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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절감을 명목으로 투표용지 인쇄 물량을 축소해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야기한 선관위가 정작 선거 직전 두 달 동안 직원들의 초과근무 수당으로만 5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본적인 선거 물품인 투표용지 인쇄비는 아끼면서 내부 직원의 수당 챙기기에는 막대한 혈세를 투입했다는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선관위의 방만한 예산 운영을 향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 참정권을 보장해야 할 기관이 본연의 임무를 방기한 채 예산 낭비에만 몰두했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TV는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제공받은 '선거일 전후 3개월간 선관위 초과근무수당 지급 현황' 자료를 분석해 24일 보도했다.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6.3 지방선거 직전 두 달 동안 선관위 직원들이 수령한 초과근무 수당 총액은 50억원에 달하며, 총 초과근무 시간은 38만 시간으로 집계됐다. 이를 소속 직원 수로 환산하면 전 직원이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하루도 빠짐없이 3시간 31분씩 야근을 한 셈이다.
무엇보다 선거 직전 두 달간 50억원이 넘는 초과근무 수당이 지급되고 38만 시간에 달하는 야근이 이뤄졌음에도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무능과 극에 달한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질타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초과근무의 실질적인 업무 성과가 전혀 입증되지 않은 것이다.
사안의 심각성을 지적한 최 의원은 "선관위는 그 많은 시간과 예산이 어디에 쓰였는지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투명한 소명을 요구했다. 혈세가 투입된 야근의 구체적인 산출물이 무엇인지 명백한 규명이 필요하다.
더욱 큰 문제는 선관위 내부에서 초과근무 수당을 부정 수급한 사례가 연이어 적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 최근 5년 사이 5~9급까지 직급을 가리지 않고 초과근무 수당을 허위로 신청한 사례가 잇따라 확인됐다.
그러나 이처럼 명백한 부정 수급 행위가 적발됐음에도 실제 처벌은 대부분 견책이나 주의, 그리고 경고 등 솜방망이 징계에 그친 것으로 드러나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가 예산을 편취한 비위 행위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부정 수급 및 솜방망이 징계 논란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분기마다 자체 점검을 통해 허위 신청을 적발 중"이라며 "징계 수위는 외부 인원으로 구성된 징계위의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선관위가 과거부터 비판받아 온 외유성 출장과 성과급 잔치 논란 등 방만한 예산 집행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관위의 예산 집행과 내부 감시 체계를 더 이상 성역처럼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대적인 감사원 감사와 수사가 수반돼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한편 헌법 제114조에 근거해 설치된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와 국민투표의 공정한 관리를 담당하는 독립된 국가기관으로서 업무의 특수성을 인정받아 예산 편성 및 집행에서 상당한 자율성을 보장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자율성이 외부 감사 기관의 견제 부재와 맞물리면서 예산 부풀리기나 허위 수당 청구 같은 일탈을 제어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특히 공무원의 수당 부정 수급은 중대한 비위 행위임에도 내부 자체 감사에 의존하는 폐쇄성 탓에 강력한 근절 대책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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