현황을 반영해 보여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해당 지도에는 짧은 시간 동안 4000여 건이 넘는 제보가 접수되며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제보 데이터 분석 결과 실제 목격 사례 비율은 약 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출몰 지수를 살펴보면 서울에서는 강동구(53%)가 가장 높았고 수도권 전체를 기준으로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66%)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천 계양구 역시 30%의 지수를 기록하며 러브버그의 영향권에 깊숙이 들어섰음을 보여줬다.
본래 러브버그는 중국 동남부와 일본 오키나와 등 고온다습한 아열대 및 열대 지역에 주로 서식하던 외래종 곤충이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에 따른 국내 기온 상승 영향으로 지난 2022년 수도권 서북부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처음 관찰되기 시작한 이후 해마다 발생 범위와 개체 수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서울연구원은 이 같은 기온 상승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경우 현재 수도권에 집중된 러브버그의 서식지가 점차 넓어져 오는 2070년에는 한반도 전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시민들의 비명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자체들이 무작정 강력한 살충제를 살포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낙엽을 분해하고 생태계 순환을 돕는 익충의 특성상 과도한 화학적 방제는 오히려 생태계 교란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는 유인 포집기와 친환경 방제제를 활용한 건강하고 안전한 방제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시는 우선 백련산과 불암산 등 주요 산역에 고공 포집기를 배치한 데 이어 관내 19개 자치구 공원에 유인물질 포집기 1300대를 대대적으로 설치했다.
자치구별 맞춤형 대응도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남산과 인접해 녹지 비중이 높은 서울 중구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유인 포집기 100대를 긴급 설치했다. 성북구 역시 개운산, 북악산, 천장산 등 산지형 공원을 중심으로 포집기 230개를 집중 배치해 차단벽을 세웠다. 은평구 백련산과 노원구 불암산 일대 1만2600㎡ 지역에는 친환경 미생물 방제제(BTI)를 시범 살포하는 한편, 비상 방역 근무 체계를 가동하고 주민 신고센터를 개설해 민원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있다.
인천과 경기 지역 지자체도 방역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인천 계양구는 주·야간을 가리지 않는 촘촘한 방역망을 구축하고 대규모 살수를 위해 살수차와 살수 드론까지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경기 광명시는 오는 23일을 '러브버그 일제 방제의 날'로 전격 지정하고 관내 전역에 대한 집중 방제 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러브버그가 생태학적으로는 유익한 곤충으로 분류돼 화학적 전면 방제에는 어려움이 따르지만 이로 인한 시민들의 일상 속 불편과 불쾌감이 극심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친환경 방제 노력을 지속해서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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