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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계를 받던 고참 간호사가 후배의 어깨를 차트로 밀치자, 후배가 그 차트를 빼앗아 그대로 고참의 머리를 내리쳤다. 간호계의 오랜 악습으로 꼽혀 온 '태움'에 갓 들어온 신규 간호사가 물리력으로 맞섰다는 사연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 후배를 길들이려던 손찌검이 곧바로 더 센 손찌검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이 사연은 간호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온라인 커뮤니티 여성시대에 자기 병원에서 벌어진 일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작성자는 자신이 일하는 병동에 젊은 신규 간호사가 들어온 뒤 고참 간호사가 도리어 당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글에 따르면 신규 간호사가 근무를 마치며 고참 간호사에게 업무를 넘기는 인계 과정에서 고참이 텃세를 부리기 시작했다. 교대 근무가 기본인 병동에서 인계는 환자 상태와 처치 내용을 다음 근무자에게 넘기는 핵심 절차다.
고참이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인계를 못 받겠는데?"라며 인계받기를 거부했다. 그러면서 차트를 보고 제대로 설명하라며 신규 간호사의 어깨를 차트로 툭툭 밀쳤다고 한다. 그러자 신규 간호사가 차트를 빼앗아 고참의 머리를 내리친 뒤 "왜 때리느냐"라고 따졌다는 것이 작성자의 설명이다. 다른 간호사에게 맞아 본 적이 없는 고참은 곧바로 자리를 피하고 신규 간호사는 그대로 퇴근했다고 한다.
작성자는 같은 시기 입사한 동기들이 모인 단체대화방이 이 일로 떠들썩하고 전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글에서 신규 간호사는 Z세대(젠지), 오래 근무한 고참 간호사는 올드로 표현됐다. Z세대는 통상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다.
사연을 접한 상당수 누리꾼은 통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때린 사람이 잘못했다. 신입이라고 어깨를 밀쳐도 되는 건 아니다", "간호사가 부족해 사람 구하기도 힘든데 왜 태움을 하는지 모르겠다", "태움 문화가 이제야 깨지는 것 같다"는 댓글이 잇따랐다.
태움의 원인을 짚는 댓글도 적지 않았다. "본인이 힘든 걸 후배에게 풀며 감정 쓰레기통으로 삼는다", "과거에 당한 보상 심리로 후배를 더 괴롭힌다"는 지적이 대표적이었다. "나이나 지위가 물리적 방어력까지 주는 줄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견도 호응을 얻었다.
일부지만 신규 간호사의 행동이 지나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맞은 것도 문제지만 신입이 고참의 머리를 내리친 건 하극상에 가깝다"는 의견이 있었다. 태움은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방식과 그런 문화를 가리키는 말이다.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표현에서 나왔다. 교육이라는 명목을 내세우지만 사실상 직장 내 괴롭힘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간호사들의 설명이다.
유명 종합병원 간호사가 태움으로 인해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태움은 지금도 현장에 남아 있다. 대한간호협회가 지난해 전국 의료기관 간호사 788명을 대상으로 벌인 인권침해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50.8%가 최근 1년 안에 인권침해를 겪었다고 답했고, 이 가운데 71.8%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유형은 폭언이 81.0%(복수 응답)로 가장 많았고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이 69.3%로 뒤를 이었다. 가해자는 선임 간호사가 53.3%로 가장 많았고 의사 52.8%, 환자와 보호자 43.0% 순이었다. 피해의 79.0%는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있는 병동 등에서 벌어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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